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나이 마흔에는 결심을 해야 한다 - 전직 CEO 인생선배의 36가지 충고
김종헌 지음 / 정신세계원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전직 CEO 인생선배의 36가지 충고'라고 씌여진 책표지 밑 작은 글씨들을 보고는 책을 읽기 전에 거부감을 느꼈던게 사실이다. '아, 이거 또 나처럼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잘나고 똑똑한 상류층 부류의 잘난 이야기가 펼쳐지겠구나'라는 생각때문이었다. 나와 너무 다른 세계 사람의 이야기는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과의 생활수준이나 사고수준의 차이를 극복하고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는 선입견 때문이리라. 그런데 책장을 넘겨 가면서 단순히 훌륭한 분의 성공 스토리만은 아니구나라고 느끼게 되었다. 내가 남자나이 마흔은 아니지만, 40대 초반의 한 사람으로서 새겨들어야 할 점과 배워야 할 점이 무수히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답게 산다는 것의 가장 중요한 요체는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선택하여 책임을 지고 즐겁게 하며 사는데 있다.(p.48)라는 대목에서 저자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모두 여섯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번째 part1 남자의 사추기, 마흔에 필요한 건 방황이 아니라 '꿈'이다 에서는 인생 2막을 위해실현 가능한 꿈을 설계하고, 많은 꿈 보다는 단순한 꿈을 갖도록 권하고 있다. 저저와 그의 아내는 북카페를 노후의 꿈으로 삼은 뒤 10여 년 이상 장소 물색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일이년도 아니고, 10여년 이라니... 구체적인 꿈을 갖고 얼마나 오랜시간 철저히 준비를 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음과 같은 구절들, 마흔에 구체적인 꿈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지 않으면 결국 겁먹은 포수로 늙어갈 확률이 높다. 목표물인 사냥감을 향하여 잔뜩 긴장하여 총을 겨누고 장전은 하고 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늘 방아쇠를 놓고마는 겁먹은 포수말이다.(p.40) 라든가, 누구든 만족할 만한 인생 2막을 설계하기 우해서는 우선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동안 잃어렸던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p.48)라는 부분은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우리가 새겨들어야 한다. 


part2 자녀와 나는 정류장이 다르다에서 저자는 부모들이 그들의 노후와 현재의 삶까지 희생해가면서 자식 뒷바라지 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이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과잉투자하는 것을 그들의 허영이며 자기만족으로 본다. 그의 자녀관은 결국 자식은 자식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각자의 방식으로 뛰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자식 역시 늙은 부모를 업고 뛰던 시대는 지났으까.(p.100)라는 대목에서 명쾌하다. 나와 정류장이 다른 자식을 위해 부모가 할 일도 제시해주고 있다. 독서하고 공부하는 집안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근면함과 정직함과 같은 가풍을 만들어 실천하는 일 등이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나는 이름 석 자보다 중요한 것이 후대에 좋은 습관과 길이 새길 가풍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p.117)라는 말은 부모로서의 내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part3 아내와 사이만 좋아도 굶어 죽지는 않는다에서는 인생 2막 설계에 있어 배우자와 젊은 시절부터 노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것을 권하며, 부부란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보고 걸어가는 동반자'(p.134)임을 잊지말라고 당부하고있다.


 part4 몸값 관리는 늙어 죽을 때 까지 해야 한다에서는 시관 관리, 인격완성을 위한 성공 습관, 인맥관리의 중요성 등을 언급하고 있다. 자기 몸값관리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 삶을 사는지를 엿보고서 게으르고 평범한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개된 인맥관리법 중에서 정 불편한 상대라면 경이원지, 즉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도 가까이하지는 않는 관계 정도만으로 유지하라.(p.185)는 부분이 솔깃하다. 살면서 최소한 적을 만들지 않을 좋은 방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part5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나머지 인생이 서러워진다에서는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더 늙어 자식과 주위사람들에게 부담스런 존재가 되지않기 위해서 건강관리는 필수라고 제시한다. 남에게 폐가 되는 노년은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게 사실이다.


 part6 홀로 즐기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에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풍요롭게 할 수있는 종교와 취미생활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우리를 (종교를 초월하여) 기도하는 삶과 봉사하는 삶으로 이끌고 있는데 나또한 노년에는 그렇게 살고 싶고, 그렇게 사는 것이 인격적으로 성숙한 삶이 아니겠냐는 결론에 다다르게 한다. 그렇게 사는 노년이야 말로 그의 말대로 '막을 길 없이 저물어 가는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길'(p.241)이기도 할테니까.

   

   결국,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인생 후반부를 자신이 선택한 일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먼저 경험한 선배부부의 이야기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느껴지는 이들 부부의 생활은 열정은 있으되 마음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도시의 화려함은 없지만 전원의 소박함과 따스함으로 인생이 더 풍요로워보인다. 그렇게 되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설계했는지를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그리고 바로 그 준비를 차근차근 해야 할 나이가 바로 마흔 시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인생후반부 삶을 위한 가이드 북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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