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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제주 - 제주에서 만난 길, 바다, 그리고 나
장은정 지음 / 리스컴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 전에는 혼자서 어디든 잘도 다녔는데, 결혼후에는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그리고 그런 여건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왠지 혼자 가는 여행은 재미가 없을것만 같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혼자 씩씩하게 여행다니는 사람들의 여행기를 몇권 접하고는 내 마음 속에
변화가 일어났다.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내 속에 내재된 '씩씩함'이 불쑥 되살아났다고 해야 마땅하다. 나는 원래 씩씩하게 어디든 혼자 잘 다니던
사람이니 말이다.
그 용감한 여행가들은 세계를 누비며 잘도 다니고, 혼자서 모든것을 해결하며 심지어 귀한 인연들까지 만났지 뭔가.
나라고 못할쏘냐...불끈 주먹을 쥐었다. 그런데 사실 다른 나라는 쬐금 무섭다. 갑자기 급 소심해지는 모드...
그래, 우리나라라면
어디든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젤 먼저 떠오른 곳이 바로 제주도였다. 친구와의 여행이며, 신혼여행으로 몇차례 다녀왔던 익숙한 곳이고, 비행기를
타고가니 왠지 도전정신이 필요할것 같고, 무엇보다 우리 나라지 않은가.
그래서 제주도에 관한 여행 서적들을 찾아보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제목도 '나 홀로 제주' ....딱이구나.
이 책은 그야말로 제주도를 혼자 여행하는 혹은 여행할 이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다. 제주도를 북서부와 북동부, 남동부와 남서부 이렇게 넷으로
나눠서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빠듯한 여행 일정 대신 사진과 설명, 찾아가는 길 등이 간결하게 수록되어 있다. 여럿이 왁자지껄 가는 여행이
아니니, 혼자서 페이스를 조절하면 그만이고, 혼자 먹는 밥이니 소개해준 식당 중에 기분따라 선택하면 그만이다. 맛있게 먹을래? 분위기 있게
먹을래? 보기도 딱 좋다.
그리고는 혼자서 묵어도 안전할 숙소를 소개해 놓았다. 얼마나 친절한가?
그런가하면 마지막에 한라산 등반
코스와 제주도 오름도 소개해 놓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명한 오름을 중심으로 여행을 하고 싶어서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떠날
생각이다. 오름은 산보다 부담스럽지 않고, 제주도 특유의 맛이 있어서 늘 도전하고 싶었기에 혼자만의 여행 코스에 오름을 꼭 넣을
생각이다.
그녀가 소개해주는 여행지와 카페, 숙소는 모두 편안하다. 모르긴 몰라도 저자는 인간적으로 '아주 편안한 스타일'이 아닐까 나 혼자
막무가내로 추측해본다. 그녀가 좋아하는 곳들이 한결같이 편안한 느낌이니까.
레이지박스와 아일랜드 조르바는 꼭 들려보고 싶다. 꾸미지 않은
편안함 혹은 익숙함을 만날수 있을것만 같다.
다른 여행책들은 미리 구입해서 열심히 탐독하여 머릿속에 넣어야 하는 반면, 이 책은 제주 여행에 꼭 가져가서 읽어야할 책 같다.
우연히 펼친 페이지의 그곳에 가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주변을 조용히 걷고 싶다. 거창하게 새로운 인연을 만나거나, 따뜻한 위로를
기대하지 않고, 그저 내가 열심히 걷고 있다는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것만 같다.
사실 혼자하는 여행은 그리 큰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그저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누군가와 약속을 잡고, 함께 떠나는 번잡스러움을 뒤로
하고, 오로지 내 다리만 믿고 훌쩍 떠나보기~누구나 한번 도전해볼만한 여행 스타일이지 않을까?
특히 오롯이 혼자인 시간이 없었던 나같은
사람들은 특히 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절로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고 싶어졌다. 떠나라고 등을 떠미는 것도 아니고 멋진 풍경을 소개해주는 것도
아닌데, 그저 떠난다는 것이 그리 버거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그래서 더 고맙다.
그래, 이제 실행의 순간을 기다리는 설레임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