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게 사람들은 ‘엄마’의 존재를 한없이 신뢰하고 무한한 사랑을 느낀다. 생명의 잉태는 ‘엄마’의 자궁에서부터 열 달을 뱃속에서 품게 되는데, 이것은 늘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본능적인 모성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엄마’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완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한 사람으로서 여러 사람들과 교류를 나누고 가정이나 집단을 형성한다. 그 집단에서의 지위를 정하고 학습하며 나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로서의 존재, 아버지나 어머니로서의 역할은 첫아이라면 <처음> 겪게 되는 하나의 경험인 셈이다.

맨 처음 출산의 장면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육아 정보들을 공유하는 모임 ‘5월 맘’에서 여러 명의 초보 엄마들의 이야기를 전개로 다루어지는데, 육아로 지친 엄마들의 일탈로, 외출한 싱글맘 위니의 아기 ‘마이다스’ 가 깜쪽같이 사라진다. 20년 전 TV 드라마의 하이틴 스타였던 위니의 과거와 그날 밤 술을 마시며 자유를 즐겼던 엄마들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이 사건은 뉴욕 전역을 뜨겁게 달구게 된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유축을 하기 위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는 현대 엄마들의 고충이나 육아로 인해 일어나는 부부 사이의 갈등 같은 장면들을 은연중에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크게는 아기의 실종 사건으로 다뤄지는 스릴러 물이지만 육아로 인해 늘어난 살이나, 출산 후 겪는 우울증, 현 사회의 ‘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사건이 일어난 후 모임의 엄마들이 주변을 조사하며 아기 ‘마이더스’ 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엄마’ 로써의 극진한 모성애에 담긴 필사적인 모습을 투영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 여자를 집에 데려가고 싶어서 죽을 거 같았어. 침대에 눕히고 싶었다고. 그 드레스를 찢어버렸어야 했는데.”

남자는 프랜시의 다리 사이에서 손을 떼고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손바닥을 더 세게 비벼서 빨리 움직이게 했다. 남자는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위니, 제기랄. 그 여자 죽여주게 섹시했는데.”

프랜시는 눈물이 고이는 걸 느꼈다.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흘리는 신음이 방 안에 퍼졌다.

사람들이 이 모습을 쳐다보았다. 당구대 옆에 있던 인부 둘 다 꼼짝도 하지 않고서, 당구채를 갈퀴처럼 옆에 들고 이쪽을 쳐다보는 중이었다. 프랜시는 울고 있었지만, 아치라는 남자는 알아차리지도 못한 듯했다. 그는 윗입술에 밴 땀을 혀로 핥으면서 소파 등받이에 머리를 대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런 여자의 아기라. 납치라는 건 말도 안 돼.”

그가 고개를 젓더니 맥주를 마저 마시려고 잔을 잡았다.

“경찰이 조만간 그 여자를 잡아다가 신문을 해보면 좋겠군. 완전 맛이 간 여자였다고.” p.344~345


소설의 후반부에는 <반전> 요소가 가미되어 읽는 동안 눈을 뗄 수 없이 흥미진진하였고, 이 반전 또한 엄마의 완벽한 모습에 실패한 여성을 다루는 것이 작가가 진정으로 보여주고 싶은 현실이라 생각했다. 세상에 완벽한 엄마는 없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아이만을 생각하는 숭고한 사랑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책. 퍼펙트 마더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