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모멘트 아케이드 + 테세우스의 배 + 그 이름, 찬란 + 네 영혼의 새장 + 트리퍼
황모과 외 지음 / 허블 / 202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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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가 지망생 관점에서 감상 후 느낀 내용을 적어본다.  

아울러 인고의 과정으로 세상에 내놓은 작품을 무차별 난도질 한 것에 대해서는 각 작가분들에게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별점은 주관적인 느낌을 계량화 한 것일 뿐이며, 별 5개 만점) 


■ 모멘트 아케이드 ★

- 다른 사람의 체험적 감정을 데이터화하여 체험해보는 발상은 솔직히 SF를 많이 접한 나로써는 그다지 기발해 보이지 않음.

- 스토리보다는 미문에 힘쓴 느낌이 강함.

- 스토리가 미문의식이 강한 문장에 가려 인과관계를 이해하기가 가끔 어려워 자주 뒤돌아가 반복해서 읽는경우가 많음. (내가 난독증일수도) 

- 언니란 등장인물의 개연성없이 갑작스런 캐릭터 아크 비약(부정적인 이미지->헌신적 이미지)이 당황스럽고 이로인해 해당 부분이 작위적이고 스토리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느낌을 줌. 

- 주인공의 정서적 좌절의 객관적 상황배경은 머리로는 이해되나 공감은 안감.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없이 그냥 자포자기 하고 비관적인 행동으로 일관하는 인물이기 때문인듯함. 즉 매력적인 주인공이 아님. 독자가 응원할수 있는캐릭터 구상은 실패한것으로 보임.

- 왜 하필 의식불명자가 언니와 동업하도록 설정하고 동생도 막판에 의식불명자로 설정해 버리는 것인지 좀 납득이 안됨.

- 결말부분도 이해가 안되어 다시 뒤돌아가 읽게됨. 아무래도 미사여구로 꾸민 문장들에 작품 의도가 계속 가려져서 명쾌한 전달이 안된 원인이 큰듯함.


기본기는 어느정도 있다 보여짐, 하지만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다지 대상작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음. 

  


■ 테세우스의 배 

- 이야기 전체적으로는 큰 서사를 그리고 있기 때문인지, 배경과 상황설정에 대해서 내면적사색과 설명하는 부분이 정말 너무 자주 그리고 장황하게 나와서 루즈한 부분이 많음.  이때문에 사건이 묻히고 지루한 느낌을 주며, 마치 장편소설의 설정집을 보는듯한 인상을 자주 받음.

- 소개하는 작중 개념들이 다소 복잡하고 이해에 혼란스러운 데가 있어 가독성이 떨어짐

- 플롯은 안보이고 스토리만 있음. 정말 이 작품은 본래 스토리 설정집이 아니었나 싶음.

- 주인공이 죽기위해 게토로 갔는데 어떤 구체적인 설명없이 뜬금없는 수도사가 되고, 갑자기 개연성없이 목표가 별도의 독립체로 사는것으로 바뀌는등 주인공의  캐릭터 아크가 타당한 이유없이 뜬금포로 바뀌는 전개 남발.

-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읽게 만드는 긴장감이나 호기심을 유도하는 장치가 거의 없어 읽는 내내 뒷이야기가 전혀 궁금하지 않음. 그 이유는 참으로 장구한 설명으로 소설 거의 대부분을 도배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 스토리 진행상 독자로써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설정과 논리적 헛점이 여러개 보이는데 일일히 언급하지 않겠음. 약한것 하나만 든다면 시스템의 취약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한줄로만 설명되는 '금속패치'가 소도구로 등장하는데 이것을 사람한테 붙였더니 사람이 갑자기 죽어버리는 살인패치가 되는 장면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음. 이 패치가 이런식으로 인명살상에 쓰일수 있는 무기라는 설명이나 암시를 눈치챌 독자는 아무도 없음.

- 마지막에 원본을 만나게 되어 진실이 소개되는 장면도 그다지 개연성이나 인과관계 없이 너무 갑작스러워 그저 놀랍다기 보다는 '이게 뭐지?'라는 기분만 느끼게 함. 

