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시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3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장희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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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여기저기에 부적을 끼워 놓아야겠다. 그러면 균형을 잡을 수 있을 테지. 그리고 믿음의 바늘이 꽂힌 페이지는 어디서나 좋은 말씀으로 독자를 기쁘게 하리라. <책 중 93p>

그동안 책 속에 붙여뒀던 인덱스는 나의 위로이자 부적이었다는 생각들이 스쳐갔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같은 베스트셀러에서 [파우스트] 같은 대작까지 다양하고도 넓은 작품들을 내놓았던 독일 문호 괴테. 80년이 넘는 생애 또한 시와 소설, 희곡부터 산문, 이어 어마무시했던 서한들을 남기면서 오랜 활동으로 넓고 깊은 작품들과 함께 그의 정신세계들도 남게 된다.
그리하여 이 책, 서동시집에서 그의 모든 생각/정신들을 집대성한 정수들이 모여 있다.

아, 사랑이여! 순수한 천상의 나라에서 이리로 저리로 유쾌히 날아다녔던 자유로운 노래들이 이제는 딱딱한 책 안에 갇혀 버렸다오. 시간은 모든 걸 파괴하지만, 노래들만은 홀로 살아남는답니다! 그 모든 불멸의 시행(詩行)들은 사랑처럼 영원할 것입니다. (책 속 53p)

때론 비유적인 아름다운 표현들로 감동하게, 때론 직설적인 문체들로 괴테라는 대작가의 음성들이 들려오는 기분마저 들었었다. 사랑, 교훈, 동방/서방 사이 속에 끊임없이 여행하며 느꼈었던 이야기들 모두 우리에게 건넨 '삶'이라는 단어안에 꿰어졌다.
평소 괴테라는 대문호에 관해 궁금했었거나, 괴테 작품들을 재미있게 읽었었던 분이라면 노년 끝에 그가 남긴, 그의 정신세계들을 여행하는 시간들을 마주하게 될 것 같다. 물론 책의 절반이상 차지하는 책의 후반부의 주석/해설들은 막막하게 느껴지던 그의 시를 좀 더 친근하게 그리고는 다양하고 열린 시각들의 결과물인 것을 알게 하는 길잡이와 같아, 괴테라는 대문호를 시작하기에도 더없이도 좋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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