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 詩집살이
김막동 외 지음 / 북극곰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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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이 책은 단아한 분위기의 시집입니다. 
이 시집의 제목 위에는 '여시고개 지나 사랑재 넘어 심심산골 사는 곡성 할머니들의 시'라고 적혀 있답니다. 어딘지 정확한 지명을 알순 없지만 아주 깊은 산골에 산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을수 있지요.
곡성 할머니들은 한글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한글을 모르니 그야말로 '까막눈'인채로 한평생을 살아 오신거죠. 그래도 시골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을셨을겁니다.
그러다 곡성 길작은 도서관에 관장님이신 김선자님이 그분들께 한글을 가르쳐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도시의 젊은이들처럼 열성적으로 배움에 임하시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분들이 끈기있게 배움을 이어가셨기에 이렇게 시집도 출간하게 된거겠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함으로써 큰 기쁨과 자긍심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한글을 모른다는건 글로써 자신을 표현한 적이 없다는 의미겠지요. 그러다 그분들이 시로 자신의 감정을, 응어리를 풀어 내셨을때 얼마나 후련하셨을까요?

맞춤법까지 다 챙기며 쓰인 시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어들 하나하나에 그분들의 삶의 손때가 묻어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섭섭함과 아쉬움,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픈 애닮음이 시 곳곳에 베어 있어서 읽다보면 어느새 웃음이 새어 나오고, 가끔은 눈물도 찍어내게 됩니다.

 

 

저도 모르게 지나온 20대를 그리워하던 저는 이 시를 마주하고 묘한 감정을 느꼈지요.
세월의 야속함을 시로 녹여내신 박점례 할머니는 자신의 50대를 그리워 하십니다.
50대만 되어도 훨훨 날아 다니면서 살것 같다고...
그렇죠. 누구나 지나온 시간들을 아쉬워하고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법이죠.
할머니의 시를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라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시간은 이렇게도 무심히 흘러가고, 저도 언젠가 50대만 되어도 날아 다니겠다라고 말할 날이 오겠지요.

'마음이 슬프고 서럽다' 이 문장만으로도 할머니는 시를 통해 스스로 위안을 찾지 않았을까요?
글자로 쓰고보면 '정말 내 마음이 이 문장이다' 하는 순간이 있지요.
나이가 더 들어 몸도 마음도 힘들어 지칠때 이 한 문장에 기대어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이 슬프고 서러울때는 문장으로 마음껏 표현하면 그 무게가 좀 덜어지기도 하니까요.

다른 시인들의 시를 읽을때는 삶에 대한 시인의 시선을 관찰하는 자세로 읽었답니다.
하지만 이 시집은 특별합니다.
시인들이 우리네 주변에서 늘 볼수 있는 친근한 할머니들이고, 그들의 시 속에는 생생한 날것의 내음이 베어 있습니다. 그들의 슬픔과 외로움,즐거움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저도 삶이 주는 복잡다양한 감정들에 익숙해지는 기분입니다. 
할머니들이 오래 오래 시가 주는 위로와 재미에 빠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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