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러시 - 우주여행이 자살여행이 되지 않기 위한 안내서
크리스토퍼 완제크 지음, 고현석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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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부제가 흥미롭다. 우주여행이 ‘자살 여행’이 되지 않기 위한 안내서. 사실 우리가 수많은 공상과학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우주에서 삶이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영화 《마션》,《인터스텔라》를 통해서 화성 등 외계 행성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반면 영화 《그래비티》, 《퍼스트맨》등을 보면 단순히 우주로 나가거나 생활하는 것조차도 엄청나게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야말로 수백, 수천 가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과학 기술로도 화성에 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긴 하지만, 화성 여행이 자살 여행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p8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앞으로 인류가 경험할 우주여행 또는 우주식민지 시대를 대비해서 (언젠가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을 객관적으로 다룬다.


 책은 지구, 우주여행, 지구 궤도, 달, 소행성, 화성, 태양계 너머로 시공간을 확장시킨다. 


 우선 지구와 가장 가까운 달부터 살펴보자. 날씨가 좋은 날이면 볼 수 있는 달은 우리에게 너무 친밀하고 가까운 존재다.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릴 적부터 달은 상상의 공간이면서, 인류에게는 도전의 대상이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마침내 달에 착륙해서 ‘인류의 위대한 발자국’을 남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큰 진척은 이루지 못했다. 개인용 PC가 나오고, 인터넷, 통신 기술, 스마트 폰, 가상현실 등 IT 산업은 큰 발전을 이루었지만, 우주에서는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렇다면 인류는 달이나 화성 등 행성에서 거주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No’다. 산소가 없다는 상식적인 제약을 제외하고라도, 너무 척박한 동네다. 온도 차이도 크고, 가장 큰 문제는 방사선이다. 대기층이 없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태양 방사선과 우주 방사선이 지표면에 쏟아진다. 이러한 방사선을 막으려면 견고한 ‘돔’을 구축해야 한다. 


 2주씩 계속되는 달 표면의 밤과 낮은 영하 170도에서 영상 120도 사이를 오가는 극단적인 온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장기 체류가 쉽지 않다.” - p10


 이는 화성에서 거주의 문제와 마찬가지다. 화성은 달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있고, 환경도 안 좋다. 심지어 모래 폭풍이 한 달 내내 몰아치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을 제외하고, 인류가 달 착륙에 성공한 후 우주 탐사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당연히 천문학적으로 소요되는 ‘돈’ 때문이다. 달에 인간을 보낸다는 것은 하나의 슬로건이었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또한 구 러시아인 소련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일 뿐이었다. 심지어 케네디 대통령도 우주 탐사에 큰 관심이 없었다고 나중에 밝혀졌다. 


 난 우주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겠다고 선언’하고 두 달 후, 케네디 대통령(1962년 11월 집무실) 


 그렇기 때문에 막상 달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 (수많은 실패 후) 더 이상 ‘비전’과 ‘목표’가 없었다. 누군가는 화성으로 인류를 보내자고 했지만, 당장 닥친 문제들이 훨씬 더 중요해 보였다. 거기에 쏟아 넣어야 할 천문학적인 돈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당연히 국민들도 반발한 것이었다. 


 미국의 NASA에서는 달 착륙 후 50여 년 간 더 이상의 발전을 이루지 못했고, 심지어 퇴보했다. 우주 비행사를 보내려면 오히려 러시아에게 돈(8,000말 달러)을 주고 부탁해야 할 정도였다. 


 “지난 2011년, 남아 있는 스페이스 셔틀 세 대를 은퇴시킴으로써 우주 공간에 인간을 보낼 능력을 말 그대로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다.” - p18


 오히려 스페이스 엑스를 비롯한 민간 기업들이 우주 개발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는 그 동안 우주선 개발의 비효율성을 간파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천문학적인 로켓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부스터 로켓을 회수하는 등 새로운 접근을 했다. 기존의 전문가들은 상상조차 못할 일을 한 명의 사업가가 추진해서 성공했다. 우주선 안도 LCD 패널을 장착해서 훨씬 더 깔끔하게 만들고, 우주복도 개량했다. 미국 정부의 우주 개발에 대한 열정은 시들었지만, 일론 머스크가 다시 불을 지폈다. 국민들도 다시 열광하기 시작했다. 


 또한 경쟁국의 자극도 큰 동기가 되었다. 중국은 미국이 50년 동안 이뤄낸 생각을 불과 20년 동안 이루었다. 우주 정거장 2개를 이미 지구 궤도에 올려서,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우주정거장이 2024년에 임무가 종료된다면, 중국이 유일하게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된다. 

 

 저자는 아무리 달과 화성 등 다른 행성에서 인류가 거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환경은 지구에 미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만큼 지구를 제외한 행성의 환경은 너무나 가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 탐사를 통해서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강조한다. 


 우선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다른 행성에서 광물을 채취할 수 있다면 지구의 자원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에는 70억 명이 아니라 몇 백 억 명의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한다. 적어도 우주에서 가져오는 자원은 외계인으로부터 약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앞으로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퓨처리스로 진화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인류는 물에 다리를 놓고 하늘에 길을 냈듯이 자연스럽게 우주로 진출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대가 오면 온 인류가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 p366


 앞으로 2030년, 22세기에 펼쳐질 우주 탐험이 기대되는 이유다. 적어도 눈을 감기 전까지 일반인이 우주 관광을 하는 것은 목격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우선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들부터 차례가 가겠지만 말이다. 


 인류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값비싼 취미 활동이 될지도 모르는 우주탐사가 더 많은 인류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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