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 남인숙의 여자마음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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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좋다.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내가 남편에게 가끔씩 하는 말이다. 물론 정답게 화답하듯 남편도 똑같이 말한다.

안타깝게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이번 생에는 함께 살다 죽는수 밖에 없다. 통탄을 금치 못하지만 어쩌랴...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갈수 있는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데...

 

이 책은 40대의 작가가 30-40대 여성들에게 건네는 조언과 위로라고 할수 있겠다.

40대를 바라보는 나는 많은 부분에서 작가의 의견에 동감했고, 나아가 일명 '꼰대'가 되지 말자 마음 깊이 다짐도 했다.

 

요즘 한창 의미없는 인간관계 때문에 마음이 좀먹는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의미있는 인간관계라면 억울하진 않겠는데, 그야말로 의미가 한톨도 없는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들이니 더욱 부아가 치미는 경우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의미없는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생각 자체를 말아야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랑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억지로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없는데 나는 왜 혼자 종종거리고 있었던걸까?

인간관계에서 늘 시행착오를 거치고, 관계가 끝났을때 나의 미숙함과 경솔함을 자책하는 것이 나의 오랜 습관이다. 그래서 이번 관계도 또다시 자책모드가 될까 혼자 끙끙거렸던것 같다. 언제쯤이면 인간관계에서 보다 쿨한 모습을 갖출수 있을까?  

 

작가님이 말하길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인간관계는 얼마든지 가능하단다. 어차피 머리 굵어 만나는 관계들에서는 서로가 맞고 안맞고를 빨리 가늠할수도 있고, 물질적으로도 베풀것이 있으니 관계가 더 쉬워진다고 한다. 학창시절 친구가 죽을때까지 갈것처럼 수선을 떨던 내 모습이 슬쩍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때의 의리가 죽을때까지 활활 타오를거라 믿었던 내가 어리석었다. 더이상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지 않는 친구들과는 전화통화만 하다가 어느순간 참으로 소원한 관계로 전략해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냥 또래를 키우는 동네 엄마들이 어떤 점에선 훨씬 편하고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런가하면 작가님의 딸아이와 우리딸은 왜이렇게 성향이 비슷할까?

내성적이다 못해 극소심한 모습을 보이니, 정말 저러다가 사회에서 존재감없이 사라지는거 아닐까하는 걱정이 드는 성격이니 말이다. 집에서는 장난꾸러기에 버럭 소리도 지르는 아이가 밖에만 나가면, 혹은 타인의 시선이 느껴지면 얌전하다못해 사회성 떨어지는 모습으로 얼음이 되곤한다.

가끔은 나의 양육 태도가 문제인가싶어 심한 자괴감이 밀려오니, 아이를 보는 내 시선이 마냥 고울리 없다.

작가님은 그냥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걸로 마음을 먹고 기다리고 또 기다린 모양이다. 이제 중학생이라는 딸아이는 사춘기 모드긴 하지만 예전만큼 성격때문에 엄마 마음을 불안하게하진 않는것같다. 그럼 이제 초등 저학년인 우리 딸아이를 위해 내가 할 일도 참고, 기다리려주기인가 보다. 그러다보면 우리 딸아이도 스스로의 성격을 만들거나 변화시켜 가겠지.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동네 아는 엄마랑 수다를 떨듯 시간 가는줄 몰랐다. 남편의 무신경, 나이든 사람들의 꼰대정신, 워킹맘의 비애, 목욕탕에서 젊은 여자의 몸을 훔쳐보게 되는 아줌마들의 본성까지...모두 공감이 되었다. 그래...맞아 맞아...나도 모르게 내 이야기인가 싶어 움찔움찔하고 말았다.

그리고 가장 공감이 되는 점은 작가님처럼 나도 어릴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는 사실이다. 조금 있으면 나도 40대가 될텐데...몸의 노화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다가올 40대가 기대되고 설레인다. 왜냐하면 확실히 나는 20대때보다 인격적으로 너그러워지고, 생각의 깊이도 훨씬 깊어졌기 때문이다. 감히 20대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줌마표 뻔뻔스러움도 장착했고, '나'라는 인간에 대한 호감도와 이해도도 훨씬 좋아졌다. 20대때는 40대가 되면 늙어빠진 아줌마가 되어 꿈도 즐거움도 없을것 같았는데, 살아보니 20대때 그 불안한 마음으로 어찌 살았나 싶으니...살수록 아이러니다. 어쨌든 다가올 40대는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 물론 시행착오는 내 삶의 일부겠지만 말이다.

 

이 책의 편안함이 좋다.

결혼한 여성들, 워킹맘들, 전업주부들...누구든 읽다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할수 있고, 크고 작은 위로들을 얻을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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