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위저<제왕업>

[세트] 제왕업 - 상.하 세트 - 전2권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벽돌만한 종이책을 읽어 보았어요.



뭔가 정복욕구가 막 치솟는 두께라 손목이 덜덜 떨리긴 했지만..

간만에 아주 스케일 크고 재미있는 시대물 하나 읽은 것 같아 마음이 벅찹니다.




여주인공 왕현은 황제의 권력을 쥐락펴락하는 명문세가의 외동딸로 태어나

황제는 물론 황후와 가족들의 사랑과 보호속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랐지만,

성년이 되자마자 권력유지의 희생물로 예장왕 소기에게 시집가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식날 아버지의 계책으로 남편 소기를 만나지도 못하고 헤어지게 되고

3년여 세월을 휴양삼아 타지에서 지내다 돌궐왕이 버린 아들 하란잠에게 납치당하게 됩니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왕현은 본의아니게 본성을 깨달으며 조금씩 성장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들을

작가는 우수한 필력으로 극을 이끌어 나갑니다.

감정을 쉽게 삭이지 못해 눈물이 앞선 여린 모습을 보이다가도 위기상황에서는 늘 당찬 모습을 보여주는

철의 여인 왕현은 매번 가족끼리 피를 봐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지만 그때마다 현명하게 대처하여

요즘 흔히들 말하는 걸크러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이유는 명문세가인 왕씨가문이 왕현에게 남긴 것은 부귀영화가 아니라 권력자를 지배할 지혜와 용기였기 때문입니다.




결혼 첫날 밤에 헤어진 남편 소기와는 납치된 왕현을 구하면서 처음 만나게 되고

그제서야 소기는 왕현을 너무 오래동안 혼자 내버려두었음을 후회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왕현과 소기는 서로 밀고 당기며 서로에 대한 신의와 사랑을 다져가게 되고

결국 소기는 왕현외에 다른 여인(후궁,첩)은 절대 없다며 왕현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합니다.




여기서 잠시 남주인공 소기의 키워드를 써보자면..

#계략남 #여주한정다정남 #집착남 #뇌섹남 #능력남 #재벌남 #순정남 정도.

(19씬이 없어 절륜남을 쓸 수 없어 매우 속상함..ㅠ,ㅠ)

왕현에게 미움을 받을지언정 사실을 말하지 않고 왕현이 마음아프지 않게 보호하는 모습이 참 멋졌어요.



두 사람은 서로의 애정과 신의를 공고히 하고 제왕의 패업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데

그러면서 가장 아끼던 신하인 회은의 배신, 옥수의 자살등 여러사건을 겪게 되고

옛 정혼자인 자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애씁니다.

그러는 동안 왕현의 몸이 너무 상해 아이도 힘들게 낳게 되고 결국은 단명하게 됩니다.




사실..뒷부분의 후기는 에필로그, 외전 격이었는데..읽지 말걸...싶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힘들게 다가섰고 이제야 마음 편히 남편과 아이들과 사랑하며 지낼 수 있게 되었는데,,

소기와 왕현의 아름다운 모습이 잊혀지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한 황후의 이야기를 보았을때는..

얼마나 안타깝던지 후기를 읽는 동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특히 황후가 죽은 날 황후의 침전에서 무너져버린 소기를 보았을때는 그의 순정에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장성한 아들과 함께 황후를 끝까지 그리며 사는 모습은 여느 로맨스 소설의 남주 못지 않았어요.




그에 반해 남조인 자담은 끝까지 찌통을 불러일으키고..하란잠 역시 존재감을 나타내니

깨알같은 조연들의 이야기도 참 재미있어요.




스케일도 굉장히 크고 서사 시간도 길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벽돌 2권을 다 읽었고

여운도 쉽게 가라않지 않아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중드<강산고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까지 했네요.

장쯔이와 주일위라는 배우가 내년에 80부작으로 방영한다니, 꼭 챙겨보고 싶어요.







긴이야기를 간략하게 쓰려니 뭔가 앞뒤가 안맞는것 같고 두루뭉실 한것도 같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은 기록을 남기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