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인 너는, 꽃길만 걷자
이원영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꽃인 너는, 꽃길만 걷자> 책은 저자 이원영 싱어송라이터가 노래 가사를 쓰며 틈틈이 적었던 시들을 모아 출간하게 된 시집이다. 수록된 시들의 특징은 읽는 이로 하여금 시를 읽고 있지만 누군가가 읽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인데, 시가 마치 노래 가사 같아서 지친 하루의 끝에 따스한 온기로 스며드는 느낌이다. 위로받고 싶은 힘든 하루를 보낸 뒤 방에서 집어 든 시집은 한마디 한마디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하다. 그도 그러하듯 수록된 시 중에는 <밤>을 소재로 하는 시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오롯이 혼자가 되는 밤에 시를 쓰거나 시를 읽는다. 제목을 살펴보면 사막의 밤, 끝나지 않을 밤, 그리움 내리는 밤, 타는 밤, 밤 하늘, 외론 밤, 밤비, 그리운 이가 떠오르는 밤, 가을밤 같은 외롭고 어두운 밤의 시들이 많다.

가장 좋았던 시를 꼽아보자면 p78 그대의 탓이 아니다 입니다. 길고 길었던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단지 시간을 내어 시집을 읽고 있을 뿐인데 그간의 지옥 같은 하루를 잊어낼 수 있었어요. 나는 아무런 근심 걱정도 없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이 시를 읽고 있는 지금은 나를 잘 아는 누군가가 마치 내 곁에서 내 연약함을 온전하게 드러내게 만드는 안정감을 받고 있는 것 같았어요. 나는 이 고마움을 남기기 위해 글을 적어 남길 수밖에 없었어요.

지나치게 열심이었고 지친 하루가 모두 내 마음으로부터 기인한 것임을 알고 있었어요. 나는 단지 위로가 필요했고, 어쩌면 그래서 절실한 순간에 시집을 집어 들었는지 모르죠. 다만 이 시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리고 그게 다시 내 마음을 다잡게 하고 다시금 힘을 주었거든요.

나는 조금 편해진 것 같아요. 시집을 덮고 나면 이제 곧 또 다른 아침이에요. 나는 또다시 지루하게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곧 또 다른 근심을 얻어올 것이지만, 나는 또 이 시집을 집어 들 거고 시를 읽을 거고 이 순간에도 이 감정을 기록하기 위해 글을 써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