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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ㅣ 슬로북 Slow Book 3
함정임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7월
평점 :
오랜만에 읽은 에세이집,
소설가 함정임님의
<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제목부터 저녁노을 같은 겉표지까지
감성적 분위기가 감도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기차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창가를 보고 나란히 앉아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이야기까지
허심탄회하게 주고받는 느낌.
매일 눈을 뜨고,
감는 순간 자문한다.
왜 쓰는가.
덧붙여, 누가 쓰는가.
소설가들이란
'나는 누구이고,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심하게 흔들린 사람들이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자퇴하고, 예기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나는 누구인가, 운명은 존재할까,
종교는 무엇인가, 무엇이 성공인가..'
끝없는 질문에 흔들렸던
10대 후반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이름을 바꾸는 행위, 그것은
자신의 존재감과 정체성,
나아가 자신의 뿌리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탐색하는 일이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는 20대 초반,
주체적인 인생을 살겠다는 마음을 담아,
내가 선택한 '지윤'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개명했던 게 떠올랐다.
장미는 내가 1년간
타국에 머물던 재작년 가을,
8년 사귄 한옥 목수와 결혼했다.
결혼 소식과 함께
몇 장의 사진을 보내왔는데,
나는 편지를 읽으며
대견함, 기쁨, 사랑, 감동 따위의
추상적인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다채로운 감정에 휩싸였다.
장미와 한옥 목수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몇몇 꿈을 꾸더라도
결국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결혼식을 올렸다.
이름하여 둘만의 들꽃 결혼식.
저자 지인의 진심 어린 결혼 편지와
둘만의 결혼식 부분을 보면서는
내 결혼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우리도 둘만의 결혼식을 했었지..
청혼 편지를 읽고 감동했던 기억이 나네..
나도 셀프웨딩 촬영할 때
지나가던 관광객이 축하해줬었지..'
국내, 해외를 넘나드는
저자의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잠시 멈춰 서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어 좋았다.
조용히 사색하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 (∗❛⌄❛∗)
<작가정신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출처: http://wisdomcouple.blog.me/2213179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