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아리 작가님의 열 번째 장편소설 어쩌다 이런 가족....
어쩌다 이런 가족에 등장하는 가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치는 가족이 아니랍니다.
국내 최고 출판사를 운영하고 영화 산업과 건축업까지 손을 뻗고 있는 아버지 서용훈,
대대로 교수 집안에 유학시절 딱 한 번 부모의 명을 어기고 연애를 했을 뿐
평생을 우아함을 잃지 않고 살아온 어머니 유미옥,
철저히 계획적으로 부모의 설계에 따라 태어나 고품격 교육을 받아온,
별명마저 마더 테레사인 첫째딸 서혜윤,
뜻밖의 탄생으로 할머니로부터 갖은 잔소리를 들으며 성장해
언니와 늘 비교 대상인 둘째딸 서혜란.
가족이라는 단어는 친근하고 따뜻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내편이 되어주는 그런 의미가 들어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소설에서의 가족은
성격과 개성이 달라도 너무 다른 가족들이 단 하나의 가풍 아래서
각자의 방문을 걸어 잠그고 침묵 속에 살아가는 이야기랍니다.
소위 부유층 집안의 금수저 가족을 중심으로 품위 넘치는 고상한 첫째딸이
'섹스 동영상이 찍힌 것 같다'는 충격발언으로 시작되어요...
애지중지 키운 딸에게 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각자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침묵으로 일관하며 지내왔던 가족의 일상이 뒤흔들린답니다.
가족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저마나 나름의 방식으로 움직이기 시작해요.
동영상을 유출시키겠다고 협박해오는 자를 잡기 위해 아빠인 용훈은
자신의 집안이 이 사건으로 인해 흠이 가는 것을 막아야했고,
그 와중에도 엄마인 미옥은 자신의 손을 더럽히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듯 고고하게 품위를 지키지만
별난 딸 혜란은 자신이 원하는 대가를 얻기 위해 언니를 뒷조사 하며
사건을 제 손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어쩌다 이런 가족은 막장으로 시작해서 막장으로 달리고 또 달립니다.
가족에게 닥친 최대의 위기. 그런데 알고보니 이 위기는.. 계획된 일이었다는 것...
사건을 따라가다보니 막장 속에 감춰졌던 진실은
진짜 대화를 원했던 소망이 담겨있을 뿐...
말도 안되는 이야기 같은데, 이상하게 한편으론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대화가 단절된 가족이 이 가족뿐이겠어요...ㅠ.ㅠ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기보다 인터넷을 통해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누고,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더 많이 하는 사회의 현상을 향해
이 책은 진짜 '대화'가 얼마나 필요한지,
얼마나 중요한지를 묻고 말하고 있답니다.
대화의 부족은 범죄, 죽음, 방치, 학대, 왕따.. 등 여러가지 사회의 문제점을 야기시켜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요.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대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랍니다.
코믹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낸 이야기 속엔 이렇듯 깊이 생각할만한 메세지가 담겨있는
어쩌다 이런 가족을 만나게 되면 색다르고 웃기고, 톡톡 튀고,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빠질 수 있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