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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체파리의 비법 ㅣ 팁트리 주니어 걸작선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지음, 이수현 옮김 / 아작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흥미진진한 SF단편들을 모은 책이다.
그런데 책을 한창 읽다보니 작가 이름이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여자다. 제임스라는 이름의 여자라니 좀 이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녀는 여성SF작가라는 타이틀이 싫어서 필명을 일부러 남자로 정했다고 한다. 본명은 앨리스 브래들리 셸던.
그녀는 1070년대 유명한 SF작가라고 하는데, 그녀의 생애를 찾아보니 좀 서글퍼졌다.
모든 사람들이 남자라고 생각했던 유명작가가 사실은 여자라는 것이 밝혀져서 일대 파문이 생기고 나서, 그녀에게는 연속해서 불행한 사건들이 일어났다고 한다. 남편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고, 엄마가 돌아가시는가하면, 딸이 자살했단다. 남편을 간호하다가 결국 남편을 총으로 쏘아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고 하니...그녀의 말년은 그야말로 한편의 소설과도 같다.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그녀가 쓴 단편들이라 나 스스로 더욱 극적인 요소들을 기대했던것이 사실이다.
하여튼 그녀는 고전SF의 대명사로 칭송되는 작가라고 하니 그녀의 특별함이 무얼까 진심으로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총 7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이 책의 제목인 '체체파리의 비법'이 첫번째 단편이다.
그녀의 단편들은 대부분 남녀간의 대립이나 불평등, 갈등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러한 소재가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스토리로 진행되는 이야기 뒷면에 이런 단서들을 심어놓는 방식으로 그녀는 자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접속된 소녀'같은 작품에서는 외모만을 중시하는 그 시대를 풍자하고 있는데, 이는 시공간을 초월해 현대의 우리에게 딱 맞는 이야기라 감탄할만하다.
그런가하면 '비애곡'은 지구와 생물체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녀가 지구의 환경과 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인것 같다.
그녀의 글들은 오래전에 쓰여진 고전임에도 촌스럽지 않다. 어쩌면 현대에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글들과 책에 비해 오히려 신선하다는 느낌을 줄런지 모른다.
그녀가 추구하고 있는 가치관과 이상들이 독자의 입맛에 잘 맞다면 감탄을, 만약 조금 다른 입맛이라면 생소함을 줄것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그녀의 참신함이 돋보이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