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다는 말이 그토록 잔인하게 쓰일수 있다는 걸 지난 몇 년간 반복해서 알았으니까 '아직도' 기억하냐고 묻는 이들이 있어.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제 그만 잊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해.
잊지 않고서, 잊지 않을 힘으로 또박또박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p 140
2020년 6월 16일 부터 공개되지 않은 2024년 10월 16일까지 50편의 글을 담은 참 무겁게 읽어내려 간 책 『월간 십육일』
책을 받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지만, 참으로 힘겹게 완독했다.
기억하는 것만으로 무너져 내리는 슬픔으로 가득한 했던 그날에 대한 이야기들.
"누군가의 마음에 의도치 않은 유리 조각 끝을 겨누는 것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지는 자꾸만 길을 일게 되는 그런날,
그럼에도 말해야 하고 말해져야 하는 날 4월 16일."
김연덕 작가의 말처럼 4월 16일은
그 날의 슬픔이 많은 이들에게 무겁고 아프게 남아있다.
하지만 멈출 수 없고 지울 수도 없다.
헤어진 연인들도 어느 날 불쑥, 길가다 문득,
비슷한 향기, 함께 들었던 음악, 이렇게 사소한 기억들에 쉽게 무너지곤 하는데 자신의 목숨처럼 애지중지했던, 자신의 삶 일부였던 꽃처럼 아름다운 아이들을, 청춘들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유도 없이 떠나 보내야 했던 이들의 마음이란 과연 가늠이나 될까.
십년이 지나든 몇 십년이 지나든 상관없이 불쑥 쏟아지는 슬픔일 텐데 그 어찌 애도의 기한이 있을수 있을까.
떠나는 사람은 떠나는 자리를 잡고, 배웅하는 사람은 배웅하는 자리를 잡도록..이란 태재 작가의 말처럼
더 이상 이유없는 죽음이 있지 않기를.
더 이상의 참사가 있지 않기를.
그래서
기억하고 또 기억합니다.
잊기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