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탐정 추리교실 2 ㅣ 소원잼잼장르 10
이승민 지음, 쏘우주 그림 / 소원나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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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서평단
이 책을 제대로 즐기려면 1권을 먼저 읽는 게 좋다. 주인공 민지는 그냥 추리를 좋아하는 초등학생이 아니다. 직접 쓴 『최민지 탐정학 이론』을 가지고 있을 만큼, 이미 준전문가적 수준의 이론과 관찰력을 갖춘 아이다. 1권에서 그 토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2권에서 민지가 더 복잡한 사건들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2권에서 내내 눈을 사로잡은 건 AI 탐정 픽서의 존재였다. 처음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AI려니 했는데, 읽다 보면 그게 아니다.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내고, 나중엔 민지 곁에서 보디가드처럼 움직이는 로봇들까지 등장한다. 요즘 피지컬 AI, 즉 디지털 공간을 벗어나 물리적 세계에서 직접 행동하는 AI의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픽서를 보며 그 미래를 어린이 동화 안에서 자연스럽게 체험하는 느낌이었다.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캐릭터이지만, 어른 독자 눈에는 꽤 묵직한 상상력이기도 하다.

사건의 내용도 가볍지 않다. 첫 번째 과학 장비 도난 사건에서는 음성 변조 기술이 어떻게 선의를 가진 사람을 속일 수 있는지 보여주고, 마지막 SNS 계정 탈취 사건에서는 딥페이크와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지금 현실의 문제가 정면으로 등장한다. 이건 더 이상 어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딥페이크는 이미 연예인이나 일반인의 문제를 넘어, 아동과 청소년을 직접 겨냥한 범죄 수단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SNS에 아무 생각 없이 올린 셀카 한 장, 학교 이름이 적힌 단체 사진 한 장이 범죄자의 손에서 전혀 다른 무언가로 둔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잘 모른다. 공개 계정에 올린 사진은 내가 삭제해도 이미 저장되고 유통될 수 있고, 얼굴과 이름, 학교 정보가 조합되는 순간 그건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악용될 수 있는 정보 묶음이 된다. 우리에게는 인터넷에 올라간 자신의 정보를 지울 수 있는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가 있다. 그러나 딥페이크 범죄에 한번 연루되면 이 권리는 사실상 무력해진다. 내 얼굴로 만들어진 영상이 어디에 얼마나 퍼졌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렵고, 삭제를 요청해도 이미 복제되고 재유포된 콘텐츠를 완전히 지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스마트폰을 쥐고 SNS를 시작하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는 지금, 초·중등 학생들이야말로 이런 위험에 가장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다. 이 책을 교실에서 함께 읽으며 딥페이크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내 일상을 인터넷에 공유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함께 이야기해 본다면, 어떤 디지털 리터러시 교재보다 훨씬 생생하고 깊은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다만 책을 덮으며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에 남았다. 민지는 음성 변조 피해를 당한 선생님을 돕기 위해, 이번엔 자신의 목소리를 변조해 기자인 척 한다. 목적은 분명히 선했다. 하지만 나쁜 수단을 응징하기 위해 같은 수단을 쓰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이 책의 진짜 재미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뿐 아니라, 민지의 수사 방식에서 이런 윤리적 틈새를 발견하고 되묻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도 정당해지는가 — 어린이 책이 건네는 이 질문은 생각보다 꽤 어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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