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 나니 허탈했다.

나는 남자 가족들이 ‘대다수‘인 경상도 흔한 집에서 태어나 ‘딸‘이라서 받은, 그 지독한 차별빼곤 김지영과 너무 다른 ‘여자사람‘으로 자라서이다.

김지영이라는 이름처럼 내가 태어나던 시절 가장 선호하던 ‘여자 이름‘을 나또한 가졌고, ‘딸‘이라서 혼자 이겨내야 하는 차별들을 10대가 되기 전에 인지했고, 그래서 너무 일찍 ‘독한 여자애‘ㅡ‘기가 센 여자‘가 되어서일까. 차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족‘부터 ‘사회‘, ‘사람들‘에게 때론 묵묵히, 때론 작정하고 덤벼들며 살아서였을까.

책을 읽는 내내 양가 감정이 들었다.
결국 나도 다른 여자 후배들의 ‘권리‘를 뺏은 선배였을 뿐이었던가. 나의 치열했던 노력은, 유리 천장을 뚫어보려 욕을 먹고 또 먹으며 도전한, ‘나‘는, 또다른 김지영들에게 ‘나쁜 사람‘이었을까.

나를 어릴 때부터 ‘독하고 독한‘ 존재로 못 박은 내 남자가족들과 나에게 ‘여자는 그러면 안 된다‘ 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들이받으며 살아온 세월들을 졸지에 부정당해버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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