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김은희 지음 / 젤리판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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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그런 책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나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은 절대 아닐 텐데 나를 위해 쓰인 것 같은 책 말이죠. 오늘 소개하려는 책이 저에게 그런 책이었어요.

오늘부터 디자인 놀이터 캔바에서 놀자 클래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많이 안정되어서 시작이 설레지만, 사실 준비과정은 녹록지가 않았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영상을 녹화하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특히 순서대로 녹화한다고 첫 번째로 찍은 것이 저를 소개하는 영상이었습니다. 녹화하면서 '이거 큰일 났다' 싶었어요. 첫 영상 찍으면서 마음이 이러하니 두 번째, 세 번째 녹화하면서 저의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하다 하다 저의 숨소리,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도 눈에 거슬리더군요... 그게 맘에 들지 않아서 또 찍고 또 찍고 또 찍고... 필요한 건 20편이 넘는 영상이고, 진행이 잘 될 일이 없었죠. 잘 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지가 않았습니다.

그 좌절감 속에서 한 줄 한 줄 읽었던 책이 바로바로,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제목부터 저에게 하는 말 같았어요. 천천히 제목을 반복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치열했던 호텔리어라는 직업의 워킹맘으로, 한순간에 전업맘으로 그 두 가지 경험 속에서 저자가 깨달은 지혜와 생각들을 엮은 책입니다.

저는 임신 시간에 폐업신고를 하여 엄마가 되는 시작부터 전업 맘이었습니다. 경력단절이 되었으며, 아이를 돌봐주실 분이 없었기 때문에 직장으로 돌아 하고 싶은 마음은 하나도 없었어요. 하지만 저의 일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최근에서야 하는 일들이 저를 전업맘과 워킹맘 중간쯤에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의 전업맘과 워킹맘의 중간쯤 역할이 한 집 안에서 동시에 일어나다 보니 육아와 가사 시스템도 엉망이 된 듯한 느낌도 저를 힘들게 한 요인이었는데요,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책을 읽으며 공감과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의 많은 내용 중에서 저에게 꽂힌 한 단어는 '완벽함'에 대한 내용들이었어요.

완벽한 나는 존재하지 않다는 것.

완벽한 아이도 존재하지 않다는 것.

완벽함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제가 왜 영상을 찍으면서 좌절감을 느꼈는지에 대한 이유가 관통하였습니다.

제가 못해서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저의 완벽한 기준으로 완벽하게 영상을 찍어내겠다는 그 욕심 때문에 스스로 좌절감을 느끼고 힘들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완벽해지려고 한 욕심이 지나치게 강렬했던 거죠.

참 신기한 것이 현실을 알아차리고 나니 그 완벽함의 무게에 짓눌렸던 저의 마음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자가 책 속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도끼가 되어 제 마음속 완벽함의 버거움을 팍팍 깨주었습니다.

'그래 처음이잖아. 다음에는 조금 더 나아질 거야. 완벽하게 가 아닌 일단 끝까지 찍는 것을 목표로 해보자. 다시 해보자.'

긍정적인 생각이 살며시 들면서 한걸음 나아가게 했습니다. 그러니 그냥 고마운 책이죠.

"'완벽한 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취약함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읽을수록 마음에 남는 문구입니다.

그 완벽함은 일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육아에서도 자연스럽게 적용하였는데요. 심플 육아 세 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해 주고 있어요.

저자는 전업맘이어도 자신의 일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일이 꼭 회사에서 하는 일만은 아니죠. 제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클래스도 제가 사항하는 저의 일들입니다. 저의 일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구절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출발점에는 자신만의 행복이나 물질적 성공이 아니라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 타인을 생각하고 돕고 싶은 마음을 가질 때, 사람은 자신만의 성공이 아니라 사회 전체로 이어지는 성공을 꿈꾸게 된다.

180-181

육아도 해야 하고, 나의 일을 시작하려는, 지금의 나에게 멋진 선배 언니가 꼭 필요한 이야기를 때론 쓰고 때론 달게 전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제목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되도록 한다는 뜻이잖아요. 너무 멋진 제목입니다.

 

 

책을 덮고는 책의 표지 일러스트도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여자, 뭔가 심오하죠. 이 여자의 표정이 어떤 표정일지, 상상해보았습니다. 미소를 짓고 있을 수도 있고 인상을 구기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상상, 결국 어떤 상황이 든 자신이 선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자유의지가 있는 엄마니까요.

오늘은 어떤 표정으로 저의 일을 대하고, 아이를 대해야 할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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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생각 인문학 - 우리가 늘 똑같은 생각만 하는 이유와 세상에 없는 생각을 만드는 5가지 방법
이화선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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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그리는 사람으로, 평생 창작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나만의 그림, 나만의 개성, 나만의 분위기가 묻어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싶다.

