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 휴먼 다큐멘터리 3
헤이든 헤레라 지음, 김정아 옮김 / 민음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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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라는 영화가 있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 나는 프리다 칼로라는 화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현경의 <미래에서 온 편지>를 읽다 보니 그녀의 이름이 많이 눈에 띄었고, 주위에서도 그녀를 격찬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호기심에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져 그녀의 이야기와 그림을 찾아 보았다.

아!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대부분이 그녀의 자화상이었는데, 그 비통함과 고통스러움의 표현은 가슴을 짖눌렀다. 그 느낌은 에곤 쉴레의 자화상을 보고 비틀림과 기형의 미학에 충격을 받았었던 거 이상의 강한 고통이었다. 쉴레의 그림이 겉으로는 너무나 정상적인 삶과 모습을 지닌 사람들 이면의 뒤틀린 자아를 표현함으로써 솔직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죄의식을 갖게 만들었다면, 프리다의 그림은 고통받는 육체, 불행한 삶 속에 사는 가엾은 영혼을 표현함으로써 구원받기를 원했던 그녀만의 제래 의식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그림을 보면서, 그녀의 구원 의식을 통하여, 오히려 내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긍정을 갖게 된다.

그녀의 그림에 매혹되어, 그녀 그림의 주제인 그녀와 그녀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녀의 삶에 너무 깊이 내 자신이 이입되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삶이 너무 강렬했기에 그녀는 모든 사람들을 자석처럼 끓어 당겨버렸다. 이 책에는 그녀의 인생에서 벌어졌던 크고 작은 사건들, 그녀의 편지, 일기, 그리고 그림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녀가 애인에게 열정적인 편지를 쓸 때는 나 자신도 그녀의 그 정렬적인 감정을 함께 느꼈고, 그녀가 육체적 고통을 느낄 때에는 온 몸에 소름이 끼치는 공포를 느꼈다. 그녀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며, 종이와 연필을 들고 한동안 잊고 지냈던 손으로 그리는 작업을 하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그녀의 삶이 사그라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주변 인물들과 함께 같이 안타까와 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인생만세'를 외쳤던 그녀의 삶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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