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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당신의 눈물이 입금되었습니다
최소망 지음 / 놀 / 2023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종이 책이 주는 편안함 같은 거 때문이 아닐까? 그래도 가끔씩 전자책을 보기도 하는데 정말 아쉬운 숭간은 밀리의 서재 같은 구독서비스를 하고 싶을 때이다 책을 사기도하고 도서관도 있으니 뭐하고 넘기긴하지만 구독서비스에서만 나오는 책도 있어서 궁금하기도 했다.
딱 이 책이 그런 경우였다. 이 책의 홍보문구를 보고 흥미가 엄청나게 생겼다. 밀리의 서재에서 화제작인데 종이책으로 출간한 경우라고 한다. K판타지작이라고 하니 너무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흥미로윤 내용이 아닐까 많이 기대가 되었다. 책을 처음 봤을때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느낌일까하고 궁금증이 좀 생겼는데 책이 집에 오자마자 이틀만에 다 읽었다. 흡입력도 있고 충분히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은 현금이 가치가 없어지고 눈물이 돈이 되는 세상 "흐르는 세상"이라는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돈이 가치가 없어진다기보단 노동이나 재산의 의미가 없어지고 인간이 흘리는 그 눈물로 입금을 받는 구조였다. 여기서 눈물은 하품하는 그런 눈물이 아닌 감정이 들어간 눈물이 더 가치가 있고 눈물에 다라서 차등 지급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동의 가치가 없어진 것은 아니나 어떤 일을 해도 같은 급여를 받기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 돈때문에 일을 하지 않고 자신의 희망, 자아실현을 위해서 일을 고르고 할 수 있게되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언제나 감정적이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 앞장서는 엠마는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찌보면 참 호구같은 존재이다. 다른 사람들의 슬픔이나 상황에 공감을 잘해주는 인물로 다른 이를 위해 배려하고 이해하는 인물이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이용도 많이 당하는 안타까운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 엠마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게 된 곳은 흐르는 세상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눈물 관리청"이다.
이 곳에서는 눈물의 가치를 메기기도하고 감정훈련을 시키기도하고 또 악용된 눈물을 정화하는 일까지도 한다. 흐르는 세상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한 여러 일들이 다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처음 흐르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신규훈련도 다 여기서 받게 된다. 엠마도 여기서 많은 사람들과 신규교육을 듣고 눈물의 가치를 환산하기도 한다. 이땨 만났던 사람들은 이야기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처음 그들의 모습과 변화된 모습을 같이 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
처음에 이 책을 읽고 도입부나 설정 부분을 읽을 때는 반은 마음에 들고 반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단 마음에 든 부분은 결코 해내거나 이겨낼 수 없는 문제 상황에 도달한 이들에게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무리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더 좋아질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니 말이다. 그런 이들의 진솔한 눈물은 그들이 다시 살 수 있도록하는 원동력이 된다것이 좋았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 저도 잘 알고 있지만 때로는 살면 살수록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싶다. 그런 면에서는 이런 시도도 나쁘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 반대로 노력으로 이룬 사람들의 것이 무가치해진다는 것도 참 안타까웠다. 신규교육에서 엠마가 만났던 데이먼이라는 인물은 사업가인데 그가 물려받은 것이지만 어찌보면 그는 그 회사를 물려받기 위해 자신의 삶을 저당잡혀가며 살았다. 데이먼의 재력이 그가 일궜다기보다는 물려 받은 재산이라 반대의견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이들이 노력으로 일군 것을 그저 운이 좋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살아서 얻은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 역시나 이걸 지키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했을 거라는 거다. 과연 정말 이 비슷한 사회 체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싶기도했다. 개인적으로 이게 살짝 기본소득제도와도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었기에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이 재밌었던 건 단순한 설정뿐만이 아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과 다양한 문제들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가 정말 도입된다면 여기서 생기는 문제는 없을지 악용사례는 없는지말이다. 눈물의 가치를 알고 이를 악용하는 것을 보고는 기댜 이상의 문제라서 참 환멸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의외로 예상 못했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의 삶까지 보니 정말 우리도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싶었다. 감정을 드러내는 게 약한 게 아닌데 숨기고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 책은 훌훌 읽히면서도 생각하고 빠져들게 하는 책이었다. 분명 가볍게 읽었지만 눈물의 가치나 의미도 생각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누군가에게 소개한다면 가볍게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고 또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하게 숨기는 사람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