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나인 - 여성이 투표권을 얻은 이래 가장 중요한 법
셰리 보셔트 지음, 노시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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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나인은 미국 교육 개정법 제9편으로 미국 교육 분야에서의 

성차별을 금지하는 것 (고용, 입학, 성폭력, 스포츠 분야)을 넘어서서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 소수자와 관련된 권리를 확장하고 개선하는 데 

큰 공헌을 한 법이다. 그리고 이 책은 타이틀 나인의 제정에 

그 어떤 사람보다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 ‘버니스 샌들러’를 시작으로 

1972년, 어떻게 그 법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떠한 변화를 겪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더 논의되어야 할 중요한 지점. 

그리고 이 법의 이상향에 도달할 내일에 대한 기대까지를 

한 권에 집대성한 타이틀 나인의 역사서이다.


일반적으로 법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큰 노력 없이도 

법이 알아서 지켜진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타이틀나인은 법 집행자의 수호 의지가 달라짐에 따라, 

즉 정치의 흐름에 맞춰 때로는 진보하고 후퇴해왔다. 

이 복잡한 흐름을 어렵게 서술하기보다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법을 둘러싼 에피소드와 흡입력 있는 소송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대한민국의 기준에서 본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부분에서는 

보수적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진보적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그런 미국도 이러한 변화를 얻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과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실감했다.


1.

1975년, 여성이 백악관에 치마를 입지 않고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타이틀 나인의 지대한 공헌자로 

평가받는 ‘버니스 샌들러’ 역시 백악관에 바지를 입고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먼저 회의실에 

앉아 있었으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어나 바지임을 보이지 않게 했다. 


2.

미국 스토킹 금지법이 제정된 시기는 1992년, 부부 사이의 강간이 

인정된 것은 1993년이다. 


3.

타이틀 나인과 이와 관련된 여성 단체, 

인권 단체들이 소수자,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보호가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을 

다수가 인정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4.

흔히 우리가 미국의 명문대라고 일컫는 학교들도, 타이틀나인을 받아들이고 

법 규정을 지키는 것에 여전히 소극적인 곳이 많다. 


5.

특히 타이틀 나인은 학교 내 성폭력 문제 해결에 큰 힘을 쏟았지만 

2019년까지도 성폭력 사례가 많이 감소하지 않은 상태였다.


버니스 샌들러는 한때 순진하게도 타이틀 나인 제정 후 2년 정도 지나면 

교육 분야에서 성차별이 사라질 걸로 생각했다. 그는 2년 뒤 

그 예측을 5년으로 연장했다. 그리고 다시 10년으로 연장했다. 

결국 그는 그 과정이 자신의 생애보다 길어질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 그의 생애는 지나갔다. 

- 지난 50년의 성과 중에서 


타이틀 나인이 제정된 지 50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 법의 이상향에는 이르지 못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좋은 법을 제정함으로써 

가장 힘든 최초의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 버니스 샌들러가 타이틀 나인이 통과되고 이디스 그린에게 쓴 편지 


다만 우리가 타이틀 나인의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차별 금지를 규정하는 법과 행정명령 단 한 줄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도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지 

어언 15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타이틀 나인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다. 

얼마나 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리도 언젠가는 큰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시작의 포문을 여는 날이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활동을 위해 책을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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