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호랑이님 - Seed Novel
카넬 지음, 영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어... 뭐라고 해야 할까.

 

이 작품은 한 남자가 로리콘이 되어가는 과정을 다룬다.

 

아니, 그런 것치고 남자가 하는 짓이 이미 로리콘이다.

 

로리콘 짓을 하면서 아니라고 우기는... 뭐 그런 내용.

 

작가후기를 보니 아예 그럴 각오로, 누님 취향을 로리 취향으로 돌릴 정도로

 

모에한 글을 쓰겠노라 다짐하며 썼다나 뭐라나...

 

 

소재는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하여,

 

인간이 되지 못한 호랑이를 환웅이 가엾게 여겨

 

인간을 사랑할 기회를 주고,

 

여차저차해서 그 서방님으로 임명된 게 

 

바로 남자 주인공.

 

 

일단, 국산 라노벨을 읽어본 건 이것 포함해서 세 권 뿐인데,

 

판타지를 소재로 하면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건 정말 한국답다고 생각하며 감탄했다.

 

하지만 그 뿐이다... 이 작품, 재밌다는 평이 많기에 솔직히 기대했는데 엄청 실망했다.

 

(별을 3점 주려다가, 15년도 100자평 보니 1점 준 사람이 둘 보이기에,

나도 기세를 몰아 2점을 줬다.)

 

 

우선 문제는, 전개.

 

그러니까 작품 소재나 스토리야 어찌됐건, 간단하게 말하면

 

'어느 날 인외 미소녀가 주인공을 사랑하게 됐다.

근데 그 주인공에겐 짝사랑하는 여학생이 있어서

그 마음을 받아주기 난처한 상황이다.'

 

대략 이런 포지션인데,

 

이거... 굉~~~~장히 흔하지 않나? ㅋㅋㅋㅋㅋㅋㅋㅋ

 

투 러브 트러블도 그렇고, 잘 안 알려진 작품이긴 하지만

 

내가 최근 본 '니트 흡혈귀 에토'란 라노벨도 이런 전개다.

 

 

게다가 뭐, 마침 방학이라서 여기저기 싸돌아다녀도 된다는 시간 설정에다가,

 

부모님이 모두 집 떠나서 온갖 러브코미디 상황이 펼쳐질 동안 집에는 주인공들만 있고,

 

맹목적으로 주인공을 사랑해주는 여자 VS 츤데레 소꿉친구...

 

아- 아- 지긋지긋하다... 너무 식상하다...

 

아니 뭐, 난 이런 인외 미소녀와의 로맨틱 코미디를

 

원래 좋아했기 때문에 식상한 건 둘째치고,

 

문제는 상대가 어린아이라는 것.

 

 

그래, 나이야 4000살 먹은 호랑이겠지.

 

하지만 그건 '합법로리'란 단어를 만든 사람들의 변명이고...

 

작중 속옷이 보인다거나 알몸이 보인다거나 하는 시츄에이션이

 

너무 노골적으로 펼쳐져서 솔직히 역겨움까지 느꼈다...;;

 

 

어린 소녀로 변한 강아지가 쓰다듬어달라고 한다든가,

 

설정상 나이 40대인 요괴가 외모는 10대 후반 수준,

 

큰 가슴의 소꿉친구,

 

동물귀와 꼬리를 가진 호랑이 소녀...

 

(탄식) 나도 물론 모에한 걸 좋아하는데,

 

이건 너무 노골적인 것의 향연이라 오히려 거부감만 든다...

 

물론 덕후에 의한, 덕후를 위한 소설이긴 하지만... 글쎄.

 

왜 난 엉덩이나 브루마를 좋아하는, 평범하고 본능에 솔직한 덕후인데도 이게 싫지...

 

그냥 취향 차이인가...

 

 

보자, 본론으로 돌아가면.

 

남자 주인공은 자기가 로리콘이 아니라고 부정하는데,

 

정작 하는 짓을 보면 그냥 로리콘이다.

