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지구에서 7만 광년
마크 해던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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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자기 직전 다양한 공상들을 하며 자는 버릇이 있었다. 그 시간 나는 뭐든지 될 수 있었고 흥미진진한 일들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기 직전에 내 머릿속은 고민거리들이 가득하거나 아니면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사소하게 지나갔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쾅! 지구에서 7만광년]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어린 시절 흥미진진했던 자기 직전에 공상들이 생각났다. 보는 내내 호기심 많은 어린 시절의 내가 되어 오랜만에 재미를 느끼면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내 주위에 있을 법한 주인공 짐보와 그 주변인물들의 유쾌한 모험담. 그렇다 한마디로 읽는 내내 유쾌했다. 실직한 아버지와 열혈 커리 우먼 어머니, 그리고 이상한 (별명은 크레이터 페이스!) 남자친구를 사귀는 누나와 함께 사는 짐보에게 아주 우연하게 듣게 된 사실 듣게 된 계기 역시 어린 시절 순수하게 궁금해서 상상해봤던 어른들의 이야기 몰래 듣기를 통해서 학교에 전혀 평범할리 없는 두 선생님에게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아 낸다. 그리고 시작된 모험! 큰 틀은 사라진 친구를 구하기 위한 모험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한편의 가족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함과 훈훈함을 넘나드는 소년의 성장기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마음 졸이지도 않고 긴장하지도 않고 즐거운 독서를 한 것 같다. 어느덧 나는 어른의 위치라고 생각들었던 어린시절 까마득했던 나이가 되 버렸지만 공상을 좋아했던 어린 나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 그대로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다시 공상하기의 즐거움. 머릿속으로 하는 그 재미났던 공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SF 소설이라고 하기엔 뭔가 더 흥미진진한 그 무엇인가가 있었던 제목처럼 재밌고 유쾌한 소설이 나에게 잊고 있었던 유년의 기억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해주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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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북극성을 따라라 - 오한숙희의 인생 독립 매뉴얼 33
오한숙희 지음 / 가야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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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의 사회생활 속에 가끔은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옆에서 해주는 멘토가 있었으면 할 때가 있다. 마치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진 미아처럼 막막하고 답답할 때 ‘그건 이래서 그런거야 ’ 하며 차근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의 존재가 너무 절실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든든하기까지 한 “너만의 북극성을 따라라”는 내가 원했던 그 멘토와 너무 닮은 모습으로 나에게 여러 가지를 조언해 주었다.

 

 아침 방송 프로그램이나 시사 프로에서 몇 번 스치듯 본 적 있는 ‘오한숙희’는 나에게 여성학자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얼굴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에는 자신의 경험과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의 일화들 속에서 나에게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나’다운 것이고 ‘나’를 사랑해주는 지를 마치 아는 언니가 들려주듯 친근하게 전해주고 있다. 뭔가 급진적이고 호전적일 것 만 같았던 여성학자라는 타이틀에 대해 내가 얼마나 큰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도 깨달았다. 그녀가 말하는 여성해방이란 바로 ‘나’를 찾는 것이었다. 양성평등화를 부르짖고 여성의 권익이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되었지만 몇 년간의 나의 사회생활 속, 더 나아가 학창 시절 속에 나는 여성으로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여자니까 이래야 해’라는 말에 시달려 가끔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이었지 놓치고 살았던 것 같다.

 

