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허들 - 1리터의 눈물 어머니의 수기
키토 시오카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1리터의 눈물> 드라마를 보고 실화며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 권은 아야의 일기였고, 또 다른 한 권은 어머니의 수기였다.
그중 아야의 일기 <1리터의 눈물>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곧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나와 읽어볼 수 있었다.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병명도 생소한 불치병에 걸린 아야의 일기를 보면서, 온전한 정신으로 장애가 심해져가면서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자신을 보는 마음이 어떨까를 생각했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아야처럼 병을 제대로 마주보며 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1리터의 눈물>을 읽을 때 병마와 싸우는 아야의 모습도 큰 감동을 주었지만, 아야가 가장 의지하는 어머니의 강인한 모습 또한 굉장히 깊은 감명을 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야가 미처 다 전하지 못했던 10년의 또 다른 반쪽 <생명의 허들>을 읽으면서는 그런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보다 더 슬픔이 컸을 것이다.
어머니의 수기 속 아야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집에 돌아오기도 힘들어졌고, 밥을 혼자 먹을 수도 없게 되었고, 일기를 쓰는 것은 물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겨우 손가락을 움직여 문자판 위에 갖다 댄다. 몸의 경직도 자주 일어나고 예기치 못한 위험이 닥치기도 한다. 그 모두가 아야와 어머니가 넘어야 했던 ‘생명의 허들’이었다.
이 책에는 아야가 하지 못한 주변이야기도 꽤 비중 있게 나오는데, 그 중 환자에게 작은 배려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간병인과 의사, 간호사 이야기를 볼 땐 나까지 분한 마음이 들었다. 몸이 아픈 아야는 오히려 늘 주위를 배려하며 절대 응석부리지도 않았다. 환자의 곁에 있으면서 생명과 직결되는 직업인만큼 더 큰 책임감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물론 반대로 정말 정성껏 간병해주신 할머니와 훌륭한 의사선생님, 마지막까지 아야의 따뜻한 벗이 되어준 독자들도 있었지만^^
그런 모습들이 <1리터의 눈물>을 읽을 때 보다 더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아야의 어머니는 항상 아야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며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편하게, 즐겁게 지내길 바랐다.
아야가 의기소침해 있을 때면 엄하고도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고, 아픈 딸이 걱정할까봐 병원에 갈 때면 오히려 한껏 멋을 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강한 모성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아야가 세상을 떠날 때도 어머니는 멀리 시집을 보낸다고 말하며 생전 아야가 원하던 대로 떠나는 길을 예쁜 꽃과 음악으로 장식해 준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온 가족이 지치게 마련이지만 아야 어머니의 현명함과 사랑이 아야도, 가족들도 함께 서로가 믿고 의지하며 끝까지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어준 것 같다.

“아야. 엄마랑 둘이 6층에서 뛰어내릴까?”
앞뒤가 꽉 막힐 때는 이런 말을 내 뱉으며 끌어안고 엉엉 울었던 적도 있다. 너무 말라 뼈만 남아 움직일 수도 없는 아이를 보며 이것은 아이가 감당해야할 고통이 아니라고 울부짖으며 나도 필사적이었다.


아야를 지키기 위해 힘든 순간순간 어머니 또한 얼마나 자주 마음을 다잡았을까.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1리터의 눈물>을 통해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고, <생명의 허들>을 통해 어머니,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