그 분위기가 그리는 나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어떤 생각, 어떤 느낌, 어떤 마음, 어떤 행동이든 그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한번 보면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그림... 어떤 그림일까?

그러한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늘 궁금한 창의력, 새로움, 창의적인 사고에 대해 관심이 많다.

우연히 서평단의 기회가 닿아 읽게 된 '지금 시작하는 생각 인문학' 책의 표지에서 삶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5가지 생각에 관한 질문이 상당히 기대되었다.

이 책은 창의적인 삶의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삶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니!

창의적인 삶의 핵심적인 5가지 요소는 관찰, 모방, 몰입, 실행, 함께! 저자는 그 각각의 요소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굳어있고 막혀있던 나의 생각의 흐름을 말랑말랑하게 해 준다.

1. 나는 관찰하는가?

: 관찰은 모든 생각의 시작이다.

2. 나는 모방하는가?

: 모방은 창조의 뿌리다.

3. 나는 몰입하는가?

: 몰입은 창조의 진화 과정이다

4. 나는 실행하는가?

: 실행은 창조의 실험 과정이다.

5. 나는 함께 하는가?

: 창조는 세상과 연결되는 순간 완성된다.

늘 궁금했고 호기심이 있었던 내용이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예술가들 생각의 흐름이나 창조적인 발상을 위해 했던 행동들에 대한 분석과 이야기, 각 분야의 대가들이 정의하는 창의성이 신선했고 재미있게 읽혔다.

특히 반 고흐, 마티스, 피카소 등 평소 좋아하는 화가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ㅎㅎ 너무나 신선한 마티스의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는데 우리 아이가 생각났다. 평성 '왜 저런 행동을 할까?'라고 생각했던 온갖 뻘짓, 딴짓, 엉뚱한 짓이 창의적인 사고의 시작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창의적 사고 : 서로 관련 없어 보이지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

창의적 삶의 태도 : 우리 인생의 경험들이 서로 상관없어 보이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

매일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상 속에서 새롭게 느끼고 어제와 다른 것을 발견하고 생각하는 것. 떠오른 생각을 시도해보고 실패의 과정을 거리는 것. 이 모든 과정을 공유하고 함께하는 것이 창의적인 삶을 사는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가장 신선했고 마음에 남는 부분은 마지막 장!

나는 함께하는가.

개인주의, 내향적인 성향에 혼자가 편하다고 느꼈던 나는 블로그를 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있다.

창의성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나다움'의 능력을 찾아 그것을 '사회적 가치'와 연결할 때 비로소 발현된다고 한다.

함께하고 협업하며 내 것을 나누는 것.

 질문들이 나에게 큰 메시지를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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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3분 기도 하브루타 - 내 아이를 위한
신혜영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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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를 실천해보고 싶은데 여전히 나의 육아에 아이에게 적용하려니 막막했다. 나조차 질문을 하는 것 질문을 받는 것에 익숙지 않았고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면서 제대로 혹은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먼저 있었다.

사실은 책 제목에서 '3분'과 '하브루타'에만 시선이 꽂혀서 바로 서평 신청하였는데 (하루에 3분씩 하브루타를 실천할 수 있다면 부담 없고 습관들이기 좋겠다 싶었기 때문에) 받고 나니 종교 출판사에 나온 책이었다.

상관은 없었다. 하브루타를 실천할 수만 있으면 되기에 저자와 종교는 다르지만 선입견 없이 읽었다.


하브루타를 기도에 접목하여이렇게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 저자의 기도에서 솔직함을 느끼고 나를 돌아 볼 수 있었다.

앞 부분에 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아이가 초등학생 정도 조금 크고, 저자와 종교가 같다면 안내 방식대로 실천해도 자연스럽게 질문과 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아이가 5살이어서 바로 질문으로 이야기로 끌어내기는 좀 어려웠다. 다시 생각하니 아이 나이 때문이 아니라 엄마인 내가 책에 나온 주제들로 누군가에게 질문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가 더 맞는 듯하다. ^^;


어떻게 해볼까 고민하다가 동화책으로 연결을 해봤다. 처음으로 하부르타 독서 실천!

 

하루 3분 기도 하브루타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기도의 주제별로 쓰인 점이다.

 

 

인사, 사랑, 용서, 청결함, 진실, 인정 등 주제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까?의 막막함을 해소해 주었다

이 닦는 것을 귀찮아하는 아이에게 흥문이의 입 냄새라는 동화책과 매일 3분 기도 하브루타의 '청결함'을 연결했다. 내가 먼저 기도 하브루타 책을 읽고 뒤에 나온 질문을 기억해 두었다가 동화책을 다 읽고 물었는데 하나의 경험이 되었다.