 책속에 모든 글귀들은 내가 새겨야 할 내가 꼭 느껴야할 그리고 내가 겪었던 그리고 겪어야 할 일들인 것 같았다. 그녀가 말하는 ‘독립’을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나누고 조곤조곤 해주는 그 주옥같은 글들 속에서 나는 내가 그렇게 바랐던 멘토와 마주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덮은 지금 아직도 짠하게 밀려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힘들 때 마다 내가 ‘나’이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의존적이 되어야 할 때마다 다시 되새겨야 할 이야기들...그녀의 말처럼 내가 내 인생의 ‘킹, 왕, 짱’이 되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흔들릴 때마다 오래도록 꺼내보고 싶은 이 책이 나를 오랜만에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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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비스데이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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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꾸며져 허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상력의 범위에 따라 소설은 세계, 더 나아가 우주까지도 품을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이 된다. 슈카와 미사토의 [오늘은 서비스데이]를 읽으며 오래간 만에 그 상상력의 공간 속에서 이야기의 재미를 느꼈다. 이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이었는데 굉장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총 다섯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중 단편집이다. 각 이야기 마다 작가가 만들어 놓은 룰, 허구가 전혀 다른 매력으로 녹아 들어가 있다. 우선 책의 처음 부분에 나온 ‘오늘은 서비스 데이’는 평생에 단 하루 신이 주는 서비스 데이라는 새로운 룰을 소개 한다. 누구나 꿈꾸는 날 모든 것이 내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그 날은 원래는 인간은 인지하지 못하는 날이지만 평범한 세일즈맨인 주인공은 악마의 농간으로 그 날의 존재를 알게 된다. 결국 결말은 서비스데이라는 설정보다는 다소 진부하게 끝나긴 했지만 상상의 상상을 더해 나도 이런 날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 다음에 인상 깊었던 내용은 ‘창공괴담’이었다. 귀신과의 기묘한 동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이야기는 워낙 오컬트를 좋아하는 나에게 재미있었던 내용이었다. 특히 다른 사람(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표현한 서술의 구조가 마치 누군가 나에게 무섭고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재미 가운데 ‘도쿄행복클럽’은 남에 불행은 나에게 행복이라는 블랙유머가 담긴 내용이라 서늘한 반전이 재밌었고 ‘기합 일문’이라는 재미난 어린 시절 이야기(이 이야기는 다 읽고 제목을 한번 다시 읽으면 더 재밌다.) ‘푸르른 강가에서’는 자살을 결심한 여자가 저승으로 가는 강을 건너기 전 다시 한번 살아보기로 마음을 바꾸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미래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힘은 새로운 발상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소재도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로 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오랜 만에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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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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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어린 시절 많고 많았던 호기심이 점점 줄어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왜? 라는 물음을 항상 달고 살았지만 지금은 그런 물음보다는 모든 일들이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고 어쩌지 못하는 일이 되어 버린 것이라는 생각을 해 버린다. 그렇게 사는 동안 언제부턴가 억울하다. 서럽다 같은 부정적인 느낌이 내 마음을 가득채우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책 앞표지에 문구가 일단 마음을 흔들었다. ‘지금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라는 그 문구를 본 순간 그동안 내가 1년 365일 항상 걱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 때는 구체적인 또 어느때는 참으로 추상적인 나의 걱정들을 천진한 모습의 꼬마 꾸뻬가 기분좋은 걱정들로 바꿔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꾸뻬는 다정한 정신과 의사인 아빠와 커리우먼 엄마사이에 걱정거리 없을 것 같은 어린아이로 살아간다. 그러나 그에게는 세상이, 학교가, 그리고 사람들이 여러 가지 걱정거리를 안겨 준다. 때로는 귀여운 걱정거리 (아망딘과 관련된 이야기는 왠지 초등학교 시절의 나의 모습이 떠올라서 웃음 짓게 했다.)에서부터 정말 심오한 (종교라든가 자격과 자유에 관련된 일들)것들 까지 너무나 쉽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하나의 에피소드 끝에 그러니까 꾸뻬가 잠들기 전에 항상 적는 수첩에서의 정의들은 정말 보면 볼수록 이 책의 깊이와 가치를 느끼제 해주었다. 너무나 일상적인 그러나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보고 고민했던 그 일들 속에서 나역시 꼬마 꾸뻬처럼 궁금했었고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을 같이 풀어가고 있었다. 어렵고 딱딱한 심리학과 철학책보다 더 쉽고 재밌게 다양한 일들을 풀어가는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나에게 마법같은 책이 아니었나 싶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 한번의 찡그림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읽었던 책이 실로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왜? 라는 물음이 다시 나에게 생기며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 전이되는 것 같았다. 이 마음 그대로 간직한 채로 작가의 전작인 꼬마 꾸뻬의 아버지 이야기를 다룬 책도 얼른 봐야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좋은 책은 사람을 바꾼다고 한다. 이 책은 분명 내가 읽은 좋은 책 목록 중에 한 부분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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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돈 관리 - 돈 걱정 없이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고득성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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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시중에는 돈과 관련된 다양하고 자극적인 제목의 책들이 난무하고 있다. 책에 나오는 것처럼만 하면 금방 누구나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 책들의 유혹에 소위 말하는 베스트셀러들을 몇 권이고 읽었었다. 그러나 복리가 어쩌고 MBA가 어쩌고 도통 나와는 관련없을 것 같은 어려운 단어들로 고개를 갸우뚱 하며 손을 놓은 책들이 수두룩이었다. 다소 전투적인 억양으로 지금 당장 돈을 왕창 불려주겠다는 제목의 책들 틈새에서 지금 미래를 위한 마법의 돈관리라는 제목부터가 건전한(?)책을 만났다.

책은 총 다섯 가지의 포트폴리오를 제시 한다. 예비자산, 집 자산, 보장자산, 은퇴자산, 투자자산의 총 다섯 가지의 목록들은 어떻게 보면 아직 20대인 나에게는 동떨어진 개념들 같아 보이지만 읽는 내내 지금 당장 ‘머뭇거리자 말고 시작하라’라는 말을 강렬하게 쏟아 놓는다. 늦진 않았지만 머뭇거려서는 안되는 돈관리의 포트폴리오들은 마치 소위 있는 사람들만 관리 받는다는 개인재무관리를 친절하게 해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의 나에게 은퇴가 정말 닿을 수 없는 먼 후일의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준비해야 되는 중요한 사안임을 깨달았다. 잘해봐야 1년 후의 계획도 흐지부지 막연하게 해놓는 나에게 경종을 울려 주었다.

이 책의 장점은 거창하지 않음이다. 각각의 예마다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금액을 책정해서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적당한 금액의 예로 나 역시 그렇게 해 볼 수 있겠다 라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켜 준다. 또한 각 챕터 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인상적인 명언들이 담겨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정신수양 또한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세상을 살아가며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을 때 마다 돈의 중요성과 그 무서움이 얼마나 큰 지를 배워나가는 것 같다. 그러나 미리 준비하면 된다는 어쩌면 당연한 진리 그러나 크게 인지 하지 못하는 그 진리를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환기 시키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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