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식객도 놀란 맛의 비밀

식객도 놀란 맛의 비밀 - 5천 년을 이어온 맛의 신비
조기형 지음 / 지오출판사 / 2008년 10월

저는 맛에 대한 관심이 크진 않았습니다. 그저 좋은 사람과 정성스레 차려진 음식을 먹는 것을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솔직히 요즘 새로운 문화로 떠오르고 있는 '맛집문화'처럼 맛있다는 음식을 일부러 찾아다니며 먹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지나친 큰 기대없이 중립적인 입장으로 책을 펼쳐 들 수 있었습니다.

'맛'이란 복잡미묘하고 복합적인 느낌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는 달고 시고 짜고 쓴 혀의 느낌뿐만이 아니라, 음식을 보는 것부터(정확히 말하면 음식을 기다리는 순간부터) 코로 들어오는 음식의 냄새, 식탁에서의 분위기, 입안의 감촉과 혀의 감각, 음식물이 넘어가는 식도에서의 느낌 등을 복합적으로 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맛'이란 지극히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것이 됩니다. 같은 짠맛이고 같은 신맛이라도 나와 타인이 느끼는 맛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재로도 한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모두다 이구동성으로 "맛있다."고 하는 경우는 드문 것처럼요.

사람이 맛을 추구하게 된 것은 생존전략입니다. 물론 사람만이 아니라 양분을 섭취하며 살아가는 모든 생물에게도 해당되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몸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잘 알고 있으며, 그 영양분에 해당하는 맛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기가 먹고 싶은 것은 '단백질이 부족하니 먹어달라.'는 신호이고, 상큼한 채소나 과일이 먹고 싶은 것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필요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우리의 식습관은 몸이 내보내는 미묘한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 신호는 다시말하지만 "생존전랙"인 만큼 나의 몸에 관심을 기울여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몸이 원하는 영양이 담긴 맛을 알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음식을 통한 맛의 경험또한 중요합니다. 그러나, 어릴적부터 우리에게는 그다지 많은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고 주로 가정의 식습관이 대물림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결과 한가지 영양의 지나친 편중이나 부족이 질병을 대물림하거나 체형이나 성격을 물려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유전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실재로는 습관에 의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벌써 포기하는 것은 이릅니다. 우리의 몸은 대체로 25세를 전후로 해서 다양한 맛을 즐기기를 특히나 좋아하고 35세 정도가 되면, 다양하고 익숙치 않은 맛을 경험하는 것를 그다지 원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대체로 그 기간동안은 맛을 통한 나의 성격이나, 체형 등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고 하니 잘못되었다고 하는 식습관은 하루빨리 바꾸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습관을 통해서 성격이 결정된다니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격이 급하면 빨리 먹는다든지,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 음식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는다든지, 끊고 맺는 결단력 있는 사람이 군대식으로 먹는다든지 등은 성격이 만들어 낸 음식 먹는 습관이다.(P.23)" 그리하여 우리의 음식의 기호는 대체로 가족의 것을 따르므로 가족과의 분위기라는지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게 됩니다. 또,  같은 민족도 대체로 비슷한 음식을 즐겨 먹으므로(우리나라의 김치, 된장 등의 발효음식이나, 인토의 카레, 서양의 스테이크 등) 음식에 의해 한 민족의 문화가 결정되고 이어져 내려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음식의 맛이란 중요하고도 큰 시사점을 지닙니다.

맛의 힘이 이렇게도 크다는 것을 알았으니 우리의 달라진 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항상 나의 몸의 신호에 관심을 기울이며, 나의 성격이 옳지 못한 방향으로 나가지 않도록 식습관에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음식의 소중함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이야 말로 어떠한 명약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마음상태에 따라서 나의 몸이 받아들이는 것 또한 천지차이임을 잊지 말고 항상 기분좋은 식사시간이 되도록 노력하며, 하루 세번(대부분 식사는 하루 세번이므로)은 꼭 행복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도록 하야야 겠습니다.

맛에 대한 훌륭한 저자의 생각이 나의 삶도 한결 행복하게 바꾸어 줄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음식에 대한 감사하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저자에게도 감사하는 바입니다.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명심하고 바른 성품, 건강한 몸을 위해 나의 몸과 소통하겠습니다.

내용은 아주 감명깊고 훌륭하였으나, 전문 작가의 글이 아니라서 그런지(아니시라면 죄송합니다만) 글이 매끄럽지 않아 읽기가 조금은 힘이 들었습니다. 한 문장의 호흡이 너무 길어 가끔씩 주어와 서술어가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있거나(돼지머리에 소꼬리인 것 처럼), 피동&수동의 관계가 어색한 곳 등 잘못된 어법이 발견되었습니다. 제가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일지도 모르나, 일단 서평이라는 것이 책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생각되어 이렇게 씁니다.  저 또한 많이 부족한 서평을 해 놓고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