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밥상 1
쿠니히로 아즈사 그림, 츠쿠모 신 글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표지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작품은 생선 요리를 주로 다루는 요리 만화다.

 

이야기의 배경은 도매시장. 그곳에서 창업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어시장의

 

10대째 자손인 여주인공(표지의 여주인공)이, 특유의 후각으로 1등급 생선을 감별,

 

여기에 본인이 가진 재주를 더해 맛있는 생선 요리를 하는 내용 쯤 된다.

 

(참고로 주인공이 10대 자손이다보니, 늘 따라다니는 부하가 주인공을 부르는 호칭이

'10대째'인데,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에서 주인공 호칭도 '10대째'였다는 게 묘하게 웃긴 점ㅋ

물론 두 만화는 장르도 출간 연도도 다르지만, 그냥 이 만화에만 있는 줄 알았던 특이한 호칭이

다른 만화에도 나오는 게 신기했다 ㅋㅋ)

 

일단 배경이 어시장이고 주인공은 여기 소속,

 

1등급 생선을 찾아서 시장에 내놓는 게 가업이기 때문에

 

'요리' 그 자체를 향한 열망은 특별히 없다.

 

그렇다보니 '요리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요리를 한다거나,

 

요리 학교나 요리 대회에 나가는 전개는 당연히 아닌 것. 

 

살면서 '요리 만화'를 본 거라곤 '식극의 소마'가 전부인 나로선 이게 새로운데,

 

익숙한 사람들 입장에선 어떨런지 모르겠다. (역시 진부하려나)

 

 

내용 구성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우선 1권 안에 있는 에피소드들은, 저마다 다루고 있는 생선이 다르다.

 

그래서 당연히 에피소드별 등장하는 음식의 종류도 달라지고, 

 

작가의 사전조사 덕분에 생선의 특징, 요리의 특징도 디테일하다.

 

다만 전문용어나 사전적 정의 같은 딱딱한 표현이 너무 많아서

 

그 디테일한 설명이 다 이해되지 않거나,

 

생선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 만화 그림과 설명만으로

 

주인공이 생선을 손질하는 과정을 100% 이해하는 게 힘들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그래도 일단 설정은 무척 디테일하다. 너무 디테일한 나머지,

 

에피소드와 에피소드 사이의 설정 소개 코너를 읽는 게 귀찮아서

 

중간에 때려치거나 그냥 건너뛰고 싶어질 정도...

 

이는 그만큼 작가가 사전조사를 많이 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인데,

 

실제로 도매상을 찾아가서 사전조사를 한 후, 거기서 얻은 정보를 철저하게

 

이 만화에 넣은 것. 문제는 그래서 '중간 도매상이 무엇인가?'가 만화 초반부터

 

좀 길고 복잡하게 설명되는 경향이 있어서 마음 편히 진입하기가 좀 힘들다.

 

물론 '난 그게 뭔지 다 알아서 읽을 필요도 없는데?'하고

 

쿨하게 넘길 정도의 지식이 있다면 아무 상관 없겠지만.

 

 

 

이래저래 이런 식의 요리 만화는 처음인지라

 

설명을 어디서부터 해야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간단하게 좋았던 점, 아쉬운 점을 나열하자면 이렇다.

 

 

우선 좋았던 점.

 

주인공의 성격이다.

 

예전부터 만화든 어디서든 성격이 좀 시원시원하고 호탕한 느낌을 좋아했는데,

 

이 작품 주인공이 딱 그런 캐릭터다. 치아와 입 안이 다 드러나보이도록

 

입을 벌리고 웃는 장면을 정말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ㅋ

 

 

다음은 디테일한 설정.

 

위에서 말했다시피 도매시장, 생선, 생선 요리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다.

 

다만 이 부분은 솔직히 요리만화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이기 때문에

 

굳이 좋았던 점으로 언급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다음은 아쉬운 점...

 

에피와 에피 사이에, 도매시장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코너가 나온다.

 

그런데 이 부분을 역자 분이 번역하실 때... 일본 표기 순서를 그대로 따랐다...

 

다시 말해, 오른쪽에서 왼쪽 순서대로, 세로로 써진 글을 읽어야 된다...

 

현대를 살아온 젊은이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런 글을 읽는 건 눈이 무척 힘들다...;;

 

물론 일본 만화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건 익숙한데,

 

세로로 써진 글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건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가 있다...

 

그래서 가뜩이나 설명도 복잡한 도매시장 설명 부분이,

 

읽는 것조차 힘들게 써져 있어서 무척 불편했다...

 

 

에피소드마다 억지로 감동을 넣으려는 듯한 분위기가 있다.

 

몰입해서 보다보면 진심으로 감동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으나,

 

아쉽게도 난 중간 정도만 몰입해서 본 탓에 그렇게 감동하진 않은 편이랄까...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만들기 위해, 그 해피엔딩에 또 '감동'을 넣기 위해

 

억지로 연출된 듯한 느낌을 감출 수 없는 전개가 있어서,

 

너무 욕심내지 말고 그냥 가볍게, 적당히 해피엔딩 수준으로만 끝내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정리하자면,

 

도매시장을 배경으로, 생선 요리를 주로 다루는 요리 만화.

 

그러나 주인공은 도매시장에서 생선을 감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요리 배틀 같은 건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고,

 

생선에 대한 설명은 자세하지만, 이게 사람에 따라선 복잡해서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1권 속 네 에피소드는 각각 단편 완결형,

 

여기에 억지로 감동을 이끌려는 듯한 느낌이 보이는 게 조금은 아쉽다.

 

그래서... 특별히 추천할만큼 이 만화가 정말 대단하고 놀랍고 특이하고 재밌다고

 

극찬할만한 요소가 있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바로 떠오르진 않는다...

 

그냥 당신이 시간이 있으면 봐도 좋고, 아니면 안 봐도 그만이려나...

 

그래도 난 일단 적당히 만족했기 때문에 4점 정도를 줬다.

 

 

 

아 참, 옛날에 이 책에 리뷰를 남기신 분께서 팬티 노출을 엄청나게 비판하시면서

 

별점도 몹시 낮게 부여해주셨는데, '그저 그렇고 평범한 내용 + 팬티 노출' 탓에

 

분노해서 그러시는 마음도 이해하지만...

 

일단, 내용이 평범하면 평범했지, 형편없는 정도까진 아니다.

 

그리고 팬티 노출을 인용문까지 곁들여서 신랄하게 비판하신 탓에,

 

'이거 툭하면 팬티 나오고 완전 노골적인 만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도 않다. 물론, 구도상 치마 밑으로 팬티가 보이는 컷이 있긴 한데

 

이게 만화 전체로 따지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

 

오히려 팬티가 나오는 컷을 찾기 위해 책을 훑어보면

 

요리 장면, 생선에 대해 설명하거나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장면 등이 나타나서

 

팬티 찾기가 생각보다 힘들 정도다...ㅋ

 

 

그러니 기억하라.

 

노출이 아예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노골적인 작품은 아니고

 

내용은 평범한 수준.

 

이런 리뷰를 보고 나서 이 만화를 볼 마음이 들지 어떨진 모르겠지만,

 

선택은 일단 당신 몫이다.

 

(혹시 나처럼 호탕한 여주인공 성격이 취향이라면 일단 대환영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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