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미디어 연구서

미디어의 성과 상 - 여성 커뮤니케이션 연구총서 5 ㅣ 나남신서 261
한은경 외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9월

대학에서 여성학과 미디어 연구를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어로 된 교재이다.

그동안 영문 교재나 연구들을 번역해서 책으로 출간되어 왔지만, 한국의 실정에도 맞지 않고(드라마나 광고 등 미국 미디어 내용을 다룬 이야기라 대부분 이해하기도 힙들다) 용어도 어려워 학부생들에게 읽힐 교재로는 적당한 것이 없었다.

이 책을 보면서 교재로 쓸 수 있는 책이 나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챕터의 구성 자체가 교재의 형식을 따르고 있고 국내의 여성 미디어 연구자들이 스스로 쓴 연구들이라 한국적인 상황에 적합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챕터들을 살펴볼 때 여전히 여러 공저자들이 함께 저술한 책의 단점을 읽을 수 있었다. 어떤 챕터의 경우 매우 진지하고 열정적인 저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지만 어떤 챕터는 도식적으로 너무나 뻔한 내용을 채워넣은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형식으로는 교재로 기획된 것으로 보이나 아직 내용면에서는 매우 충실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 나의 총평이다. 그러나 대학 학부교재의 수준으로 볼 때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더 많은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기본 교양 교재라는 점에서는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