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티타
김서령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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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소리내어 봤을때 예쁜 말들이 있다. 이 책의 제목도 그런 말로 되어 있다. '티타티타'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신조어는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컸지만 책의 앞 부분에 너무나 친절하게 '티타티타'는 피아노 앞에 앉아 보았던 사람들 대부분이 칠 수 있다던 젓가락 행진곡의 애칭이었다. 재밌는 말이다.

 

 이 책은 제목의 의미 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음악'과 함께 한다. 정확히 말하면 피아노 소리와 함께 한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 미유와 소연의 어린 시절 처음 배웠던 '티타티타'를 시작으로 어른이 된 소연이의 피아노 공연까지 모두 피아노 소리와 함께 가고 있다.  두 여자가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숙하는 과정을 담은 이 책은 잔잔하고 담담하게 그녀들의 삶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자라오다 '나'가 되는 과정 속에서 얼마나 자신들의 아픔으로 부터 자유로워 지고 이해 하게 되는 가를 자극적이지 않은 언어로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그녀들의 유년과 나의 유년 속에 많은 기억들이 동일화 되면서 나도 모르게 몰입되어 읽어 나갔던 것 같다. 내가 소연이, 미유가 되면서 말이다.

 

 나도 피아노를 배웠다. 이 책속 그녀들의 나이서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나 역시 하농을 지겨워 하면서, 우스꽝스러운 빨간 루즈를 바르고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대회도 출전했었다. 그 시절 피아노가 네대 밖에 없던 그 작은 피아노 학원이 그립다는 생각을 했다. 바이엘에서 체르니로 넘어가던 순간, 작은 앉은뱅이 책상에서 열심히 음표를 그리던 순간 순간들이 이 책을 통해 아련하게 생각이 났다. 그때에 나에서 지금의 나는 그리고 얼마나 자랐을까...이 책은 나에게 정말로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어린시절을 회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준 소중한 책이었다.

 

아, 그리고 책을 모두 다 읽고 발견한 사실

'티타티타'라는 제목 글자 위에 찍혀있는 점 스타카토를 표현한 듯 보여서 다시한번 미소 지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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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을 걷는 소년
나디파 모하메드 지음, 문영혜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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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대학교 문학 수업 중에 르포 문학을 통한 발표를 준비한 적이 있었다. 발표를 준비하는 동안에 제3세계를 다룬 다양한 책들을 알게 되고 그 책들이 주는 낯설지만 익숙한 그 무엇에 매료되어 여러 권의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모래 바람을 걷는 소년’을 읽으며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때의 그 느낌을 다시 발견하였다. 나에게는 낯선 나라 , 그러나 그 속의 우리와 닮은 익숙한 느낌.

주인공 자마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궁핍과 멸시 속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하여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정말로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자마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시련과 고통을 겪으며 성숙해 간다. 한 걸음 한 걸음 아버지에게 닿아가는 그 아슬아슬한 여정의 끝에는 안타까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책은 아프리카의 아픈 과거와 현재 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후에 자마는 다시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정의 삶을 살게 되면서 혼자가 아닌 가정을 만들어 새로운 출발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아프리카의 현재를 넘어선 미래를 이야기 하고 있다. 가슴 먹먹한 순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마지막에는 내 마음까지도 새로운 의지가 샘 솟는 것 같은 훈훈함으로 끝을 맺었다. 책 한권을 읽으면서 희로애락이 이처럼 많이 교차하는 소설을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 그래서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작가의 아버지가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기 때문에 그런지 매 순간 너무나 현실적인 아프리카에 대한 묘사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물론 번역된 내용을 읽는 것이지만 정말로 후끈한 아프리카의 열기가 전해지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는 책을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제3세계 문학을 다양하고 많이 접해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읽기가 무난했던 것 같다. (아마 작가가 일찍이 망명한 집안의 사람이었던 점 때문일 것이다.) 책의 양과 시간의 촉박함 속에서도 읽기를 포기하지 못하게 했던 매력적인 소설을 통해 그 옛날 대학 시절에 읽었던 책 들 보다 더 벅찬 느낌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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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고수의 시대
김성민.김은솔 구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획 / IWELL(아이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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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주 실용적인 책을 만났다. '여가 고수의 시대'.  시중에서 파는 '고수'가 되는 여러가지 비법서들 가운데서 '여가'라는 달콤한 단어와 결합되어 있는 매력적인 제목의 책은 나에게 실용적인 여가란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생각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내가 알고 있는 여가는 독서, 영화관람, 연극,뮤지컬관람 같이 일반적인 것들 이거나 더 나아가 여행하는 것 정도까지만 생각 되었다. 그런 것들은 늘상 해왔던 것들이거나 돈이 많이 드는 것들도 있어서 항상 즐길 수 있는 것들은 아니었다. 결국에는 나에게 여가는 돈과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여러가지 핑계거리들로 '아직은', 또는 '지금은'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멀게만 느껴졌던 여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확실하게 해 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발상들의 다양한 여가 사례들을 묶어서 낸 책으로 3개의 파트별로 구성 되어있다. 첫번째 파트  '행복 나누기'는 말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까지 곁들일 수 있는 독창적인 내용의 여가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미술관 도슨트와 관련된 부분은 새로 알게된 사실이라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도슨트: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설명해주는 사람) 이번 주나 다음 주 쯤 시간이 나면 미술관에 혼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 파트 '함께해서 행복하기'는 동호회 같이 여러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여가 활동이었다. 특히 이부분에서는 스토리 클럽과 디스크 골프가 가장 흥미로웠다. (이 부분 역시 새로 안 것들이 많다.) 세번째 '여가의 매력 찾기'는 정말로 독특하고 다양한 여가들을 소개한다. (이 부분에서는 공짜여가 5종 세트가 아주 유용했다.)

