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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희 2 - The Lead in My Heart
타카도노 마도카 지음, 김애란 옮김, 에나미 카츠미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1권과 비교하면 많다면 많게, 적다면 적게 차이를 보이는 2권.
우선 개그나 모에가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없지는 않은데,
이야기가 꽤 진지하고 길게 이어져서 초반 이후엔 개그, 모에가 나올 틈이 없는 편.
필자는 모험물이든 뭐든, 은연중에 로맨스가 끼는 걸 좋아하는데
(아, 미국산 히어로물은 예외다. 거기 나오는 로맨스는 액션의 흐름을 끊는 기분...)
이번 권에서 확실하게 주연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는 게 드러나서 흡족 ㅎㅎ
또한 한 권 동안 한 이야기만 진행된다.
1권은 챕터만 셋, 게다가 챕터별로 배경도 다르고 주연 인물도 다른데
이번 권은 한 권에 한 도시, 한 이야기 뿐!
그리고 나름 조연급 신 캐릭터도 두 명 생겼다.
한 명은 적, 다른 한 명은 조력자!
특히 그 조력자 캐릭터 덕분에 1권에선 설명되지 않았던
마총사에 대한 여러 설정이 등장한다. 그 중 하나가 '등급'.
난 이 작품 속 결투가 그냥 포켓몬 배틀처럼 물, 불의 상성 차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 권을 기점으로 마총사의 등급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
말이 등급이지 사실상 '순위'인데, 등급이 43이라면
그 사람은 모든 마총사들 중 43번째로 강하다는 의미라는 것.
주인공이 쫓는 숙적의 순위도 드러나서, 이젠 힘의 차이도 알 수 있게 됐다.
이번 권의 스토리는, 갑자기 마법을 전혀 쓸 수 없게 된 주인공의 좌절과 더불어,
여행 도중 머문 마을이 '전쟁 참전파', '전쟁 반대파'로 갈리면서
선거 승리에 안달난 참전파 정치인이 이야기의 중심으로 등장한다.
그렇다보니 이번 권은 모험물이라기보단 정치물에 가깝다...;;
전개되는 이야기나, 종막으로 치닫는 이야기는 확실히 긴박감 넘치지만
싸움보다 정치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서 좀 아쉬웠다...
그리고 그 '싸움'이란 것도 사실상 두 번만 나온다.
마법이 나오고, 주인공들에겐 총도 있는데, 정작 총격전이 두 번 뿐이라니...
한 번은 그냥 숲에 나타난 마물을 무찌르는 것,
다른 한 번은 막판에 적과 싸우던 것 뿐.
그리고 이 작품에 나온 '총격전'이라는 게, 흔히 액션물에서 보던 것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 작품의 설정은 어디까지나 '마법을 못 쓰게 된 인간들이 총으로 마법을 쓰게 됐다'라서,
겉보기엔 총을 빵빵 쏴대지만,
실상은 물벼락을 일으키면 그걸 얼음 방패로 막고,
불꽃을 쏘면 그걸 바람으로 튕겨내고...
마치 턴제 게임, 포켓몬 배틀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난 총알이 날아들고, 엄폐물에 몸을 숨기고,
부상당한 어깨를 부여잡는 느낌의 싸움을 기대했기 때문에 좀 아쉬었다...
또한 이 작품은 설정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많다...
앞부분만 봐도 이미 1권에서 한참을 설명한 설정을 말하고 말하고 또 말하고,
심지어 이 2권에서 방금 설명한 설정을 또 설명하고...
물론 1권과 2권 출간 사이에 몇 개월이란 텀이 있다보니
2권이 나올 동안 설정을 잊어버린 사람도 많을 것이다.
분명 그런 사람들을 위한 배려일테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미 설명한 설정을 또 설명해주는 건 좀 지나친 느낌.
게다가 주인공의 심리 서술이 지나치게 느껴질 정도로 길다.
물론 심리 서술이 길면 그만큼 주인공의 심리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주인공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납득하기 좋은데
전체적으로 보면 분량이 지나친 감이 있다.
행동, 풍경, 사물을 묘사하는 것보다 심리를 묘사하는 게 더 많은가 싶을 정도.
이렇게 설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나온 정치적 분위기는
내 머리로는 여전히 전부 이해하기 힘들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고유명사, 국가명이 난해해서
100%까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 90%?)
다른 것들 설명할 시간에 작품 국가 정세를 설명해줬으면
차라리 더 잘 이해됐으려나...
결론은... 내용 자체는 흥미진진하고,
분위기는 전쟁 직전 상황이라서 긴박하기까지 하며
정치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결말이 감동적이고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명대사도 여럿 있는데...
마법 결투는 뭔가 포켓몬 같고,
뭔~가 부족하다. 뭔~가 재미가 없다...
책을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뭔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뒷장이 있으니 계속 읽는 느낌...
2권까지 읽고 어떤 느낌인지 알아내려 했는데
3권까지 보고 판단해야 될 듯...
여담으로, 작가 후기를 보니 여전히 엄청난 변태력이시다...
정말 여자이신가 싶을 정도로 가슴에 대한 집착이 엄청남...ㅋㅋㅋㅋ
그러면서 제복 입고 안경쓴 군인 캐릭터를 보며 흡족하시는 등,
의외의 부분에서 취향이 여성스러우시네...
또 여담인데, 이 작품에 나오는 남동생 바보인 수녀 누나가
동생에게 품은 감정이 거의, 아니... '완전히' 사랑 그 자체라는 게 느껴진다...ㅋㅋㅋㅋ
프롤로그부터가 수녀 누나가 동생에게 연정을 품은 것에 죄의식을 느낀다며
심경을 토로하는 내용 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동생이 자기를 '누나'로 대하는 것에 상처받고
동생에게 접근하는 남자를 원망하는 등, 엄청난 집착의 기질까지...;;;
무섭도다... 이 소설 9권 표지가 웨딩드레스 입은 수녀 누나던데...
대체 누구랑 결혼하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