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꿈들 - 길에서 만난 세상, 인권 르포르타주
정지아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아마도 다루기 어려운 분야가 인권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 문제를 다루게 되면 숨기고 싶었던 누군가의 치부가 드러나기때문에 감추려 하거나 덮고 가고 싶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면서 그들이 당하는 인권무시행태가 도마에 올라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아무리 한류를 판다고 해도 우리의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한류가 무슨 소용인가. 젊은이들은 3D업종을 기피하고 사람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외국인들을 고용하게 되면서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받게 된다. 프레스에 손을 잘린 젊은이를 본적이 있었다. 타국에 돈벌러 와서 손이 잘린 상태로 고국에 어떻게 돌아가서 자리잡게 될지 가슴한쪽이 아파온다. 그나마 양심있는 회사는 치료와 보상비라도 준다고 하지만 그가 당한 아픔을 그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겠는가.  

<벼랑위의 꿈들>의 저자인 정지아님은 아슬아슬하게 벼랑위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아픔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냈다. 이 책속에는 외국인 노동자, 콜센터직원, 장애활동보조인, 골목상권을 지키는 상인, 비정규직 직원, 해고노조투사, 위안부할머니, 강정마을 주민, 택시노동자, 간호사, 보조작가, 배달사원, 고시공부가 아닌 살기위해 고시원에 사는 사람, 요양보호사, 운동중도탈락자, 슈퍼마켓주인, 대학등록금대출받은 대학생들이 졸업후 대출금을 갚기 위해 필사적인 사회적응기, 결혼해서 애낳고 살기 어려운 젊은이, 1톤 화물 노동자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이야기 하며 그들이 처한 어려움을 들려준다.

제목이 벼랑위의 꿈들이다. 그들의 꿈은 벼락부자가 아니다. 누군가는 왜 싸우고 있는지를 알기를 원하고 빼앗긴 것을 되찾기 위해 싸운다.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살면서도 힘들다 내색하지 않으며 어렵게들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들이다. 그들 가운데 내 주의를 끄는 몇가지를 말하고 싶다.

강정마을과 관련해서는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왜 그들이 싸우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 문제를 이해했다는 것이다. 절차에 문제가 있는 이런 식의 일처리때문에 명분이 바로 서지 못하는 걸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밀어 붙여서 문제를 해결하고 본다는 식이면 누가 공감을 하겠나.

가장 힘든 것은 대자본에 맞설수 없다는 좌절감이 아닐까. 어느 순간 우리 주위에 기업형 수퍼마켓이 마구 들어서기 시작했다. 내가 사는 곳만해도 기업형 수퍼마켓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소형 점포들은 이렇게 기업에 팔고 사라진다. 열심히 마일리지 적립했는데 한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재래시장이 위치한 골목에도 어김없이 수퍼마켓이 버젓이 들어와 있다. 편리함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사람들의 편리에 점점 더 부응해가는 대형마트에 골목 상권에 몸담고 있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한숨지으며 일터를 버려야만 한다. 점점더 살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서민들의 꿈은 더 욕심부리는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녀들이 안전하게 살수 있는 터전을 갖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새대통령에게 바라는 점도 이런게 아닐까 생각한다. 소박한 자신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보길 원하면서 지금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갖도록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노고와 수고로 인해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자리를 지킬때 상황이 나아질것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그 중에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닌 내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절절한 인생사의 한 곳에서 만난 인생들이 벼랑위에 서지 않는 그날을 기대하며 그들의 꿈을 이 책은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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