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이야기다. 아침에 출근하는 나를 배웅하러 엄마가 코미를 안고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왔다. 그 시간에 다른 라인에 살던 한 아주머니도 외출하던 차에 인사를 해왔다. 그러더니 자기도 강아지를 키우고싶은데로 시작해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코미는 엄마가 모르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니까 짖기 시작했고. 나는 쫓기듯 아주머니와 엘리베이터를 탔고 곧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강아지를 키우고싶은데 소형견은 작아서 집을 지켜야하는데 집 지킬수 있을까 물어왔다. 미적지근한 내 대답에 곧 흥미가 사라진듯 핸드폰을 만지셨다.
사실은 강아지를 키우고싶다고 쉽게 얘기하는 사람들에겐 절대 키우지 말라고 말하고싶다. 요즘 유기견 문제다 뭐다 말이 많지만 강아지가 예뻐서 키우고싶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다 애견샵에서 파는 강아지 를 말하는 것이다. 태어난지 삼개월 도 안된 몸에서 우유 냄새가 나는 작고 귀여운 강아지. 이 수요들은 '강아지공장'이라고 하는 끔찍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사실 눈을 조금만 돌려보면 유기되어 보호소에 있는 강아지 혹은 유기견들을 임시로 보호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길에서 구조되어져서 길을 잃고 떠돌아다니거나 집도 아닌 다른 곳에서 버려진채로 보호소에 온 개들.
내가 중학교 2학년때 엄마가 데려온 코미라는 강아지는 벌써 사람 나이로 치면 아흔이 다되어가는 할머니다. 우리집 할머니 코미도 유기견이었다. 애견샵에 버려진 강아지를 엄마가 데려왔는데, 어릴적 살아 움직이는 강아지가 우리집에 있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구경만 했던 일이 생각난다. 강아지를 키우는 일은 사람 아기를 키우는 것 만큼이나 손이 많이간다. 그만큼 돈도 많이 든다. 사람말을 못하니까 왕왕 짖어서 의사표현을 하지만 식사중에 식사가 끝날때까지 귀가 찢어질것 같이 짖는 소리를 듣다보면 (교육을 못시킨 내 탓)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들어가는지 가끔은 곤혹스럽기 까지 하다.
어디가 아픈것 같은데 어디가 아픈지 들을 수가 없어 애가타고 초조하다 못해 눈물이 줄줄 흘렀던 적이있다. 새벽이던 늦은 밤이던 24시 동물병원을 검색해서 차에 몸을 싣던 우리 가족은 다섯명이나 된다. 이것은 모두들 이 작지만 성격은 보통이 아닌 녀석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가족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반려견을 키우면서도 어떠한 견해는 다를 수 있다. 사람이 아니라 짐승 이니까 잠도 따로자고 밥도 따로먹고 줄에 메여서 집만 지키면 되지! 유별난 우리 가족을 이해 못하는 분들도 많다. 분명 사람들 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고, 그 사람이 키우는 강아지도 주인의 보살핌과 적당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반드시 밀착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무엇보다 진심어린 마음이 주인과 반려견 사이의 유대관계를 이어주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서른인 내가 코미와 인생의 절반을 넘게 지내면서 늘 두 종류의 기억이 동시에 난다. 귀찮아 하지말고 더 잘해줄 걸. 지금부터 더 잘해주면 된다는 것. 노견 강아지를 키우는 지금, 가장 큰 문제에 직면했다. 언젠가는 이별을 하게 된다는 것. 그럼에도 나는 그 철없는 후회할 일을 매번 하고 있다.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해 코미와의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남은 견생을 보내는 코미에게 더없이 중요한 일이라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