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늪 작은도서관 17
김하늬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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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1억 4천만 전부터 생명을 잉태하고 있던 우포늪이 이제야 내게로 왔다. 얼마 전까지 내게 우포늪은 머릿속에서만 존재했다. 그런데 지금 우포늪은 꼭 만나야 할, 살아 숨쉬는 생명체 덩어리이다.

갑자기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로 인해 우포늪으로 오게 된 샘이는 우포늪을 사랑하고 지키는 사람들 속에서 점차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게 된다.
샘이는 깊은 늪 속에서 잠을 잔다는 공룡 용용이가 깨어 나기를 기다린다. 용용이는 잠자는 듯 누워 있는 아버지가 깨어나기를 간절히 원하는 샘이의 마음일 것이다.
우포늪이 주는 우렁이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채취하는 할머니, 자연은 스스로를 지키고 정화 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에 순리대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자는 늪지기 아저씨, 늪이 홍수로 인해 쓰레기로 넘쳐났을 때 힘을 합쳐 대청소에 나서는 주민들.  사시사철 끊임없이 돌고 도는 수많은 생명체들, 또 늪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기에 우포늪은 그렇게 오래도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먹이사슬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무작정 잡아 없애던 황소개구리도 하나의 생명체라고 말하는 늪지기 말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나의 아름다운 늪' 은 잔잔하게 자연의 소중함을 얘기하고 있고 생명을 바라보는 눈이 따스하다. 하지만 등장 인물들이 한결같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조금은 평면적으로 느껴지게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름다운 늪' 은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우포늪에 피는 가시연은 여름철에 자신의 잎을 펼쳐 뭇 생명들이 늪을 건널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 준단다. 잠자리며 개구리, 물뱀과 새들이 내려앉아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돼 주는 가시연.
'나의 아름다운 늪' 은 살아 숨쉬는 생명체의 아름다움과 그 늪에 피는 가시연처럼 그 누구에겐가 징검다리가 되어 주는 사람이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가슴으로 느끼게 해준다.
주인공 샘이도 아름다운 우포늪을 통해 어두웠다고 생각했던 생활의 늪에서 힘껏 솟구쳐 올랐다. 이제 샘이는 다른 사람에게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자연이 베푸는 위대함과 생명이 아름다움을 알게된 샘이는 이제 더 큰 세계로 나아갈 힘이 생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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