여기서 이 책의 두 번째로 좋았던 점은 그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서너 개씩 뽑아 둔 것.

 

 

나처럼 질문에 익숙지 않은 하브루타 초보 엄마에겐 질문의 예가 꼭 필요하다. 민님의 하브루타 스며들다 강의 때도 엄마가 아이에게 할 질문을 미리 생각해 두라고 하셨는데 그 힌트를 이 책에서 발견했다.


흥문이의 입 냄새 책을 읽고 꼭 같은 질문은 아니었지만 질문들을 토대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나 : 아이야, 몸이 깨끗하지 않은 사람을 본 적 있어?

아이 : 없어요.

그럼 몸이 깨끗하지 않고 이에서 냄새가 나면 어떨까?

싫을 거 같아요.

그럼 우리 몸을 깨끗하게 씻고 이도 잘 닦아야겠다. 그지?

네. 맞아요. 책 읽고 자기 전에 양치할 거예요

아이야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게 어떤 거인 거 같아?

화가 나는 거요.

화나는 거? 그럼 00은 언제 화가 나?

엄마가 화낼 때요..

엄마가 화를 낼 때는 언제일까?

집에서 쿵쿵 뛸 때요.

엄마는 마음이 깨끗하고 싶은데, 더러워지지 않게 00이가 집에서 뛰고 싶을 때는 무대에서(두꺼운 매트를 무대라고고 함) 뛰는 건 어때? 그럼 엄마가 화를 안 내게 되고, 엄마가 화를 안내면 00이도 마음이 더러워지지 않아서 화가 안 나잖아.

좋아요.

5살 아이도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상태가 화가 난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책에 나온 내용 대로여서... 아이도 그 추상적인 느낌을 이해하고 있구나.

콩쥐 팥쥐는 마지막 '용서'와 연결해서 대화를 해보고 싶었는데 (하루에 2가지 주제는 내 욕심이 있는 듯) 심술 맞은 새엄마와 팥쥐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음의 청결함'과 또 연결이 되었다. 아이는 마음이 깨끗하지 못해서 남을 괴롭히고 못살게 군다고 이해했다.

아이와 청결함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장난감과 책으로 어질러서 집 안이 더러울 때도 엄마가 화가 날 때 있다고 하길래 집이나 환경이 더러우면 마음도 더러워지는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정리 잘 하면 아이 마음도 개운해진다고... 큰 반응은 없었지만 ㅎㅎ 청결함 하나로 길지 않은 시간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엄마인 내가 좋았다.

시작은 어색했지만 저절로 아이에게 궁금한 걸 하나씩 물어보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질문 세례로 아이에게 부담 주지 않도록 나의 욕심만 조절하면 될 것 같다. 하루에 한 가지 주제씩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동화책으로 연결해서 아이와 질문하고 대화해 보아야겠다.

이 책의 마지막으로 좋은 점은 자그마한 사이즈에 부담 없는 두께라 침대 근처에 두고 주제와 미리 질문을 생각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브루타와 한걸음 더 가까워진 느낌.

책 읽을 기회가 나에게 와서 참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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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가는 대화에는 8가지 절대법칙이 있다 - 마음이 통하는 말솜씨
스쿤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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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외에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사실 친한 사람들과도 듣는 편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말 좀 잘하고 싶다, 말 잘하는 사람들이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한 번씩 내가 하는 말이 상대에게 의미 있고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호감 가는 대화에는 8가지 절대 법칙이 있다는 말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법칙이 있나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다.

 

어떤 8가지 절대 법칙이 있을까?

책 뒤에 정리되어 있다.

8가지 절대 법칙은 저자가 발견한 로 정리된다.

 

1. 논리 Logic 짜임새 있는 말이 논리적인 말이다.

2. 유추 Analogy 비유로 구체화하면 상대가 훨씬 빠르게 이해한다.

3. 장면 묘사 Narrate a picture 구체적으로 묘사할수록 내 말의 전달력이 높아진다.

4. 좋은 사례 Good story 직접 겪은 체험담으로 감동을 전한다.

5. 예측 불가 Unexpected 장시간 변화가 없으면 집중력을 잃게 마련이다.

6. 질문 Ask 썰렁할 때는 질문을 던져라

7. 이득 Gain 상대방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알려라.

8. 공감 Empathy 공감은 상대의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책을 만나자마자 펼쳤을 때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마인드 맵을 활용해서 키워드로 정리해 둔 것을 보고 반가운 놀라움이 들었다. 요즘 마인드맵의 매력에 폭 빠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 독하고 마인드맵 따라 하나씩 따라가보니 전체적인 내용의 실루엣이 기억났다.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저자가 말하는 법칙이 단순히 말하는 법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 말과 글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글쓰기에도 충분히 활용할 만한 부분이 많았다.