 

자기 손이 어린아이 엉덩이나 배에 닿는 걸 신경쓰지도 않고

 

방금 자기를 로리콘이라 매도한 소꿉친구가 아직 집에 있는데도

 

그 어린아이 배를 만지작대는 걸 그만두지 않으며

 

오히려 재밌어한다... 그리고 밥 먹을 때 무릎 위에 앉히는 것도 서슴치 않고...

 

뭐가 로리콘이 아니란 겨...

 

결국 주인공에 대해 전혀 공감할 수 없다...

 

나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녀석이자, 시점인물인데

 

이토록 공감할 수 없는 녀석이라니... 말 다했네.

 

 

 

게다가 표현이나 전개가 너무 만화스럽고 지나치게 일본 서브컬쳐에 영향을 받았다.

 

'에?' '헤에~?' 같은 대사는 기본이요,

 

'난 절대로 같이 갈 거다'란 말까지 나온다...

 

알다시피, '절대로' 뒤에는 원래 부정문이 쓰인다.

 

하지만 일본은 긍정문에도 '절대로'라고 쓴다.

 

그래서 '절대로 이긴다!' '절대로 간다!'라는 표현은 일본식 표현이고,

 

한글로 쓴다면 긍정문 앞에는 '반드시'를 쓰는 게 옳다.

 

물론 의미상, 이론상으론 '절대로'를 써도 맞지만...

 

부정문 앞에서만 쓰이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러니 이건 문법에 의존했다기보단, 그냥 일본 서브컬쳐를 많이 봐서

 

그 표현이 익는 바람에 실수한 거라고 밖엔 생각할 수 없다.

 

 

 

오타나 맞춤법 오류도 간혹 보이는데,

 

'그런데'를 '그런대'라고 쓰거나

 

'투시'를 '투신'이라고 썼고,

 

'엉덩이를 한 손으로 받치고' 라고 써야 될 걸

 

'엉덩이를 한 손으로 바치고' 라고 썼으며,  

 

'살색이 드러나는' 이라고 써야 될 걸

 

'살색이 들어나는' 이라고 썼다...;;

 

(심지어 하필 저 맞춤법 오류가 다소 외설적인 장면에서 발췌된 게

이 작품의 지긋지긋함을 더해준다...)

 

그리고 17쪽을 보면 주인공이 '내가 이래 뵈도 잘생겼지'라는 말을 하는데,

 

'이래 뵈도'가 아니라 '이래 봬도'가 맞으며,

 

'이래 봬도'란 말부터가 보통 

 

'내가 이렇게 보여도(겉으로는 이렇지만)' 이란 뜻으로 흔히 쓰인다.

 

그러니 저 대사를 풀면 '내가 겉으론 이렇지만 잘생겼어'란 뜻...

 

'나 못생겼지만 잘생겼어'란 소리?

 

문법적으로 맞지도 않은 대사다...;;

 

잘생김은 겉보기로 판단되는 건데 대체 왜 '이래 봬도'를 앞에 붙였지...

 

 

전개도 그냥 평범한 일상에 호랑이 소녀가 끼고,

 

거기에 츤데레 소꿉친구가 끼면서 벌어지는 일...

 

그냥 일상계 러브코미디의 전형이고 큰 갈등도 없어서

 

솔직히 지루했다... 그나마 심각한 전개가 후반부에 나오기는 하나

 

너무 후반부에 나와서 문제고, 1권이라 그런지 그렇게 오래, 심각하게 끌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해결해버렸다. 

 

 

주인공 녀석은 마음에 안 들고, 포지션은 흔해빠지고,

 

지나치게 모에를 노린 설정이나 장면은 노골적이라 역겹기까지 하고, 

 

......,

 

다음 권이 이렇게 안 궁금한 책은 처음이거나 오랜만일세...

 

이번에 15권까지 나왔는데,

 

2권? 글쎄. 평생 볼 일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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