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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김용규 지음 / 그책 / 2016년 4월
평점 :
친구들이 한창 사회에서 일할때 저자는 훌쩍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누군가는 거창하게 귀농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그는 아내와 딸 없이 혼자 숲에 삽니다. 귀농으로 꿈꾸는 일반적인 제 2의 인생과는 조금
다르다 할수 있습니다.
아마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같은 삶을 꿈꾸었겠지요.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임을 끊임없이 깨달으며 자연에 귀속된 삶을 살고 싶었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어딜가나 팍팍합니다.
귀농생활은 일반적으로 3년째에 위기를 맞는다고 합니다.
집을 짓고, 땅을 사고, 농사를 짓고 하는 일련의 일들이 3년째에도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으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하는 현실에 이르게
되는거죠.
저자도 3년째 아주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래도 나름 경험을 쌓고 사회와의 소통의 끈을 놓지 않아서일까요? 그는 10년째 편안한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군요.
저자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한마디로 경이롭습니다.
자연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인식하면서 꽃한송이 풀한포기도 허투루 대하지 않으니 그로 인해 자연은 훼손되지 않고 더욱 풍요로워지는것만
같습니다.
저자는 숲으로 찾아드는 손님들의 고민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그들의 막연한 걱정과 현실에 대한 한탄도 적극 공감해줍니다. 그리고 나아가
그들이 무거운 마음을 덜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기도 합니다.
그의 조언속에서 비춰지는 가치관에는 참 배울점이 많습니다. 누구나 알듯이 나이만 먹는다고 사람이 절로 깊어지진 않습니다. 나이와 함께
정신이 성장하여 자신을 낮출줄 알아야 진정 깊은 사람이 되는 법이죠. 저자는 자연을 스승삼아 숲에서 절로 내면이 깊어진것 같습니다.
그전 언젠가 비슷한 두려움이 나를 장악하고 놓아주지 않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도 나는
문제메시지를 통해 여쭌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도 더러 두려운 날 있으십니까?" 여백을 두지 않고 이런 대답이 날아왔습니다. "나는 매일
두렵다. 눈을 뜨는 하루하루 그렇지 않은 날 없다."
이제는 자기 삶을 살아보려고 분투하고 있는 이들이 내게 비슷한 질문을 던져오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승님과 나눈 그 짧은 이야기들을 대신 들려주곤 합니다. -p.45
그에게는 선승같은 스승님이 계셨었죠.
그가 막다른 길에 이르렀을때 우문현답을 얻을수 있는 큰 스승님은 이제는 훌쩍 떠나시고 안계시답니다. 그의 글 속에서 느껴지는 스승에 대한
아련함이 절로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또한 그런 스승을 기억 속에서나마 모실수 있는 그가 참 부럽습니다. 아마도 스승님도 제자를 언제까지고
자랑스러워하시겠지요?
저자에게 자연과 숲은 현실도피가 아닙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삶을 실현하는 온전한 현실일 뿐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치 노스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느낌입니다.
삶이 주는 무게를 견디기 힘들때마다 자주 꺼내 읽을 책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