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다 - 신시컴퍼니 박명성의 프로듀서론
박명성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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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즐겨보지 않는다. 사실 지금껏 우연찮게 몇편 본게 전부다.

물론 서울까지 공연을 보러 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실상 공연의 맛을 모르는 문외한일 뿐이라고 고백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공연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동경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열정과 에너지가 늘 부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대에서 실제 공연을 하는 이들에 대한 경외심도 크지만 그 일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연극쟁이라고 부르며 자신들의 공연에 대한 사랑을 다소 어리석은듯 표현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눈에는 부럽기만한 열정쟁이들인것 같다.

 

이 책의 저자 박명성씨는 아주 유명한 공연 프로듀서란다.

문외한인 나로서는 당연히 그의 이름도 생소하다. 

저자는 공연 프로듀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히 적어 놓았다.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가 기획한 공연들의 이름들은 관심이 없는 이들의 귀에도 심심찮게 들어갔음이 분명하다. 나에게도 익숙하니 말이다.

아이다, 맘마미아, 엄마를 부탁해, 아리랑 등이 그의 기획물들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프로듀서가 연출가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란다. 프로듀서는 전체적인 기획을 맡은 기획자이고, 연출가는 실질적인 공연 디테일을 맡은 사람이란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도 처음에는 연극 지망생이었다는 것이다. 어려운 형편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극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단역 배우. 그러다가 지금은 유명한 프로듀서로 살며 연극판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가 풀어놓는 연극, 뮤지컬 이야기는 참 재미있다. 마치 비화를 듣듯이 귀를 기울이게 되고, 내게 익숙한 배우 이름이 등장하면 더 집중하게 된다.

그의 많은 인연들 중에서 배우 김갑수씨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다. 옛날에 두어달 그들이 함께 숙식을 한적이 있었단다. 늘 같은 공간에 머물며 같이 지낸다는 것은 그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아닐수 없다.  그런가하면 김갑수씨가 신혼 살림을 하던 좁은 집에 자신을 비롯한 연극인 후배들이 종종 삐집고 들어가 숙식을 하곤 했단다.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면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지만, 그 옛날 젊은 날의 호기로움과 연극판이라는 끈끈함 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소신은 단순 명쾌하다.

공연 프로듀서지만 돈만을 쫓지는 않는다. 자신도 예술가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한다. 그 일들은 저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얼핏 우리는 공연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중예술들이 그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예술성을 내려놓고, 단지 가벼운 오락에만 치우치는 것은 아닌가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물론 그런 이들이 많이 존재한단다.

하지만 공연계에 이렇게 맹렬하게 도전하는 저자와 같은 프로듀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든든한것 같다. 또한 그의 소신을 이 책을 통해 들으니 더욱 든든해지는 기분이다.

 

나도 언젠가 공연 매니아가 되어 그 생생한 현장감을 오롯히 느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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