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간호사 월드
최원진 지음 / 북샵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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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의료인이란 국가고시 시험을 치르고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를 말한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는 환자의 관찰, 자료수집, 간호 판단, 요양을 위한 간호와 진료의 보조, 교육 및 상담 등 광범위한 보건 활동 등이 있다. 의료인과는 다르지만 나는 의사의 지도 아래 진료나 의화학적 검사를 다루는 의료 기사로 병리학·미생물학·생화학·기생충학·혈액학·혈청학·법의학·요화학(尿化學)·세포병리학의 분야,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한 가검물(可檢物) 등의 검사 및 생리학적 검사(심전도·뇌파·심폐기능·기초대사나 그 밖의 생리 기능에 관한 검사)의 분야에서 임상 병리 검사에 필요한 기계·기구·시약 등의 보관·관리·사용, 가검물 등의 채취·검사, 검사용 시약의 조제(調劑), 혈액의 채혈·제제(製劑)·제조·조작·보존·공급, 그 밖의 임상 병리 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임상병리사로 일을 하고 있다. 크게 간호사와는 비슷한 과목이나 공통된 과목을 배우지만 세부 전공은 다르게 나눠진다. 실제 병원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각각의 부서들이 협업을 해가며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간호사들의 고충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바 지독하게 힘들어 보였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듯 어디 하나 힘들지 않은 직업이 있겠냐마는 3교대 근무를 하는 병동이나 응급실 간호사분들은 정말이지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그러던 마침 <리얼 간호사 월드>라는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저자 최원진은 현직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병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을 통해 겪었던 오해, 분노, 슬픔 같은 다양한 감정을 만화로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나 사실적으로 그려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직설적인 감정을 표출하는데,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태움’을 당하는 신임 간호사의 모습이었다. ‘태움’이란 간호사들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괴롭힘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간호사뿐만 아니라 어느 직장에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괴롭힘은 만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터넷 기사로도 종종 접하기도 했었던 태움을 이렇게 그림으로 마주하게 되니 내가 당하는 사람인 것처럼 마음이 씁쓸해졌다. 간호사는 물론이고 의료인, 의료 기사 등 병원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은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의 감정, 기분과는 상관없이 내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로 대해야 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마주해야 하는 것이 고역 일 때 가 많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랬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옛말이 있다. 직업에는 귀함과 천함이 없이 다 똑같다는 말이다. 하지만 간호사는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의 머리글자인 3D 업종이라고들 한다. 보통 교대 근무가 많고, 사고 현장이나 응급 상황, 수술실, 혹은 진료실에서 타인의 외상이나 내상을 보고 만져야 한다거나, 처치 시 감염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니만큼 그들의 직업은 높이 평가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등한시되는 그들의 인권은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 등의 폭언과 폭행에서 무방비하다. 그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여러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타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존감과 감정을 갉아먹는 일이라니. 역설적으로 아이러니하다. 짧고 간결한 그림책이었지만 참 많은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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