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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 1년 넘게 여자로 살아본 한 남자의 여자사람 보고서
크리스티안 자이델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너머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가끔은 나만의 시간을 위해서 책을 읽고 집 근처 낭군이와 함께 차도 한잔 마시면서
서로의 시간을 즐기곤 하는데.. 어김없이 전 가지고 다니는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요즘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신선한 소재로 저의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1년 넘게 여자로 살아본 한 남자의 '여자'로 산다는 이야기를 담은 책을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있어요.
바로 "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 이라는 책이랍니다.
세상이 조용한 저녁 타임 좋아하는 음료와 함께 느긋하게 책 읽는 시간을
좋아해서 다양한 책들을 즐겨 읽는 편인데 저에게는 처음 접해보는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난 이후에는 너무 평범하고 단조롭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할 때가 많았는데..
남자가 1년간 여성으로 살면서 알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을 보면서
두 가지 성별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면 내가 지내는 하루 속에서
얼마나 다양한 일이 일어 날 수 있을까? 라는
저 자신에게 질문해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저자의 실험정신이 너무 강했던 것일까? 신선하기도 하면서 또 당황스럽기도 했었지만
그렇게 자신의 성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산다는 것에 또 한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에게도 다소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감동과 재미
그리고 너무 답답한 굴레 속의 고정관념에 대한 나의 생각..
또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무언가를 보았을 때의 기분 ..
다양한 걸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어요 ~
그런 느낌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여성으로 살면서 느낀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변화를 유머러스 하게
또 진지하게 풀어낸 이 책 안에서 더 많은 걸 이해하고 느낄 수 있어서
지난 해 독일 1월 출간 이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시사 주간지 '슈피겔' 이 선정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지 안았을까 합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이나 작가인 크리스티안 자이델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바로
겨울이 너무 추워 내복 대신 입을 여성용 밴드 스타킹을 사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여성들의 스타킹에 숫자가 매겨져 있고 그 숫자를 이해할 수 없었던 그..
계산대 앞에서 자이델에게 여자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실천으로 이어진 거죠
남자와는 다른 코트를 구입해도 그에 맞는 티셔츠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화장법, 신발
그 모든 것들을 신경 쓰고 또 필요한 걸 구입하게 되지만
남자들은 한 가지를 사게 되면 나머지는 집에 있는 것과 대충 맞아지면 잘 입게 됩니다.
남자들에게 크게 바꾸는 게 없어서 빨랫감을 제외하곤 늘 비슷한 패턴으로 입는 모습을 봅니다.
책을 읽고 문득 든 생각들은 바로.. 저희 집만 보아도
모든 패턴은 제 위주로 돌아간다는 걸 봤어요
이렇게 많은 화장품들을 가지고 있는 저.. 그런데 이 중에 과연
저희 신랑이 가지고 있는 화장품은...
뭔가 더 많이 꾸며야 하고 더 청순해야 하고 더 예뻐져야 하고
여자이니깐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예뻐지는 것에 대해서 자기만족이 있고 또 강박이 작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 선을 잘 알아야 하겠죠. 스스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그에 비해서 남자들은 강하고 단단하고 무게 있게 그렇게 여자와 다르게
서로의 고정관념 속에서 남자의 역할과 여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것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유연해지고 남자들에게도 여성성이 있으며
반대로 여자에게도 남성성이 있으니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자유롭고
진정한 나로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었어요
여자로 사는 삶에서 한 번도 남자로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안 해본 것 같아요.
그만큼 지금 삶에 만족스럽고 진보적이었던 것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는 또 다른 무언가가 궁금증으로 자리 잡았던 것도 있었지만
그게 대체되는 삶이 아닌 그냥 궁금증에서 멈추었던 것이에요
저도 남녀의 차이가 그렇게 크진 않다고 생각해요~
신체가 다르고 주어진 힘의 넓이가 다르다는 정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또 이 책에 이성의 대한 그리고 결혼을 하고 난 후 궁금했던 부부생활
여자들의 생각과 남자들의 생각,, 재미있으면서 궁금했던 점들이 완화되는 기분이었어요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 책을 읽다가 또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또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네요
크리스티아네로 살았던 1년여의 기간은 여장을 하고 아내와 함께
첫 외출을 하면서 마무리가 되는데.. 여성의 외양으로 아내와 함께 하며
남자로서 준비하는 시간, 돈, 매너, 규칙 같은 가면을 벗어버리면서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데.. 독자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건 아마도..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면 그것을 거부하고
남자에게도 여성성이 나쁜 것이 아니니 그것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그저 인생을 살면서 나의 역할이라는 둘레 안에 그대로 끼어두는 삶이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유를 받아들이고 찬양하라는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녀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둔
이 책은 읽을수록 매력이 있었습니다.
단조로움 속에 내 생각이 답답할 때 또 고정관념이라는 틀을 벗어나고 싶을 때
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한번은 읽어보면 좋을 책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