- 수도원에서 야곱의 등장은 개연성 보다는 스토리 구성상 필수로 등장시켜야 하는 '조력자' 캐릭터를 억지로 우겨넣은 느낌이 들어 억지스럽고 뜬금없다는 느낌만 듬.

- 결말에 타임루프로 보이는 설정은 스토리 맥락상 왜 넣었는지 그 의도를 알수 없음. 놀라운 반전을 노린 작가의 의도일수도 있겠는데 굳이 안넣어도 되는 단락이며, 오히려 넣으니까 안그래도 작위성으로 도배된 작품이 더 작위적으로 느껴져 거부감만 듬. 

- 마지막에 '작가노트'부분을 보니 미완성 장편분량을 중단편분량으로 줄였다는 작가의 회고를 접하고나서야, 이 작품이 내가 추측한대로 플롯없는 스토리만 있는 설정집 이었음을 확신함. 


어떻게 이런 작품이 우수상을 탈수 있었을까.. 

심사위원들이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 설정집을 수상작으로 선정한걸까?

개인적으로는 가작도 어림없는 작품임. 본심에 올라갔지만 아쉽게도 떨어졌다는 수많은 작품들은 이보다도 못한 작품이라는 뜻인데... 도대체 다들 얼마나 못썼길래.. 도무지 이해불가임.

 


■그 이름, 찬란 

- 아무리 문학적 허용을 폭넓게 용인하고 SF의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선다 해도 아득한 미래세계에 우주를 항해하는 초거대함선에 탑승하여 곧죽을지 살지 알수없는 전투에 투입될 예정인 군인들이 한참 철지난 구시대 유물인 연극에 몰두한다는 설정이 과연 현실성이 있나 의구심이 들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어 감정이입이 힘듬.

- 주인공 권유나의 주변인물인 카오루,랑,영의 성별을 추측할수있는 암시가 거의 없어 캐릭터 상상을 통한 스토리이입에 장애가 있음.

  권유나는 이름이 여자이름이라 소개되자마자 여자로 대충 추측이 가능했으나, 카오루라는 인물의 경우 카오루가 여자친구를 소개했다는 서술에서 이사람은 남자이구나 싶더니, '카오루처럼 참한 아가씨'라는 묘사에 혼란이 옴. 남자이지만 참한 성격이고 이를 닮은 여자친구라는 뜻인가? 결국 동성애였다는 뜻으로 일단 이해하는 것으로 합의하고,(그이후로도 남자다, 여자다 뚜렷한 명시는 없음) 

그외, 랑,영은 끝까지 성별을 판별할수 있는 암시나 설명이 없음.  

 요즘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사회정서가 문학에도 반영되고, 이에따라 남녀의 전통적인 역할구분이나 정형화된 이미지의 섣부른 남용을 경계하는 민감한 정서가 유행하는듯 한데, 개인적으로 이는 작품감상을 오히려 방해하는 부작용을 유발하는것 같아 우려스러움. 

 글로만 봐서는 이게 남자인지, 여자인지 도무지 알수없는 작중인물들의 대사와 행동때문에 성별적 특성을 감안한 공감과 감정이입이 오히려 방해되고 있음. 

 그렇다고 대사도 남녀의 특성을 반영한 대사처럼 느껴지지도 않아 캐릭터 별로 개성이 안느껴지고 모두 무미건조한 중성캐릭터들 아니면 사람이 아닌 로봇을 보는 느낌이 들었음. 

 페미니즘의 근본사상을 깊이있게 전달할 깜냥이 안된다면 좀 이런 어설픈 페미니즘 컨셉시도는 안했으면 함. 독자는 등장인물에 가장 관심을 가지는 만큼 이런 모호함으로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남자면 남자, 여자면 여자 확실하게 구분해서 알려주면 좋겠음. 

 -남녀혼성군이 곧다가올 죽을지도 모를 전장터로 투입될 운명으로 인한 공포와 스트레스를 동성애, 이성교제, 마약, 술, 섹스 등으로 해소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을 보고 과연 이 작가가 군대 현역복무를 한 경험이 있는지 의심이 들어 실소를 자아내고 설득력있게 와 닿지도 않으며, 그가운데 또하나의 해소책이랍시고 내놓은 연극이라는 고색창연한 탈출구는 위의 자극적인 해소방안들에 비해 결이 달라도 너무 달라 작위적 비현실성이 더욱 가중되고, 작가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져 작품을 읽어야할 가치를 급격히 상쇄시킴. 

