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 옥상에 피는 꽃
미즈 아사토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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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미즈 아사토' 작품들('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 '교복마법 미도리 : 세일러 매직')은

 

당장 알라딘에 올라온 서평만 봐도 알겠지만 혹평이 많다.

 

 

그냥 노잼이라거나, 개그가 너무 소소해서 돈값을 못한다거나...

 

실제로 나도 '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가 애니화된 걸 봤는데

 

기대보다 재밌지 않고 개그는 너무 소소해서 지루했다...

 

 

그런데 이 작가의 단편집인 '남자 화장실에서 썸탄 이야기'가 의외로 만족스러워서

 

이 단편집도 사봤는데, 이것 또한 의외로 만족.

 

심지어 '남자 화장실에서 썸탄 이야기'는 개그 단편집에 가까웠고,

 

밑도 끝도 없는 소재를 쓰거나 어처구니 없게 엔딩을 내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책은 의외로 진지한 로맨스를 다루면서 완결성도 괜찮아서 놀랐다.

 

'이 작가, 노잼 개그만화 그리는 줄 알았는데, 할 땐 제법 하는구나...'

 

하고 잠깐 감탄도 했을 정도다...ㅋ

 

 

각 단편을 평해보자면,

 

 

● 1. 옥상에 피는 꽃 [별점 : ★★★★☆]

쉴 때면 옥상에 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여학생.

 

그런데 그런 자신만의 공간에 침범한 또 다른 여학생과 친구가 되는 이야기.

 

왕따 학생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인연을 만나게 된다는 설정이,

 

이 작가 전 단편인 '남자 화장실에서 썸탄 이야기'와 유사하지만

 

이쪽은 초반만 병맛 개그로 나아가다가 나중엔 제법 평범하고 진지하게 전개돼서 괜찮다.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만드는 방식이 다소 뻔하고 예상 가능한 느낌이긴 했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니 됐군 ㅋ

 

 

● 2. 팍 꽂힌 사람 [별점 : ★☆☆☆☆]

... 간혹 개그만화를 보면 그런 게 있다.

 

작가는 웃기다고 쓴 것 같은데 난 이해 안 되고,

 

읽고 또 읽고 '아... 그런 의미였군' 하고 한 박자 늦어서 웃을 타이밍을 놓치는 만화...

 

이 만화가 그랬다... 하는 짓은 너무 소소하고, 그게 웃기냐면 애매하고...;;

 

 

● 3. 졸업 모라토리엄 [별점 : ★★★★☆]

졸업을 앞두고 선생님, 여학생, 남학생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젠 필요없어진 물건들을 태우면서 나누는 이야기.

 

물건 하나를 태울 때마다 그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면서

 

주인공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알아가는 구성이 재밌다.

 

학교 건물 옆이라는 삭막한 공간에서 낙엽을 태우며

 

졸업,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의외로 씁쓸한 맛이 있는 작품.

 

 

● 4. 둘만의 교실 [별점 : ★★★★★]

발렌타인 데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하려는 한 여학생의 노고를 그린 작품.

 

고백할 타이밍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귀엽고 웃기게만 보였는데,

 

마지막이 의외로 달달함...

 

이 작가, 소소한 개그 만화만 그리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할 땐 한다 싶었던 작품.

 

특히 작가의 말에 적힌 이 작품에 대한 얘기를 읽고 다시 읽어보니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더욱 깊었다...

 

 

● 5. 마지막 불꽃이 꺼지면 [별점 : ★★★★☆]

강 둔치에서 그림을 그리는 남자와, 근처에서 외로이 놀던 소녀. 

 

우연히 서로를 만나 친해진 두 사람의 이야기.

 

남자 시점으로 전개되면서 소녀에게 이 일, 저 일이 생겼음을 알아가는 전개 덕분에

 

남자가 소녀에게 느꼈을 친근감, 애정이 점점 커지는 것이 내게도 느껴졌고

 

그래서 결말이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본 단편집 작품들 중 가장 오래 전에 나온 작품이라(2009년도)

 

아직 작가의 그림 실력이 미숙한 탓인지, 배경이 덜 그려지거나

 

선 처리도 약한 느낌. 하지만 그 덕분에 쓸쓸함이랄까,

 

그런 게 더 강렬하게 와닿아서 오히려 좋았다.

 

 

● 6. 우니메이트의 왕자님 [별점 : ★★★★☆]

애니메이트에 단기 알바를 하면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 정도.

 

재미난 점은, '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는 서점 직원이라는 직업 설정과 무관하게

 

그냥 일상 모에 개그물, 주인공들이 코미케에도 참가하는데,

 

이 작품에선

 

'서점 일이라는 게 사실 책을 나르는 중노동의 반복. 허리통증은 일상다반사'

'바쁜데 코미케 참가할 시간이 어딨나'

 

라면서 현실적이다 ㅋㅋㅋㅋ

 

대화로 미루어볼 때, 결말은 새드엔딩이 아닌 것 같은데

 

연출 탓인지 마지막 장면이 왠지 쓸쓸하다.

 

 

 

 

결론은, 의외로 절반 이상의 작품이 쓸쓸한 결말을 맺는 단편집.

 

노잼, 별로 안 웃긴 소소한 개그물만 그리는 작가인줄 알았는데

 

이 단편집 덕분에 다시 봤다. 다른 단편집도 번역, 정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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