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홍, 그림으로 자기를 찾아가다 - 선 긋기에서 현대 미술까지 그림 도전기
김은진 지음 / 따스한이야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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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은진 작가의 미스 홍 그림으로 자기를 찾아가다

 

내게 그림이란, 남들보다는 친근하지만 깊게 알아가고는 싶지 않은 분야였다. ‘미술이란, 어렵고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며, 나로서는 전혀 공감 할 수 없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자들만이 즐기는 것이라고 여겼다.

김은진 작가의 미스 홍, 그림으로 자기를 찾아가다를 읽으면서 현대미술이 그리 까탈스러운 분야는 아니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둘의 대화를 읽다가 나도 그려 보고 싶은데? 어디 공간 없나?’ 라고 생각할 때쯤 친절하게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등장하며, 자연스레 둘의 대화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이 그림을 작가의 블로그에 공유를 하면, 내 그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전해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특별한 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김은 홍의 질문에 뭐든 계속 좋다는 대답만 한다. 처음에 읽으면서 왜 다 좋다는 거야라며 의구심이 들었지만, 한동안 둘의 대화를 눈으로 좇다보니, 어느 새 나 또한 현대미술에 매료되어 있었다.

나뭇잎을 그리는 챕터를 읽다 보면 똑같이 그리려고 하는 노력이 어리석인 짓이며, 그 순간의 내 반응을 즐기면 된다 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 부분에서 그림을 그릴 때 뿐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다 라는 깊은 무언가를 느꼈다.

그리고 색을 쓰기 시작하면 대상에게 마음이 빼앗기기 쉬우니, 자신 스스로를 환기 시키라는 대목이 있다. 내가 그리는 세상은 나의 의식에 들어온 세상이라는 것을 일깨우라는 것이다. 그래. 맞다. 내가 사는 세상의 주인공은 나다. 책에 나오는 김의 말 대로 세상은 나를 구성해 주는 부분 중 하나일 뿐 이지 내가 아니다. 그렇기에 타자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스스로를 소중하게 바라보려는 시각을 가지려 노력해 볼 것이다.

이 책은 과의 현대미술에 관한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자기를 찾아가는 내용의 책이다. 그렇다고 사사로운 개인의 이야기만 담긴 책이 아니라, 풍부한 미술 지식 또한 담겨져 있다.

둘의 대화는 가볍게 진행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함이 있다. 이 책을 내려놓은 후에도 나는 쉽게 책을 덮지 못하고, 김의 대답을 몇 번이고 곱씹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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