- 작품내에서 군부대내에서 동성애관계가 종종 언급되고, 주인공도 동성애 성향이 있음이 소개되는데 개방적인 연애관과 다양성에 대한 포용은 개연성을 전재로 소개되어야 타당성을 가지는 것임에도, 아무런 개연성 없이, 안그래도 현실성 없는 남녀혼성전투부대에 동성애를 남발하는 설정도 대다수 독자(특히 군필자)들에게 반감을 유발할 우려. 

 그리고 군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독자(특히 여성,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군대이미지를 각인시킬수도 있는 위험성을 작가는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하지 않나 싶음. 

 상상의 공간이니까 경이감을위해 그런 설정도 허용될수 있다고 할수도 있으나, 상상도 상식선에서 허용되는 것이지, 상상이라고 아무것이나 다 같다 붙이면 그건 경이감이 아니라 무책임한 황당함임. 

- 아틀라스호와 남녀혼성군이 지구를 탈환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멀고먼 항해를 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주된 관심 떡밥으로 독자에게 제시된줄 알았는데,  이에대한 궁금증 해소보다는 죽을지도 모르는 전투를 앞둔 군인들이 연극에 몰두한다는, 개연성도 없고 별로 궁금하지 않는 내용으로 온통 도배함으로써 이야기 전개에 맥아리가 빠짐, 즉 독자의 의식흐름과 관심사를 무시하고 작가가 하고싶은 이야기만 혼자서 떠들고 있음.

- 작품 전반적으로 굳이 행성간 전투에 투입되는 우주전함과 생사를 넘나들 운명인 군인들이라는 배경상황 설정까지 할 필요없이 그냥 현시대에 대학캠퍼스를 배경으로 스토리를 끌어다 놔도 전혀 이질감 없는 내용에 전달하려는 주제나 내용도 그다지 크게 바뀌지 않을거 같음. 

 그런데도 굳이 SF라는 장르를 이토록 억지스럽게 걸쳐놓은 이유가 뭔지 의문, 차라리 오래전에 떠난 지구를 패키지로 여행가는 사랑의 크루즈선과 남녀혼성 승객들의 애정행각을 배경으로 작품을 쓰는게 낫지 않았나 싶음. 

- 내용중에 의식을 새몸에 주입하여 13세 소녀가 되었다는 사령관이 느닷없이 등장하여 수십만 지구원정대 장병들에게 일장연설을 하는데 이런 의미없는 무리한 설정을 느닷없이 시도해야할 필연적인 이유는?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이런 뜬금없는 소도구 배치의 의미는? 

- 작품내 오류가 있음. 첫 대목에서 함선내 무중력상태에서 주인공과 주변인물이 유영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무중력상태와는 전혀 안맞는 상황으로 이야기를 전개함. 예를 들면 토사물을 담은 양동이라던가, 정원 풀밭에 누워있다던가... 그렇다고 해당공간만 어떤 특별이유에 따른 별도의 무중력 공간이라는 소개가 따로 있는것도 아니고, 그 장면에서 묘사되는 공간이라는 곳도 맥락상 특별히 무중력 공간일 필요도 없는 곳임. 이 허술함이 작품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완독을 포기하고픈 욕구를 자극함.

