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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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생을 모은 돈에 암 진단비를 더해 임대사업을 하는 다채로운 방법으로 제 자식에게 상처 주며 사람을 미치게 하는 엄마를 가졌고

오랜 시간 함께하며 내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나에게 배신감을 주었고,
그 사람은 끝까지 제멋대로 행동하다 일방적으로 사라져 놓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연락해서 사람 속을 뒤집어 놨다.

한때 함께하는 미래를 도모하던 사람들과의 추억은 상대방만 가지고 있으며,
별 볼 일 없으면서 지랄맞은 탓에 미래에 함께할 좋은 사람에게 내 자신은 똥차인 것을 확신하며 평생 혼자 살 것을 매번 다짐한다.

오랜 연애의 종료 선언 후 계속되는 간헐적인 소개팅 제안의 거절은 “성생활이 보장된 싱글은 외로워하지 않는다”라며 나를 과대평가 하는 동성 헤테로 섹슈얼들을 혐오하게 만든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좆대로 살고, 남 밑에서 부려지며 몸이 망가지는것을 훈장이라고 생각하는 어린 나는 이제 없으며, 현재 어리지 않은 나는 완벽히 변하지는 못해서 아직 여권도 없다.
그 때문에 늦은 우기의 바캉스는 읽으면서 집중하기 어려웠는데 내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런가보다.

당신의 글에서 당신과 나, 그리고 나의 엄마가 보인다며 감사드린 작가책 마지막 말에서 “우리들의 얘기를, 나의 얘기를 써주어 고맙습니다”라는 다른 독자의 후기를 봤을 때, 여태껏 소설 속 화자를 ‘나’로 놓고 읽은 엄청난 자의식 과잉 상태의 내 자신을 방구석에서 책읽던 자세 온전히 굳은채 심장에 찌릿한 느낌을 가지고 혼자 쪽팔려 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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