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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레벨 업 -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317
윤영주 지음, 안성호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평점 : 
주인공 '선우'는 자신의 가치를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한채
일상을 지내고 있는 아이에요.
그러던 중 선우는 게임에 열중하게 되고
그 게임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우정'을 나눌만한
친구 한 명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친구 한 명과 친해지게 되면서, 선우는 이제껏 자신이 나타내본 적 없는
'용기 있고 대범한 모험가의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게임 속 자신에게 점차 빠져들고 있을 때
그만큼 소홀해진 현실 속 선우는 공부를 그만 포기해야겠다는
학교의 통지를 받게 됩니다.
부모님은 여태껏 그랬던 것 처럼,
선우의 마음은 외면하고
무조건 ' 그 곳에서 살아남으라'는
일방적인 입장만 전합니다.
학교에서는 천대받고,
친구들에게도 괴롭힘 당하며,
부모님께도 이러한 상처를
얘기하지도 못하는 선우에게
게임은 마치 마지막 산소호흡기였죠.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당하고 있을 뿐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합니다.
학교 선생님도, 친구들도, 부모님도
모두가 선우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있어요.
사실 이 책에서 설정되있는 상황은
우리 엄마들에게는
너무나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심심해하는 아이들에게 게임기만 맡겨주면, 몇시간이고하루고 이틀이고
꼴딱 밤새가면서 게임을 하더라구요.
게임을 오래하기는 참 쉽고,
게임을 절제하면서 하는 것은
정말 무지무지 어렵습니다.
현실이라는 게 녹록치 않죠.
특히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 때부터
사교육 시장에 노출되고 경쟁에 휘말리게 되면서
아이들끼리 서로 '같은 편'이라는 생각을
거의 못하고 자라나는 것 같아요.
누가 잘하고, 누가 더 잘하고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이것에 너무나 과민하게
초점이 맞춰져있는게 비단 학부모뿐이 아니라,
아주 어린 아이들도 그렇다는 것에
아쉬울 뿐이에요.
그렇다보니, 현실에서 '타인과 같은 편이 되어서
무언가를 더 좋게 만들어보는 경험'이 굉장히 부족한데요.
게임 해보신 엄마들은 아실거에요. ㅋㅋ
(저도 한 때 RPG게임 많이 했었거든요.)
게임 속에서는 '크루'라고 하는 단체를 모집해요.
그 단체에 고랩(레벨이 높은 사람), 저랩이 다 낄 수는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레벨로 구성되게 되죠.
어쨌든 이런 크루가 생기면,
몬스터를 물리치러가거나
상대편 크루와 싸우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같은 팀(크루)을 서로 보호해주고,
지켜주고, 함께 동시에 공격하기도 하면서
'매우 긍정적인 상호작용'이라는 걸 해보게 되요.
그런 면에서 저는 현실에서 얻기 힘든
'사람과의 긍정적 상호작용 경험'을
쌓을 수도 있는 곳이 게임 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래서 합당한 시간만큼의 게임시간은 허용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게임 속 교육이
이제는 정말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게임이 아이들의 생활 깊숙이 들어온 이 시대에는
더이상 교육현장에서 '게임'을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멀리하기보다,
게임을 적극 수용하고 활용해서
게임에 관심있는 아이들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닿도록 해야한다고 봐요.
'마지막 레벨업'에서 주인공 '선우'가
죽음과 삶/진짜와 가짜를 게임 안에서 터득하고
자신의 현실세계에서 더 강해져서
레벨업이 된 것 처럼
엄마들도 학교도 게임 속에서도
'가르칠 수 있다'는
새로운 생각을 해보셨으면 해요.
마지막 레벨업!
우리도 레벨업!
그런 면에서 정말 작가님이 말씀하시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을까
깊은 생각을 해보면요.
현실에서는 벽에 갇혀만 있던 아이가
그 틀을 영원히 깰 수 없다고 판단했었던 아이가,
게임을 경험하고서 그 틀을 깨고 진정한 레벨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런 내용이 아니었을까요.
게임을 무작정 권할 수는 없지만 ㅋㅋ
(밤도 새워서 게임을 할 수있는 멍뭉이라서요.)
게임 또한 '하나의 경험과 체험'으로 생각해서
허용하는 그런 깨어있는 엄마가 되려고
한 단계 레벨업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