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십육일 -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 에세이
4·16재단 엮음, 임진아 그림 / 사계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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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책표지와 십육일이란 숫자, 노란리본

그것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기에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었다.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과 무거워지는 눈가.

기억하겠다 하면서 쉬이 기억을 열기가 무서운 그 날의 기억.

4월 16일


왜 사회는 가장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크나큰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발전해왔을까?

그 책임을 모두 조금씩 더 나눠졌으면 좋겠다.

한 사람이 말하면 다음 사람이 이어 말하고 어깨와 어깨가 촘촘히 맞닿았으면 하고 바라본다. p 49

언제부터일까.

크나큰 참사들이 굵직하게 마음의 상처를 만들어내고.

그 상처가 하나가 아닌.

이해할 수도 없는 것들이 쌓여간다.

왜?

슬픔으로 가라앉은 이들에게

날선 말들과 거친 프레임을 씌워

무겁디 무거운 짐을 매다는 걸까.


지겹다는 말이 그토록 잔인하게 쓰일수 있다는 걸 지난 몇 년간 반복해서 알았으니까 '아직도' 기억하냐고 묻는 이들이 있어.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제 그만 잊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해.

잊지 않고서, 잊지 않을 힘으로 또박또박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p 140


2020년 6월 16일 부터 공개되지 않은 2024년 10월 16일까지 50편의 글을 담은 참 무겁게 읽어내려 간 책 『월간 십육일』

책을 받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지만, 참으로 힘겹게 완독했다.

기억하는 것만으로 무너져 내리는 슬픔으로 가득한 했던 그날에 대한 이야기들.

"누군가의 마음에 의도치 않은 유리 조각 끝을 겨누는 것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지는 자꾸만 길을 일게 되는 그런날,

그럼에도 말해야 하고 말해져야 하는 날 4월 16일."

김연덕 작가의 말처럼 4월 16일은

그 날의 슬픔이 많은 이들에게 무겁고 아프게 남아있다.

하지만 멈출 수 없고 지울 수도 없다.

헤어진 연인들도 어느 날 불쑥, 길가다 문득,

비슷한 향기, 함께 들었던 음악, 이렇게 사소한 기억들에 쉽게 무너지곤 하는데 자신의 목숨처럼 애지중지했던, 자신의 삶 일부였던 꽃처럼 아름다운 아이들을, 청춘들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유도 없이 떠나 보내야 했던 이들의 마음이란 과연 가늠이나 될까.

십년이 지나든 몇 십년이 지나든 상관없이 불쑥 쏟아지는 슬픔일 텐데 그 어찌 애도의 기한이 있을수 있을까.

떠나는 사람은 떠나는 자리를 잡고, 배웅하는 사람은 배웅하는 자리를 잡도록..이란 태재 작가의 말처럼

더 이상 이유없는 죽음이 있지 않기를.

더 이상의 참사가 있지 않기를.

그래서

기억하고 또 기억합니다.

잊기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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