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조사관 나나세 1
하시모토 이즈오 지음, 토모시게 이치카와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평범한 제목, 평범한 표지, 실존하는 직업을 다룬 현실 배경의 이야기...!  

 

난 초현실적인 소재를 좋아하다보니 이런 만화를 원래 잘 안 보지만,

 

'화재조사관'이란 직업명은 익숙하지 않은 터라 호기심이 생겨서 봤다.

 

결과는 대만족.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화재조사관'인 여주인공 '나나세'가

 

화재 원인을 조사한다. 그런데 작중 세계관에서 거의 도시전설 급 방화범인

 

'플레임 마스터'라는 의문의 사나이가 어느 날 주인공 덕분에

 

범행 현장에서 무사히 탈출, 주인공 나나세는 '플레임 마스터'를

 

붙잡을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분한 상태지만, 정작 '플레임 마스터'는

 

나나세를 자신의 구원자라 칭송하며 은밀하게 그녀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것을 도와주게 되고,

 

그렇게 '화재조사관' + '방화범'이라는 오묘한 콤비로

 

방화 사건을 하나 하나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다.

 

 

 

포인트는 주인공이 엄연히 '소방관'이 아니라 '화재조사관'이라는 것!

 

그래서 이 만화는 화재를 진압하면서 시민을 구출하는 내용이 아니라,

 

화재가 다 진압된 후 대체 어떻게 불이 일어났고 누가 불을 일으켰는지를

 

추리하는 내용이 주로 전개된다. 그렇다보니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방화범을 찾는 추리 만화'라고 할 수 있겠다.

 

 

 

사고, 자살로 마무리될 뻔한 사건을, 명탐정이 타살이라 주장하며 범인을 잡는 것처럼,

 

단순 사고에 의한 화재로 치부된 사건을, 방화 사건이라 주장하며 범인을 잡는 전개!

 

그렇다보니 누가 어떻게 불을 일으켰고, 왜 죽였는지 등에 대해

 

주인공과 함께 의문을 품으면서 재밌게 몰입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만화가 여타 추리 만화보다 만족스러웠던 점은,

 

주인공이 화재조사관이라는 점이었다.

 

코난이나 김전일처럼 계획적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은

 

현실에선 그렇게 자주 일어나지도 않을 뿐더러, 몇몇 트릭은 실현 불가능하고,

 

만화를 보고 나서는 '어떻게 알리바이가 있는 상태로 사람을 몰래 죽이는가'하는

 

트릭만 머릿속에 남기 때문에, 현실을 살아가는 데 도움 되는 정보가 많지 않다.

 

하지만 이 만화는 '화재'를 다룬다.

 

그 덕에 어떤 물질이 불에 잘 붙는지, 불이 났을 때 어떤 짓을 하면 안 되는지를 알려주고,

 

기름에 붙은 불은 개면활성제가 든 세제로 진압할 수 있다는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제법 유익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사건 없는 일상 파트 비중이 적어서,

 

한 권 내에 방화 사건이 세 개나 나타나다보니 구성도 알차고

 

화재조사관 + 방화범 콤비가 묘하게 마음에 들어서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쉬운 점이 조금 있는데,

 

가끔씩 장면과 장면의 이음새가 부자연스럽거나

 

에피소드가 끝나는 장면이 뭔가 끝이라는 느낌이 덜할 때가 있다는 것.

 

그래도 이건 한 편, 한 편 따로 보는 게 아니라 아예 한 권을 통째로 보는

 

단행본 만화이니, 신경쓰지 않고 쭉 읽으면 사실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아, 그리고 사소한 점으로는 만화 첫 화 초반에

 

일본어가 적힌 간판이 번역 없이 그대로 내보내졌다는 것...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번역도 아니고, 대사나 상황으로

 

그곳이 어딘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진 않았다.

 

그저 절판된 만화라서 나머지 권들을 회원중고로 구해야 한다는 것이

 

귀찮을 따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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