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선배 1
아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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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랑 책 뒷표지에 적힌 대로,

 

어설픈 마술 솜씨를 가진 선배가 나오는 개그 만화.

 

그런데 개그 코드가 좀 애매하다...

 

개그 만화지만 개그가 별로 안 웃긴 편.

 

물론 취향에 맞는 사람은 정말 재밌게 볼 수 있겠지만,

 

일단 내 취향은 절대 아니다.

 

딱, 등단한지 얼마 안 된 신인 작가라는 게 느껴지는 애매한 개그 센스.  

 

아니, 신인 작가도 엄청난 걸작을 쓸 수 있으니 이 비유는 실례일지도...

 

그냥 원래 개그 센스 자체가 대중적이진 않으신 분이란 느낌.

 

가볍게 읽으면서 피식 거릴 정도는 되는데 그 이상으로는 못 간다.

 

미리보기가 지원되는 도서였다면 앞의 한 두 편 정도 보고

 

본인 개그 취향에 맞는지 체크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지원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코미디 외의 요소가 좋냐면 그것도 애매하다.

 

내용이 원패턴인데, 동아리를 뭘 들어갈지 모르는 남주가

 

마술 초보인 여 선배에게 붙잡혀서 강제로 조수 취급 당하고

 

마술의 실패, 망가지는 선배를 보는 패턴.

 

거의 한 권 내내 이런 패턴만 반복된다.

 

주인공이라 할 캐릭터도 남주, 선배 뿐이라서

 

이 원패턴에서 벗어나게 해줄 사람도 적은 편...

 

배경이 학교 밖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 학교 안, 부실 내부 뿐이라서

 

배경의 넓이도 인물의 폭도 매우 좁다.

 

하지만 애당초 가벼운 개그물이었으니 굳이 넓을 필요는 없을 지도...

 

 

 

그런데 멍청하면서 어설프고, 그럼에도 쓸데없이 자신감은 넘치고 당당한,

 

그리고 매번 실패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선배의 캐릭터가 꽤 귀엽고 매력있다.

 

실패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유형이기도 하고...  

 

사실 다른 데서도 찾아본다면 나름 자주 볼 수 있는 캐릭터 유형이긴 하다.  

 

하지만 보통 이런 유형의 캐릭터는 조연으로 등장해서 가끔 개그 터트리는 정도인데

 

여기선 이 선배가 주연, 메인이라서 한 권 내내 그런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솔직히 꽤 만족스럽다.

 

 

게다가 이 만화를 읽다보면 참 신기한 것이,

 

선배는 마술이 어설프고, 주인공은 그런 선배가 한숨만 나오지만

 

생긴 건 귀여운 데다가, 억지로 조수라며 자기를 끼워준 것임에도  

 

계속 만나다보니 정이 들기 시작하는 전개다.

 

이게 어느 부분이 신기하냐면,

 

주인공이 선배에게 느끼는 감정이, 내가 이 만화 자체에 느끼는 감정과 같기 때문이다.

 

요컨대,

 

어설픈 선배의 마술  

= 개그 코드가 안 맞아서 솔직히 애매한 개그씬들

 

하지만 귀여운 선배

= 근데 작중 선배 보는 맛은 귀엽고 좋음

 

그 선배를 만나다보니 선배에게 정이 드는 주인공

= 읽다보니 개그 스타일, 패턴이 익숙해지고 뭔가 그걸 재밌게 느끼기 시작함.  

 

 

이렇다는 얘기다.

 

읽기 시작할 땐 애매했는데, 계속 읽다보니 선배가 귀엽고

 

개그도 나름 마음에 들기 시작해버려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된...?

 

물론 태생적으로, 근본적으로 이런 개그가 취향이 아닌 사람은

 

이 작품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50% 정도는 개그가 마음에 들어서 결국 선배에게 함락된 듯...

 

 

작화가 2% 아쉽긴 하지만,

 

가끔 나오는 야시시한 시츄에이션을 보는 것도 싫지는 않고...

 

가끔 나오는 섹드립도 피식거리긴 한다.

(마술 도구로 매일 밤 연습한다는 얘기를, '봉이랑 구슬을 매일 밤 만지작거린다'라는 식으로 뭔가 오해하게끔 표현한다거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원패턴인 전개가 싫지 않았다.

 

아무래도 어설픈 선배가 주인공을 계속 조수라 부르며 함께 하는 모습이  

 

'이 모자라지만 착한 사람이,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준다'라는 느낌을 줘서 그런 듯하다.

 

선배가 싫은 건 아니고, 만나다보니 정도 들고,

 

귀찮을 때도 있지만 항상 곁에 있어 주고...

 

그 지점에서 뭔가 따스함, 안정감이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걸까...

 

 

 

말을 하다보니 중구난방이 되긴 했는데,

 

정리하자면

 

'애매한 개그'

'원패턴 반복 전개'

'하지만 귀여운 선배'

'보다보니 뭔가 재밌음'

 

 

정도가 될 듯하다.

 

한 1, 2화만 읽었을 땐 '아, 괜히 샀네' 정도였는데

 

다 읽은 소감은, 2권을 사도 후회는 안 할 것 같다는 느낌?

 

 

(지극히 개인적으로) 한 가지 우려되는 건,

 

후속권 표지를 보니 마술 부원으로 신캐릭이 더 생길 것 같은데,

 

난 주인공, 선배 단 둘이 오손도손 꽁냥꽁냥대는 느낌이 좋은지라

 

이 아웃 사이더들의 공간에 누가 더 끼는 게 탐탁지 않달까나...

 

일단 후속권도 마저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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