 이 책은 굉장히 실용적이다. 바쁘다는 핑계나 귀차니즘으로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어줬다. 정말로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다양하고 솔깃한 정보로 가득차 있다. 또한 각 여가들이 직접 몸소 체험한 사람들의 체험사례들이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들을 불러 일으켰다. (책의 사례자들은 말 그대로 정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반 사람들이다.) 당분간 이 책을 보고 또 볼 것 같다. 원래 책에 밑줄 긋는 것 싫어하는 내가 밑줄을 긋고 보고 또 보는 책이 또 한권 늘어난 것 같아서 기쁘다. 당장 이번 주 부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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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도 떠나는 세계 일주 전략서
이토 하루카 지음, 김윤희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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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없다! 라는 말이 이 책을 읽은 후 나의 첫 감상이다. 처음에는 '돈 없이도 떠나는'이라는 문구가 '공짜'로 라는 이미지로 느껴졌다. 그래서 현재 가고 싶어도 재정적 여유가 없는 나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 책은 절대 평범하지 않은 여대생 (책에서는 평범한 여대생이라고 하지만;; 내가 대학 다닐 때는 절대! 절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다.)의 대찬 여행 기록기 였다. 책을 통해 공짜로 여행하는 tip을 얻고자 했던 생각들은 책의 초반부에 장황한 그녀의 비즈니스를 보면서 마음 속에 고이고이 접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나에게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그녀의 열정에 빠져 나 역시도 그녀와 감정이입되어 열심히 책임감을 갖고 세계를 둘러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여행기들이 감상적인 내용들이 많았었는데 이 책은 정말 '현실적'으로 세계에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흥미진진했었다.

 이 책의 저자 이토 하루카는 '하츄'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있는 블로거다. 이미 그녀는 20살이전에 유명한 블로그로 책을 출판한 경력도 있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들은 놀라운 추진력으로 완수해 나가는 그야말로 일본의 알파걸 같은 느낌의 여대생이다. 여러 회사에 직접 전략서를 보내 협찬을 받아 그녀가 이루고 싶은 세계일주의 꿈을 이뤄낸 대단한 여대생의 이야기는 예전 대학 시절에 여러가지 환경의 탓만 하며 현실에 안주하기만 했던 내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였다.

 추진력! 이 책의 저자에게서 반드시 배워야 할 덕목이었다. 불평불만 하는 사이에 내가 그토록 원했던 꿈들은 세월에 점점 멀어져 가는 데 솔직히 그런 꿈들은 매 순간 순간 나의 부지런함, 그리고 추진력만 있었더라면 모두 이뤄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반성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그리고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를 여실히 깨달았다. '꿈'을 '꿈'으로 만들지 않고 '현실'로 만들어가는 능력이야 말로 청춘이 가기 전 지금 바로 내가 깨달아야 할 능력인 것 같다.

여행관련 서적으로 읽었지만 자기계발 같은 느낌을 주며 책을 덮은 정신이 확 드는 책이 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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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인생에 관한 26가지 거짓말
에밀리 프랭클린 지음, 서현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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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중에는 정말 엄청난 양의 20대 관련 서적이 난무하고 있다.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인 20대를 살기 위한 지침서들은 때로는 정확하고 신랄하게 때로는 뜬구름같이 “이렇게”하라 이야기 한다. 나 역시 정말 다양한 20대 관련 서적을 보았다. 특히 20대에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에 더욱 관심이 갔다. 그러던 중 “20대 인생에 관한 26가지 거짓말”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일단 재미있다. 지루하거나 뜬구름 같지 않다. 정말로 옆집 언니가 고등학교 친구가 들려주는 경험담처럼 친근하다.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 마음에 드는 제목의 부분부터 읽어 나갔는데 마치 나의 이야기 같아서 심한 감정이입이 되었다. 분명 이 책은 외국의 여자들 이야기인데 어쩜 나와 이렇게 비슷한 고민,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놀라울 정도였다. 그리고 금방 다른 이야기들로 빠져들었다. 정말 수다를 한창 듣는 것 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맞다 맞다 나도 그랬는데 혹은 내가 지금 딱 그래! 를 마음속으로 연발하면서 읽어나갔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감하게 만드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무섭지 않다. 아무래도 자기들의 경험담을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엮어놓았다.) 고백적인 어조로 서술하고 있어서 내가 그동안 읽었던 20대 여성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약간은 살벌한 그런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차원의 책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재미있는 경험담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각 각의 거짓말 섹션 뒤에 역시 어딘지 공감가는 tip이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되새기기 좋았다.

이 책은 제목은 26가지 거짓말이라고 하지만 크게 5가지 거짓말 안에 들어가 있는 다양한 26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 5가지라는 것들이 20대에 금방 빠지기 쉬운 현실성없는 환상또는 꿈 같은 이야기들이지만 그런 꿈을 꾸면서 그리고 그 안에 현실에 부딪혀 치열하게 그리고 정열적으로 살고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나 역시 지금 부딪히는 이 현실을 누군가에게 그때는 그랬노라고 그렇지만 참 빛나던 때였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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