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꽃 정원
문경복 지음 / 사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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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의 제목을 보고 무위꽃이 뭔지 검색해보았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꽃이었다. 이 꽃에 대해서는 책을 읽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무위꽃은 작위적이다에서 파생된 작위꽃의 반대말로 무위는 노자의 핵심 사상인 무위자연을 뜻한다. 이는 흐르는 물과 같이 자연의 이치를 터득하고 인위적인 힘을 배척하자는 사상이다.

 

 이 책은 노자의 사상을 흥미롭고 읽기 쉽게 풀어놨다. 동양철학과는 접점이 없던 나지만 거부감 없이 술술 읽혔다. 어려운 철학을 담은 책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재밌는 소설을 본 느낌이었다.

 

 웬 부녀가 노자를 찾아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아라는 아이에게 노자가 이 호칭을 얻게 된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 내용이 참 시작부터 기묘하다. 81년 동안 뱃속에 화석이 된 아이를 품고 있는 노파라니. 이 아이는 태어남과 동시에 엄마가 죽고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가 이이이자, ‘노자이다. 이이는 이상한 꿈을 꾼 뒤로 어떤 소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소는 이름을 지어주려는 이이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한다. 여기에서 노자의 유명한 도덕경 속의 도상무명사상이 드러난다.

 

 이 후 소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만월선생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에서 지돈 이라는 자에 의해 서열이라는 것이 생겨나고, 왜 소가 이이를 찾아왔는지에 대해 드러나게 된다. 이 시점부터 휘몰아치듯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마치 한 편의 판타지 영화처럼 환상적인 묘사와 빠른 흐름이었다.

 

 노자의 도덕경이라는 것을 고등학교 이후 처음 접한 것인데, 그 당시에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어렵다라고만 생각했다. ‘무위꽃 정원을 통해 알게 된 노자의 사상은 현대인들에게 깨달음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동물보다 나은 점이 무엇일까? 나는 한낱 미물이라고 불리는 것들에게 당당할 수 있나?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였나? 와 같은 의문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생겨났다.

 

 ‘도덕경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지루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 를 통해 물 흐르듯 노자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흡입력 있는 내용과 다채로운 표현들로 가득 차 있다. 아마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검색창에 도덕경을 입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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