- 아무리 소설속 군대라 하더라도, 군대라는 특별한 조직체의 기본적인 속성은 상식선에서 유지한 상태로 독특한 설정을 가미하는게 옳지않나 싶은데, 등장인물들이 군대내에서 계급을 무시하고 무슨 대학교 친구들마냥 서스럼없이 반말쓰며 어울린다 설정을 시도하는 작가의 의도는? 독자에게 어떤 감정선을 유도하기 위한 설정인지? 아무리 SF라 하더라도 이런 기본적인 현실감각까지 무시해버린 설정을 베이스로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은 독자입장에서는 경이감 보다는 어처구니 없음이 더 크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 "그 이름, 찬란"이라는 제목, 도대체 이 제목의 의미는? 지구를 탈환하기위해 전투에 투입된 주인공에 지구에가서 전투 직전에 왜 뜬금없는 감상에 빠지면서 "그이름, 찬란"이라고 무슨 음유시인처럼 뇌까리는지 도무지 감정이입이 안됨. 물론 작가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주인공이 가진 지구에 대한 동경심을 계속 애써 그려오며 마지막에 화룡점정을 찍으려하는 의도였으리라 짐작은 가는데, 내가 그동안 본것은 위에 설명한대로 온통 납득안가는 곧 죽을지도 모르는 군인들이 연극에 몰두한다라는 참으로 유별나고 기이한 상황과 남녀 군인간의 동성애, 섹스, 이성교제,술판으로 당나라부대보다 더 군기 개판된 남녀혼성부대 등 맥락없는 자극적 소재로 범벅된 이미지뿐이라 전혀 공감이 안감. 이렇게 제목과 내용의 연계성이 없어보이는 소설은 난생 처음임.  


아아, 심지어  대학 문창과에서 소설을 배운다 해도 이렇구나.. 

나 같은 비전공자가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혼자 독학하면서 고작 작법서 몇권을  마르고 닳도록 보면서 고독하게 습작 몇개 하는거 가지고는 등단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하는거구나... 


하아... 너무도 절망스럽고 우울하다. 



■네 영혼의 새장 ★☆

- 사실 2인칭시점의 소설은 내생전 처음 읽어보는데 이렇게 답답한 느낌인줄은 몰랐음. 안그래도 스토리가 명확하게 전달되는 느낌도 아닌데다가  단순한 상황까지 맥락없는 명사,동사, 형용사를 동원한 과도한 은유와 묘사로 도배하여 서술하는 바람에 무슨 어설픈 현대시를 읽는 느낌에 장면이 구체적으로 상상이 안되서 답답함이 더욱 가중됨.

 굳이 2인칭 시점을 써야할 이유가 없어보이는데도 기성작가도 아닌 이제 갓 등단을 노리는 초심자 입장에 이처럼 답답한 2인칭시점을 무리하게 시도한 이유는? 

- 초반 10페이지 정도는 이게 뭔소리인가 한참을 생각하며 왔다갔다 페이지를 오가며 반복하며 읽음, 개인적으로 이런 몽롱한 몽환문체를 싫어하는 편이라 초반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음. 

 경험상 이런 문체를 대부분 여성작가들이 주로 선호하던데 왜 이런 가독성 떨어지고 거부감만 생기는 문체를 쓰는건지 항상 의문을 갖고 있음. 개인적인 생각은 결국 자기만족 때문에 그러는거 아닌가 싶음.

- 주인공이 입양되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자신만의 삶을 희망하게되고, 어떤 악의적인 의도로 뇌에 전극삽입이 이루어졌다고 깨닫는 일련의 성장 과정이 어떤 사건에 의한 뚜렸한 인과관계없이 혼자만의 사색에 의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구성의 빈약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그 내막도 쉽게 예측이 되버려 긴장감과 갈등도 전혀 없음.

- 결말에 의외로 나름 반전을 숨겼는데, 어떻게 보면 독자에게 충격적인 상황으로 충분히 발전시킨다면 이 소설의 부정적 이미지를 단번에 역전시킬수있는 제법 그럴듯한 아이디어임에도 저렇게 맛탱가리 없이 죽을 쒀버리니 그저 안타깝기만 할 뿐임. (자세한 설명은 스포일러가 될까봐 직접 보시는게 좋을듯..)

- 미스테리 요소를 도입했다면 사건간 인과관계를 통해 논리적 타당성을 부여하다가 의외의 반전으로 비밀이 밝혀지는 긴장감 있는 구조를 쓰는게 아니고, 누가 알려주는 단서를 가지고 혼자만의 사색(그것도 논리적 사색도 아니고, 그 단서를 보자마자 독자도 쉽게 예측가능)에 의한 결과로 음모의 실체가 드러난다는 이런 생전 듣도보도 못한 정말 재미없기 짝이 없는 플롯을 사용하고 있는걸 보고 과연 플롯을 공부한 작가인가 아니면 스티븐 킹처럼 플롯을 무시하는 작가인가 의구심이 들었음.

