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서큐버스는 참회하지 않아 2 - S Novel
오리구치 요시노 지음, 이연승 옮김 / ㈜소미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일단 내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주인공들이 사는 마을에 '이단 심문관'이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

 

사실상 '악마'로 분류되는 서큐버스를 교회에 들였으니,

 

자칫 잘못하다간 이단으로 몰려 고문, 처형당할지도 모르는 일!

 

그렇게 이단 심문관 앞에서 서큐버스 '실바'의 정체를 숨기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이 마물, 저 마물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스토리다.

 

 

1권에서는 '한 권이나 시리즈 전체로 이어지는 메인 스토리가 없다'라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이번 권에선 한 권 내내 이단 심문관에 대한 스토리가 중심을 이루고

 

결말과 최종전도 이단 심문관과 엮이는 덕분에 구성 면에선 발전된 편.

 

 

그리고 이건 사적인 부분인데,

 

등장하는 마물 소녀들의 인외 속성이 더욱 짙어졌다! 그래서 좋다!

 

작가님 본인도 후기에

 

'어느 정도로 몬스터를 표현해야 독자 여러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인외 수준이 높을수록 여성스러움보다는 혐오감이 앞서지는 않을까.

서큐버스처럼 뿔과 날개가 돋은 정도는 코스프레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적어놓으신 것처럼,

 

하반신이 뱀, 말, 거미 등으로 묘사된 인외 소녀는

 

독자들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나야 물론 극호하는 입장이지만

 

대부분은 불호의 입장일테니, 작가님도 시장성과 대중성을 의식해서

 

1권에 나온 인외 소녀는 전부 인간형이었다. (듀라한은 목이 떨어지긴 하지만ㅋ)

 

하지만 이번 권에선 인외 느낌이 나는 캐릭터가 많다.

 

2장에 등장하는 스핑크스는 하반신이 암사자 몸통이고,

(하지만 일러스트상에선 죄다 상반신만 그려져 있어서 그 사자 하반신을 못 본다 ㅠㅠ 그래도 설정이 그런 게 어디야 ㅠㅠ)

 

3장에 등장하는 운디네는 인간형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물 인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릭터다.

(그렇다고 슬라임처럼 아예 액체처럼 투명하진 않은 게 아쉽군)

 

 

 

 

또한 표지에 서큐버스가 세 마리나 그려져 있는 것처럼,

 

1권에선 언급만 됐던 주인공 '실바'의 친언니 둘까지 등장한다.

 

(반대로 1권에서 가끔 등장했던 교회 동기 고아들의 비중이 사라지긴 했지만...)

 

즉, 여러모로 1권보다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내용이 너무 소소하다...!

 

1장의 이단 심문관 앞에서 어떻게든 서큐버스 실바의 정체를 숨기려 하는 전개는

 

잘만 쓴다면 긴장감넘치고 웃기고 재밌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심문 과정이 너무 늘어져서 지루하고

 

문제 해결도 개그로 때우는 바람에 긴장감이 없다...

 

계속 의문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수상함이 풍겨오긴 하는데

 

그것도 한 두 번이어야지... 너무 길게 늘어져서 호기심보단 답답함만 느껴졌다.

 

 

2장은 귀엽고 모에하고 사랑스러운 스핑크스가 등장했으나

 

내용 전개가 너무 소소하다... 나름 웃기는 장면도 있었고

 

스핑크스의 고민도 무난하게 잘 선정됐음에도 불구,

 

너무 차분하고 소소한 전개 탓에 기대보다 재밌진 않았다.

 

 

3장 역시 소소하긴 마찬가지...

 

그냥 모든 게 다 소소하다. 좀 더 웃기게 만들거나

 

재밌는 전개로 갈 수 있었는데 작가님의 실력이 못 따라주는 느낌.

 

 

주인공 독백으로 상황파악이나 상대방의 태도를 납득하는 서술이

 

너무 자주 나오다보니 이 소소하고 늘어지는 전개가 더욱 지루해진다.

 

 

메인 스토리인 이단 심문관 스토리는 무난했으나,

 

주인공이 심문관에게 의문을 품으면서 뒷조사를 하는 과정이

 

너무 적게 표현돼서 메인 스토리의 강약조절도 덜 된 느낌.

 

 

그리고 뭣보다 아쉬웠던 건 최종전인데,

 

최종보스의 배경 설정은 어둡고, 녀석의 능력도 막강해서

 

작정한다면 잔혹하고 진지한 싸움을 벌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작가님은 그리 하지 않으셨다...

 

그 최종보스를 쓰러트리는 방법이 개그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살인마를 간지럼 태우기로 쓰러트리면 이런 기분일까...

 

우스꽝스러운 방법으로 제압해놓고 결말은 또 진지하게 전개...

 

장르가 코미디인 건 알지만, 그럴거면 애당초 진지하고 잔혹한 설정을 말던지...! ㅠㅠ

 

 

 

 

 

정리하자면,

 

한 권 동안 이어지는 메인 스토리가 없다는 1권의 문제점이 해결됐고

 

인간형 마물 소녀 뿐이던 1권과 달리,

 

사자 하반신의 스핑크스가 등장하는 등 인외 수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메인 스토리인 '이단 심문관' 스토리가 이 한 권 안에 다 해결돼서

 

여전히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가 느껴지지 않는다.  

 

메인 스토리가 없는 옴니버스물이니 하다못해 그 옴니버스 스토리라도 재밌어야 하는데

 

너무 소소하게만 전개돼서 작품을 계속 읽고 싶은 느낌이 없는 것.

 

(하지만 3권 완결이니 사실 이러는 것도 당연한가...)

 

내용이 너무 소소하고 늘어지고 지루하다는 1권의 단점도 해결되지 않았다.

 

최종보스와의 사투는 1권에 비하면 진지하지만,

 

최종보스를 쓰러트리는 방법이 개그라서 결국 그게 그거...

 

 

 

즉, 1권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근원적인 게 해결되지 않아서 제자리 걸음이다.

 

 

그래도 소재는 내 취향이고, 3권 완결인 짧은 책이니

 

일단 다음 권까지 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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