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생생하게 읽기 - 공자와 그 제자들이 만드는 드라마
이응구 지음 / 빈빈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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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어》는 전 세계인들이 읽었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읽을 고전이다. 그만큼 이 책에는 많은 지혜가 있다.《논어》의 독특한 점은 공자의 언행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들의 행동과 말도 기록을 했다는 점이다. 또한 성인이라고 불리는 공자의 지극히 인간적인 면도 엿볼 수 있다. 그는 희로애락을 확실하게 표현할 줄 알았다. 누구처럼 겉으로 성인군자인 척, 고상한 척하지는 않았다. 

 

 “필자가 생각할 때 공자의 위대한 점은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아는’ 한 점의 오류도 없는 성인이어서가 아니라 이런 인간적인 면에 있다고 본다.” - p96 


 공자가 제일 강조한 사상은 바로 ‘인仁’과 ‘예(禮)’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측은한 마음을 갖는 공감이 바로 ‘인’이다. ‘인’은 ‘사랑’의 마음에 기반한다.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는 행위인 것이다. ‘예’는 상대방은 존중하는 태도다. 마음뿐만 아니라, 겉으로도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예’다. 물론 노자는 이러한 예도 허례허식이라고 비판을 했지만, ‘예’는 사회적인 제도와 규율을 지지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다. 


《논어》는 보통 사람들이 읽기를 꺼린다. 왜냐하면 한자도 많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문장이 압축되어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시중에는 다양한 해설서가 나와 있기 때문에, 원문과 해설서를 같이 읽고 깊은 사유를 하다보면 그 의미가 점차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은《논어》에 등장하는 제자와 인간 공자를 다룬다. 제자 중에서도 핵심인물인 자로, 자공, 안연, 염유, 재아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 번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사실 《논어》에서 이들은 순서 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헷갈릴 때가 있다. 제자 중에서도 비슷한 이름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고,《논어》를 접한다면 책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공자의 제자 중에서 가장 모범생은 안연이다. 그는 공자의 1순위 후계자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었고, 심지어 청출어람의 고사성어가 생각날 정도로 스승을 능가하는 면도 있었다. 


 쓰임이 있으면 나아가서 배운 바를 실천하고, 쓰임이 다하면 머물러 배움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자는 나와 안연 너뿐이구나.” - p19 


하지만 그는 안타깝게도 요절(30대 또는 40대로 추정)하고 말았다. 공자는 안연이 죽었을 때, 하늘을 향해서 탄식하며 외쳤다. 만약 안연이 오래 살았다면 공자의 사후 제자들 간에 누가 진정한 후계자인지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안연이 죽자, 공자가 말하였다.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 p95


 자로는 공자와 일곱 살 차이로 제자 중에서 나이 차이가 제일 적다. 친구 지간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의 나이 차이다. 하지만 자로는 공자를 스승으로서 공경하고, 지극히 모셨다. 그런 자로에 대해서 공자는 칭찬과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 때로는 공자의 질책이 너무 심해서, 과연 자로가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자로는 맷집이 좋았고, 스승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했다. 그랬기 때문에 아무리 쓴 소리라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자로는 용맹을 좋아함이 나보다 낫지만 어디 쓸 만한 곳이 없다” - p18 


 사실 공자는 자로를 아끼고 있었고, 혹여 그의 솔직한 성격이 나중에 큰 화를 불러일으킬까봐 걱정을 했을 정도다. 불행히도 공자의 예측은 맞았다. 자로는 위나라의 벼슬자리에 있을 때, 난이 일어나자 이를 피하는 대신 반란의 주범을 벌하려 했다. 그는 곧 보복을 당해서 세상을 떠났다. 심지어 그의 사체를 젓갈로 만들어서 공자에게 보냈고, 공자는 이 충격으로 젓갈을 다시는 입에 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자로가 죽은 후 1년 뒤 공자는 세상을 떠났다. 


 자공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 가장 출세한 인물이다.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식견과 능력이 뛰어나서 부와 명예를 모두 획득했다. 하지만 그가 공자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공자는 ‘교언영색’을 경계했다. 언어 능력이 뛰어난 자공이 다소 못 마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공은 이러한 질책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학문을 닦아서 공자와 ‘도’를 논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제자 안연을 제외하고, 명석함에 있어서 자공이 2인자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더군다나 자공은 공자보다 명성을 떨치는 정치가이면서 사업가였다. 한 마디로 전국구 스타였다. 사람들은 그가 스승인 공자보다 낫다고 치켜세웠지만, 그는 늘 겸손한 자세로 이를 부인했다. 스승의 3년 상을 치른 후 또 다시 3년 상을 치르는 대단한 의리와 존경심을 보였다. 


 “자공은 끝까지 말로써, 그리고 행동으로 공자의 길을 따랐다. 자로가 공자의 영원한 동반자라고 한다면 자공은 공자의 영원한 대변인이라 할 수 있다.” - p85   

 

 안연은 공자의 분신과 다름없었다. 그는 가난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진정으로 ‘호학’의 경지에 이르러 학문을 즐겼다.《논어》에서 공자가 안연을 질책한 부분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오직 칭찬일색이다. 다른 제자들과도 곧잘 비교를 했지만, 제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안연을 믿고 따라서, 그가 요절했을 때 누구보다 화려하게 장례를 치러주려고 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제자들과 공자가 마찰을 빚었을 정도다. 이렇게 뛰어난 제자지만, 결국 안연의 말에서 공자의 훌륭한 인품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차근차근히 사람을 잘 이끌어 주시어 문(文)으로써 나를 넓혀주시고 예로써 나의 행실을 요약하게 해주셨다.” - p112 


 이렇게 훈훈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논어》에는 파문당한 제자 염유 이야기도 있다. 그는 자로와 더불어 뛰어난 군사적 재능을 보였다. 공자가 13년 떠돌이 생활을 마칠 수 있게 도와준 것도 바로 염유였다. 하지만 염유는 노나라 권세가인 계씨가문의 가신으로서 이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을 하다가 결국 파문당했다. 


이 책은 공자의 핵심제자 위주로 엮어져있어서, 이들을 통해서 공자의 사상과 생각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논어》를 읽기 전에 이 책을 읽으면, 원문을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한 줄 요약 : 공자의 자애뿐만 아니라, 안연의 성실함과 호학의 경지, 자공의 명석함과 총명함은 배울만하다. 

 - 생각과 실행 : 배운 바를 실천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논어》를 곁에 두고 매일 읽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자.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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