- 어떤 부잣집 입양되는 고아 여자아이, 일에 바쁜 양아버지, 죽은 아이를 그리워하며 무한사랑을 보여주는 양엄마, 풍족한 삶을 공짜로 얻어 공주같은 삶을 누리는 데도 전혀 행복하지 않음. 여자아이는 그럴만한 과거가 있음.  이런 7~80년대 TV문학관시절에 이미 사골처럼 사용된 진부한 클리세를 21세기 창작 SF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또 같다쓰는걸 보고 허탈함이 밀려옴.

- 마지막 결말은 인상적인 느낌을 낯설게 줘야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린 나머지 너무 허겁지겁 마무리해 버린 초보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임. 작가가 어떤 감정선을 의도했는지는 모르나 나는 "뭐야, 이게 끝이야?"라는 느낌만 받음. 


이렇게 짧은 단편작품 안에서도 시점선정 실패, 가독성 떨어지는 문장, 과도한 미문의식(어설픈 현대시 쓰기) , 클리셰 답습, 빈약한 플롯. 결말 처리 미숙 등등.... 

이 작가는 어디서 작법을 배운건지 독학하고 있는 나처럼 수련해야 할게 무수히 산적해 있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등단 으니 어쨌든 부러울 뿐임.


그래도 이런 수준으로 기성작가로써 작품활동을 시작 한다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워 보이니 작가 본인을 위해서라도 작법스타일에 대한 좀더 객관적인 고민과 수련의 시간을 거친 뒤에 작품활동을 하시는게 좋을듯 함. 



■트리퍼 

-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에 있는 작품중 가장 괜찮다고 느껴진 작품이며 개인적으로 소재가 매우 흥미로웠음.

- 스토리 전개가 선명하고 쓸데없는 현대시 낯설게 하기 미사여구 남발로 문장의미를 안개처럼 덮어버리는 뻘짓은 거의 없음에도 문장의 매끄러움은 살아있음. 나는 이런 작품을 선호함. 어설픈 문단소설 흉내는 안했으면 좋겠음. 이건 장르문학임. 

- 소재도 좋고 아이디어도 훌륭하고 대사, 문장, 묘사 모두 매끄러움. 내가 보기엔 최소 우수상정도 되어야 할 작품인데 다소 안타까움.

- 그러나 결말이 좀 느닷없는 느낌임. 스포일러가 될까봐 언급은 안하겠음. 이런 결말은 왜?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맴돌기만 함. 이제야 사건이 해결되는가 보다 싶은 지점에서 갑자기 끊나버리니 놀라움 보다는 그저 몹시 당황스러울 뿐임. 애초부터 이런 결말에 대한 단서나 암시가 전혀 없기 때문임. 

- 이렇게 이야기를 서둘러 마무리 해버리는 통에 작가가 독자에게 던져놓고 회수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가버린 아래와 같은 떡밥이 있음. 

  1.주인공이 아버지한테 수영조련을 받으며 격려받는 장면은 과연 이 스토리에 어떤 역할을 하는건지?

  2. 주인공이 아버지를 죽였을수도 있다는 암시가 나오는데 왜 죽여야 했는지? 납득할만한 배경사건은? 그리고 이 과거가 스토리에 기여하는 의미는?

  3. 주인공 어머니가 자살하는 이유는?

  4. 주인공이 트리퍼링 하며 단서를 찾아낸 본래 살인사건의 내막은? 

  단편소설이라는 지면의 한계에 이런 많은 부분을 생략한듯 하지만 1막에 총을 보여줬으면 3막에서는 총을 쏴야하는데 저 많은 떡밥을 던져서 독자를 유인해놓고 무책임하고 셔터내리고 도망가버리면 이건 독자기만이 아닌가 싶음. 읽고나서 찝찝한 기분을 지울수 없음. 

 저 떡밥들을 보강하여 독자들에게 납득할만한 답을 보여주면서 중편분량으로 집필하였으면 더욱 흥미로운 작품이 되었을거 같음. 


 이 작가는 차기작이 좀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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