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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리커버 특별판)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평점 :
💡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우리의 본성이 선하다는 것을 인지함과 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훈련해가는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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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본성은 어떠한지'는 굉장히 오래된 주제죠. 저는 고등학교에 가서야 '성악설', '성선설'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맞닥뜨린 것 같아요. 초반에 저는 '성선설'의 입장에 가까웠습니다. 어느 순간 '사람은 자신의 이기심에 의해 움직인다'는 논리와 사회에 꽉 차 있는 것 같은 편견과 혐오, 비판 속에서 자연스레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생각이 세뇌당한 거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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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믿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노시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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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선하지 않다'는 생각이 우리가 그렇게 믿기 때문에 드러나는 현상이라면?『휴먼카인드』의 저자는 '인간에 대한 우리의 비관론은 노시보 효과'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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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는 철학, 심리, 역사, 사회, 과학 등 폭넓은 분야를 아울러 인간의 선한 본성에 관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합니다. 솔직히 제목과 부제가 모든 걸 다 알려줘서 '어떤 이야기일까?' 막 기대가 되진 않았어요. 이미 엔딩을 본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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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복잡한 존재다. 좋은 면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문제는 우리가 어느 쪽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우리의 좋은 면을 강하게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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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웬걸. 각 장의 이야기들이 펼쳐질 때마다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우리가 원래 알고 있는 유명한 심리 실험들의 비하인드에빨려들어갔어요.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덕분에 알고 있는 사실이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나? 의심이 필요하겠구나, 앞으로는 좀 더 걸러서 받아들여야 하겠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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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본성을 지닌 우리가 언제부터 인간을 선하지 않은 존재로 보게 되었는지에 대한 역사를 톺아볼 수 있습니다. 결국은 문명화 되는 사회 속에서 이 모양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여기에 권력자의 힘과 인간이 부정 편향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이용한 뉴스들의 협력이 우리의 믿음을 더욱 공고히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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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은 우리의 본성과 관련된 고정관념 외에도 우리가 의문을 갖지 않는 것과 의문을 갖지만 이유를 알지 못했던 것들에 질문을 던집니다. 뉴스는 생각보다 공정하지 않기에 편집된 이야기만 믿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점, 왜 괜찮았던 사람들이 감투(?)만 쓰면 소시오패스처럼 되어가는지,연구(뉴스)는 우리가 알던 것과 달랐다는 것 등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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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분야를 훑어가며 우리는 선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는『휴먼카인드』. 그럼에도 사회 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안락함을 누리는 교도소의 예시는 아직까진 와닿지 않더라고요. 피해자 입장에서 자꾸 공감하기 때문일까요? 아직도 사람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건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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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든 '우리는 좋은 면도, 좋지 않은 면도 지닌 존재'입니다. 선한 면 이면에 한없이 잔인한 면도 곳곳에서 드러나죠. 다만 저자는 우리가 악해서가 아닌 우리의 한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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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은 절망적으로 제한된 기술이라고 말한다. 공감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 즉 우리가 냄새를 맡고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것이다. (...)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소수에게 밝은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 적의 관점은 보지 못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우리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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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멀어질수록 배타적이 되어버리는 우리의 한계로 우리는 지구에서 가장 친절하면서도 잔인한 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더 나은 세상은 더 많은 공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공감을 누그러뜨리고 연민을 훈련하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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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민은 타인의 고통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연민은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입하는데, 이는 남을 돕는 데 정확히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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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는 으레 그럴 것이라는 전제를 가볍게 뒤집어버리는 책이에요. 인문 + 두꺼움 =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 또한 뒤집어버리는 책. 신선한 충격 + 다채로운 사례들로 한 챕터 한 챕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