그중 한 가지는 좋은 표현은 늘 북마크를 해두어 생각이 다른 곳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한다. 글을 쓸 때는 필사로, 그림을 그릴 땐 참고할 좋은 표현을 저장해두는 것처럼 말에서도 좋은 표현은 수집해서 북마크로 기록하고 분류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4번째 법칙. 좋은 이야기, Good story에 관한 것이다.

이라고 소개를 한다.

1. 개인적인 경험이나 이야기 말하기 (Personal experience or story)

2. 주관적 의견과 감정 전달하기 (Private opinions or feelings)

3. 강력한 엔딩 (Poverfully ending)

 

생각해보면 글쓰기나 그림 등 나를 표현할 때도 다 적용이 된다. 봉준호 감독님이 수상 소감으로 영화계의 선배인 마틴 스콜 세이지의 말을 인용하여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했던 것처럼. 개개인의 경험이나 이야기가 유일무이하여 새롭고 또 가장 설득력 있다. 내 이야기이니까 말이다.

또한 내 이야기에 더불어 주관적인 의견과 감정이 있어야 전달함에 힘이 생길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엔딩으로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전달해 주어야 청중과 하나가 된다고 한다.

나만의 이야기를 찾으라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책은 말로서만 내용을 담고 있지만, 내 마음에서는된 부분이었다.

 

나만의 이야기를 찾자.

이야기 있는 사람이 되자.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자 141p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바로 적용해야겠다고 생각이 든 부분은 공감이었다. 공감 파트를 읽으면서 이아에게 부정적으로 말하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상대가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괜찮아, 금방 좋아질 거야. 지나가는 일이야..' 이런 말은 동정심이라고 한다. 반면, 나의 생각과 감정은 다 내려놓고, 상대의 속상한 마음을 그대로 같이 느끼려고 하는 것이 공감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아이가 장난감이 망가져서 속상하거나 친구랑 놀다가 빼앗겨서 속상할 때 '괜찮아, 다시 만들면 돼..'라든지, '친구 먼저 놀게 하고 다음에 놀까?'라고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했던 말들이, 아이를 더 속상하게 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공감보다는 동정을 했던 순간들이 습관적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이었으니, 참...

이 공감 부분은 다시 한번 정독하며 아이와의 대화 패턴을 바꾸도록 노력해야겠다.

파트별로 일러스트로 정리해두어서 더 읽기가 수월했던 책이었다. 그리고 말하기 뿐만 아니라 글쓰기 등 (나같은 경우는 그림에서도) 나를 표현함에 있어서 실용적인 도움의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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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열네 번의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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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런저런 생각이 들고 앞으로의 나에 대한 고민이 떠올랐을 때 시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길지 않은 글 속에 담긴 함축적인 표현과 작가의 시선이 좋았다. 그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고민스러운 일을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시가 읽고 싶었고, 시를 알고 싶었고, 세상의 다양한 시인의 시선과 생각, 감성이 궁금했다.

내가 알고 좋아하는 시인의 이름 석 자는 윤동주 시인. 갖고 있는 시집도 그분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 권뿐이었다. 어떤 시에 관련된 책을 사야 할까 고민하던 중 알게 된 책이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다.

시 소믈리에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소개하는 저자 정재찬 교수님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생의 무게 앞에 내 삶이 초라해질 때, 그때야말로 시가 필요한 순간이다.

라고. 참 신기하게도 최근 내가 시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스스로 초라하다고 느꼈을 때였다.

목차를 보면, 각 장마다의 큰 단어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에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키워드들이다. 밥벌이/ 돌봄 / 건강 / 배움 / 사랑 / 관계 / 소유...

꼭 책의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 목차를 보고 지금 내가 끌리는 제목의 페이지를 열면 저자의 생각과 이야기, 관련된 한 편의 시가 펼쳐진다.

아, 이럴 때는 시가 이런 의미로 지친 마음을 위로를 하고, 멈춰버린 생각을 환기시키고, 차가워진 마음의 온도를 높여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 이렇게 쓰인 시도 있구나, 표현의 다양성도 알 수 있었다.

시가 지금 내 고민의 정답을 내놓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다름을 인정하게 되고 내가 느낀 감정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조금은 여유 있고 넉넉한 마음을 품게 되고, 길게 호흡하게 된다. 그 긴 호흡 속에서 스스로 고민에 대한 해결 방향을 찾게 된다.

고마운, 살아가는데 비타민처럼 꼭 필요한 것이 시라고 생각된다.

내 마음에 남은 시

패랭이꽃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류시화

삶 속에서 조금이나마 시와 가까워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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