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과 맞선 천방지축 마우이 - 투쟁과 변혁의 아이콘, 영웅 이야기 ㅣ 세계설화를 읽다 3
신동흔 지음, 배민기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2월
평점 :
4권에 실린 이야기들 모두가 너무나 귀하고 의미심장한 설화들이어서 읽고 또 읽는다. 외워서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나만의 대본으로 줄여보기도 한다. 그 중에 젤 내 맘에 남는 것은 파르치팔과 성배의 성에서 중세기사인 주인공 파르치팔이 성배를 찾아 여행하는데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끼면 나타나주는 것, 또 질문을 하지 못해서 성배의 성에 갔다가 실패하고 돌아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살면서 무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끼는데 그것이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 궁금한 것들이 있을때 용감하게 질문할 수 있는 주체성을 가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향랑이 바꾼 세계 이야기는 너무 재밋고 신기했다. 여성이기 때문에 결혼하고 쫒겨나고 또 재혼의 위협속에서 스스로 삶을 포기해야했던 향랑이 신들의 도움으로 환생하여 마음에 품었던 남자에게 결혼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천상계와 마계의 거대한 전쟁이라니. . . 그 전쟁에 중국의 영웅 항우와 석가모니, 김유신을 비룻해서 온갖 신들이 총출동해서 화려한 능력을 자랑하고. . . 원래 삼한습유라는 조선시대 소설을 저자가 쉽고 재미있게 다시쓰기 해주셔서 단숨에 읽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방대한 설화의 세계에서 주제별로 엄선한 이야기들, 우리나라의 대단히 자랑스러운 이야기들까지 잘 고르고, 읽기 쉽게 각색하고 거기다 그 설화들이 품은 깊은 의미와 설화공부의 기초지식까지. . . 정말 엄청난 책을 한꺼번에 4권씩이나 출판해주시다니. . . 앞으로 나온다는 6권도 정말 기대된다. 이야기꾼 열두명이 한자리에 모여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뒷담화를 하는 방식도 참 재밋다.
이책은 그냥 읽어도 좋고, 가이드대로 독후활동을 해도 좋고, 무엇보다도 이야기구연 대본으로 짱이다. 전문학자이면서 대중적 글쓰기에 탁월한 솜씨를 가진 저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