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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좋아하는 독자이기에 완전 기대하면서 책을 만났다.
그런데, 이럴수가.
분명, 책(뒷)표지에는
시대를 앞서간 냉혹한 미래 사회의 예언!
진정한 유토피아란 무엇인가-
현대 문명에 대한 강렬한 비판과 날카로운 통찰
이라고 써있는데
헉슬리의 우유부단함과, 비약을 거듭하는 논리전개과, 마음이 개운치 않은 통찰을 만나게 되었다.
'멋진 신세계' 가 출판된 것은1932년. 그리고 이 책이 나온것은 1958년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책으로 저술된 것이 아니라 뉴욕에서 발간되는 한 일간지에 실리는 칼럼을 모아서 책으로 내게 되었다.
그 결과. 1950년대 후반의 통찰을 접하게 되었는데.
시대적인 한계를 더 많이 느끼게 된 글이었다.
소설로 만나는 작가의 생산물과, 직접 작가가 말하는 생산물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고 할까.
창작물에서는 비유로 은유로 전한 것들을 직접 말로 옮기니 논리간의 비약이 눈에 띄었다.
게다가, 안정효님의 번역이 이럴수는 없다.
비문은 아닌데, 무슨 뜻인지 알수 없는 문장이 너무 많다.
일단, 너무 많은 '의'의 사용이 눈에 띄고 문단 수준의 번역이 아닌 문장 수준의 단편적인 번역 느낌이 강하다.
혹시 시간이 없어서 두번, 세번 보실 것을 못보셨나? 하는 의문이 든다.
책의 맨 앞에 놓인 '크리스토퍼 히친스' 라는 사람의 헉슬리 이론은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아무래도 헉슬리는 '1984'보다 자기 책이 더 낫다고 인정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사이사이 '1984'에서는 어땠는데, 그보다는 '멋진 신세계' 쪽이 더 가능하다? 라는 설명을 많이 한다.
책 내용에만 집중해서 살펴보면,
신문의 칼럼을 모아놓은 책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책을 보면, 책의 단점을 줄어든다.
퇴고의 시간도 적었을 것이고, 당시의 신문의 분위기나 기사의 영향도 받았을 것이다. 1,2차 세계대전을 지내고 냉전시대이 상황도 참작해야 한다.
또 헉슬리 본인이 거의 장님에 가까운 상태에서 모은 정보의 양이었다는 것을 생각나면 무척이나 엄청나다.
현대 사회, 특히 정신 조종에 대해 이쪽 저쪽의 생각을 많이 하고 자료를 모으고 조사를 한 뒤 만들어진 글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이야 잘 알려진 사실들도 그때는 가려져 있던 냉전시절이니 더욱 헉슬리의 통찰이 빛을 발한다.
이런 점이 문제다. 라고 지적하는데, 이렇게 가야한다는 말을 아끼니 어조에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일단 글의 목표는 사실을 알리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듯 하다.
민주 사회에서의 선전도, 독재국가의 선존, 상물, 세뇌, 화학적인 설득, 잠재의식적인 설득, 수면학습면. 이 모든게 결국 사람의 생각을 단순화 시키고 비판의식을 없애며 정신적인 면에서 순종시키는 노예화된 사람을 만들어낸다는 설명과 함께,
마무리는 노예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비판력과 사고력을 키워야한다고 말한다.
현대의 물질주의 사회를 예견했지만 이정도까지 돈과 소비와 향락이 섞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모습이 뒤섞여 있다.
헉슬리의 사상에 대해 좀더 알게 된 것은 기쁜 일이나, 시대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론이나 토론장에서 헉슬리가 말하기를... 이라고 인용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