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아이들의 소중한 만남 안네마리 노르덴은 어른들이 보기엔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 속 이야기를 '실오라기 끝을 살살 잡아당기듯' 풀어내는 작가다. 작가 소개에 나오는 말이다. 정말 딱 그렇다. <잔소리 없는 날> 에서 아이들은 열광했다. <동생 잃어버린 날>에서도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에서도 거미가 거미줄을 뽑아내듯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술술 뽑아내진다. 부모님의 절대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던 필립은 낮 시간 동안 돌보아 주어야 하는 일곱 살 미리엄을 만나게 된다. 자유로운 상상과 창의적인 놀이를 즐기는 미리엄 때문에 필립은 짜증이 나게 되고 화가 나게 된다. 하지만 만남이 지속되고 여러가지 사건을 겪게되면서 새로운 여자친구이자 동생으로 미리엄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된다. 결국 필립은 자기만의 비밀 장소도 미리엄과 나누게 된다.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를 읽으면서 필립과 미리엄이 벌이는 작은 사건 때문에 풋풋 웃음이 나왔다. 개를 그렸는데 자신 있게 딱정벌레 그렸구나 하는 미리엄, 연못가에서 벌이는 작은 소동, 라이벌로 등장한 페터 때문에 질투를 느끼는 필립, 축구를 할 때 꽤 거칠게 한다는 필립의 대사 등. 또 가슴이 잔잔하게 흔들릴 때도 있었다. 교통 사고로 아빠를 잃은 미리엄이 찻길이나 건널목에서 자신있게 건너지 못하고 주저주저할 때, 아빠한테 배운 실력으로 멋지게 다이빙을 하고 수영을 한 후 멍하니 아빠를 회상할 때.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는 아이들이 어떻게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마음을 여는지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책 속에 나오는 작은아이들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마구 뽀뽀를 해대고 싶어진다.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들은 생각할수록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만남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1억 4천만 전부터 생명을 잉태하고 있던 우포늪이 이제야 내게로 왔다. 얼마 전까지 내게 우포늪은 머릿속에서만 존재했다. 그런데 지금 우포늪은 꼭 만나야 할, 살아 숨쉬는 생명체 덩어리이다.갑자기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로 인해 우포늪으로 오게 된 샘이는 우포늪을 사랑하고 지키는 사람들 속에서 점차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게 된다. 샘이는 깊은 늪 속에서 잠을 잔다는 공룡 용용이가 깨어 나기를 기다린다. 용용이는 잠자는 듯 누워 있는 아버지가 깨어나기를 간절히 원하는 샘이의 마음일 것이다. 우포늪이 주는 우렁이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채취하는 할머니, 자연은 스스로를 지키고 정화 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에 순리대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자는 늪지기 아저씨, 늪이 홍수로 인해 쓰레기로 넘쳐났을 때 힘을 합쳐 대청소에 나서는 주민들. 사시사철 끊임없이 돌고 도는 수많은 생명체들, 또 늪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기에 우포늪은 그렇게 오래도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먹이사슬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무작정 잡아 없애던 황소개구리도 하나의 생명체라고 말하는 늪지기 말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나의 아름다운 늪' 은 잔잔하게 자연의 소중함을 얘기하고 있고 생명을 바라보는 눈이 따스하다. 하지만 등장 인물들이 한결같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조금은 평면적으로 느껴지게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름다운 늪' 은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우포늪에 피는 가시연은 여름철에 자신의 잎을 펼쳐 뭇 생명들이 늪을 건널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 준단다. 잠자리며 개구리, 물뱀과 새들이 내려앉아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돼 주는 가시연.'나의 아름다운 늪' 은 살아 숨쉬는 생명체의 아름다움과 그 늪에 피는 가시연처럼 그 누구에겐가 징검다리가 되어 주는 사람이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가슴으로 느끼게 해준다.주인공 샘이도 아름다운 우포늪을 통해 어두웠다고 생각했던 생활의 늪에서 힘껏 솟구쳐 올랐다. 이제 샘이는 다른 사람에게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자연이 베푸는 위대함과 생명이 아름다움을 알게된 샘이는 이제 더 큰 세계로 나아갈 힘이 생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