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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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소설집 작품 중 하나인 '노찬성과 에반'에선 늙은 개와 초등학생인 소년이 등장한다. 늙은 개는 인간으로 따지만 늙은 노인으로 볼 수 있는 정도였지만,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나이의 소년은 자신을 형으로 자칭한다.

  병에 걸린 개를 편안하게 보내주기 위해 소년은 일을 한다. 일을 한 대가로 받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안락사 주사. 그러나 동물병원 원장이 장례식에 가서 자리를 비운 탓에 '에반'의 안락사는 미뤄진다. 누군가의 장례식, 죽음으로 인해 한 동물의 수명이 늘어났다고 해야할까.

  그 이후에 소년은 다시 한 번 더 동물병원에 가보려고 하지만 '에반'을 빨리 보내주기 보다는, 남은 시간을 자신과 함께 보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에반'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소년을 위해 떠난 것일까, 아니면 고통에서 해방되서 싶어서였을까. 

  마지막에 차에 치인 개가 담긴 자루가 나오지만, 거기에 있던 개가 '에반'인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면 그 개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죽기만을 바란 개가 담긴 자루에서 흘러나오는 피. 자신을 걱정해주는 소년을 위해, '에반'이 남긴 유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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