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생각해 봐! -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일걸
홍세화 외 지음 / 낮은산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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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가벼운 이 책은 읽을 때마다 무거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거꾸로 생각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안이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나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이렇게 묻습니다.

"너는 우리 머리를 이미 지배하고 있는 강자의 논리, 승자의 논리, 가진자의 논리를 부정해 본 적이 있느냐? 약자를 위해, 패자를 위해, 못 가진자를 위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그 물음에 나는 88만원 세대, 한국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이십대라고, 승자독식 사회가 낳은 희생양일 뿐이라고 부끄러운 변명을 해 봅니다.

 

 

 

나는 가진 게 없어서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더 돈 많고 부자인 사람들이 크게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서 가난한 아이들끼리 모여 밥을 먹는 그 모습을 보고, 그 가난한 마을을 보고 가난하니까 더 나누는 삶을 살 수 있고, 나누며 살아야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돈 없는 설움을 느껴 본 자만이 돈 없는 사람의 힘듦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대부분 우리는 가난하기 때문에 그 가난함을 알고 가난한 사람을 더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 콩이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콩을 기부하면서 세상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참 많음을 느끼고 또 적게라도 기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눈보라 속 혹한에 떠는 반달이가 안쓰러워 

스님 목도리 목에 둘러주고 방에 들어와도

문풍지 웅웅 떠는 바람소리에 또 가슴이 아파

거적때기 씌운 작은 집 살며시 들춰 보니

제가 기른 고양이 네 마리 다 들여놓고 

저는 겨우 머리만 처박고 떨며 잔다

이 세상 외로운 목숨들은 넝마의 집마저 나누어 잠드는구나

오체투지 한껏 웅크린 꼬리 위로 하얀 눈이 이불처럼 소복하다. 

                                                              『성자의 집』박규리

 

 

 

이 책 안에 <시, 소설 안 읽고도 여태껏 잘만 살았다고? 문학은 '사람답게' 사는 길을 비추는 거울이야!> 교사 이상대씨의 글 안에 있는 위 시를 보며, 자신의 집을 양보하는 개가 사람인 나보다 낫구나 싶었습니다. 


 

 

제대로 밥벌이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면 적은 돈이라도 꼭 기부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번 돈으로 떳떳하게 매달 일정금액을 후원하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읽고 있는 많은 책들이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는 제가 부끄럽지 않은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보통 책 리뷰 글을 올릴 때면 밑줄 그은 문장들을 함께 적어 올립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런 문장들을 다 적어 올리면 한 권의 책이 될지도 모를 양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의 다양한 필자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연대, 소통, 협동, 나눔의 정신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그런 정신을 나누어 가질 수 있을때에만 우리 모두가 다 같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만원으로 살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것을 찾고 계신다면 저는 꼭 이 책을 사서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여러번 읽으시길 권합니다. 이 책을 읽고 당신이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 고통 해소에 연대할 수 있다면 당신과 우리 사회는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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